K남성복, 디올·프라다와 어깨 나란히…이 여성의 성공 비결
지난 37년간 한국에서 역사를 써 온 그의 무대는 세계로 넓어졌다. 2002년 그가 본인의 이름을 따 론칭한 브랜드 ‘우영미(WOOYOUNGMI)’는 글로벌 시장에서 디올, 프라다, 발렌시아가 등 세계적인 명품과 경쟁한다.
우 대표는 지난달 8일 영국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 ‘스테판 쿡(STEFAN COOKE)’과 협업해 만든 캡슐 컬렉션 ‘솔리드옴므88’을 내놨다. 솔리드옴므가 외부 디자이너와 협업한 것이 브랜드 론칭 이래 처음이다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쏠리드 사옥에서 매일경제와 만난 우 대표는 “영국이라는 완전히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또한 20대 젊은 디자이너들과의 협업은 새로운 도전이자 신선한 충격”이라며 “외부로부터의 충격으로 일어난 스파크가 브랜드를 진화시킬 동력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우 대표는 4년 전부터 스테판 쿡과의 협업을 준비했다고 전했다. “패션에 대해 진지하게 접근하는 방식이 우리 하우스와 비슷해 호감이 갔고, 그럼에도 서로 다른 점이 많아 섞이면 재미있는 화학 작용이 일어날 것 같았다”는 설명이다.
우 대표의 예상대로 솔리드옴므88은 기존의 솔리드옴므와는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기존 솔리드옴므가 과거 한국 남성 기성복에서는 볼 수 없었던 ‘부드럽고 세련된 남성’의 모습을 표현했다면 솔리드옴므88은 보다 어려졌고 보다 자유로워졌다. 스테판 쿡의 해체적 디자인과 스터드(금속 징) 등을 활용한 실험적 스타일을 만나 보다 스트릿한 분위기의 컬렉션이 탄생했다.
우 대표가 오랜 세월 정상의 자리를 지킬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그는 솔리드옴므가 시도한 이번 진화처럼 “늘 움직이려 애쓰는 것이 유효했던 것 같다”고 말한다.
우 대표는 “패션은 늘 새로워야 하고 그를 위해 끊임없이 자기부정을 해야 해 고통스럽다”면서 “그러나 계속 변화하기 위해 열린 마음을 유지하려 노력한다”고 말했다.
우 대표는 특히 젊은 사람들 의견을 경청하려 하는데, 그를 위해 하우스 회의도 스탠딩으로 진행한다. 그는 “앉으면 분위기가 근엄해져서 스탠딩 회의를 고집한다”며 “움직이고 돌아다니면서 하면 창의적인 의견들이 더 쉽게 나오더라”고 말했다. 그가 매장의 유일한 오브제로 귀 모양을 택한 것도 ‘듣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브랜드를 키우는 일을 ‘육아’와 같다고 말하는 우 대표에게 솔리드옴므는 든든하고 듬직한 큰아들이다. 해외에선 작은 아들인 우영미가 더 알려져 있지만 솔리드옴므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그는 “솔리드옴므와 우영미 둘 다 아픈 손가락이고 최선을 다해서 키웠다”면서 “국내에선 여전히 솔리드옴므의 매출 비중이 높다. 다만 우영미에 비해 해외 진출이 늦어졌을 뿐, 솔리드 옴므의 해외 진출도 적극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우 대표는 최근 중국 시장을 눈 여겨 보고 있다. 중국에서 보내오는 러브콜의 강도가 이전과 다르게 거세졌기 때문이다. 우 대표는 “상하이에 매장 오픈을 준비하고 있다”며 “또 선전에는 젠틀몬스터가 여는 새 매장 ‘하우스노웨어’에 함께 입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진출을 꿈꾸는 국내 신진 디자이너들에 대한 조언을 부탁하자 우 대표는 “조급하지 말고 긴 호흡으로 봤으면 좋겠다”며 “빠른 확장보다는 브랜드 컨텐츠를 만들어 내실을 다지는 데 먼저 공을 들였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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