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보수경쟁 실체는]①운용사 주머니로 얼마 들어가나
삼성·미래 외 운용사, ETF 이익 비중은 한 자릿수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의 성장 가도 속에 자산운용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운용사 미래 먹거리로 ETF가 떠오르자 대중교통, TV·라디오·유튜브 등 각종 광고와 함께 브랜드 개편 등 마케팅을 진행하는 동시에 운용보수는 극도로 낮추며 출혈 경쟁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계열사의 몰아주기, 증권사와의 유착을 통한 규모 키우기 등을 시도했다는 의혹까지 나오자 과당경쟁 단속을 위해 금융감독원까지 등판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현재 운용사가 ETF를 통해 벌어들이는 수입 내역을 조사해봤다.
조사 결과 아직 국내 자산운용사 수익에서 ETF가 차지하는 비중보다는 전통적인 일반 펀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대형사와 중소형사의 격차가 컸다. ETF 시장의 '양강' 삼성과 미래에셋은 ETF 이익 기여도가 상대적으로 높았지만, 나머지 운용사는 전체 펀드보수에서 ETF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이 한 자릿수에 그쳤다.
삼성·미래 외 운용사, ETF 수익기여도 낮아
비즈워치는 지난해 자산운용사의 개별 ETF 보고서상 운용보수 수입을 전수조사하는 방식으로 ETF 시장점유율 상위 8개 자산운용사가 지난해 ETF로 벌어들인 수입 내역을 조사했다.
8개 운용사의 총 725개 ETF 공시 내용을 취합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연중 상장한 ETF의 보수를 모두 포함했으며, 지난해 상장폐지된 종목의 운용보수는 제외했다.
분석 결과 ETF로 벌어들인 수입이 가장 많았던 운용사는 삼성자산운용이었다.
삼성운용은 지난해 ETF 운용보수로 813억원을 벌어들였다. 지난해 말 기준 순자산총액 48조7337억원이라는 국내 최대규모 ETF 운용사인 만큼 운용사 중 가장 많은 수입을 올렸다.
미래에셋운용은 지난해 ETF 운용보수 수입으로 701억원을 벌었다. 삼성운용과 마찬가지로 40조원대 규모로 ETF를 운용하는 만큼 보수금액도 많았다.
삼성운용과 미래에셋운용이 ETF 보수로 벌어들인 수입이 많은 만큼 수익에 기여하는 비율도 높았다. 이 회사들은 자산운용사의 핵심 수입원인 펀드 운용보수 중 ETF 운용보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했다.
지난해 삼성운용이 펀드 운용보수로 벌어들인 수익은 1866억원이다. 이 중 ETF 보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43.57%로 절반에 육박했다.
미래에셋운용은 지난해 전체 펀드 운용보수로 2518억원을 기록했는데 이 중 ETF 운용보수 비중은 27.84%였다.
ETF 규모가 40조원을 넘어서는 삼성운용과 미래에셋운용은 연간 700~800억원의 운용보수를 벌어가며 펀드 수수료 수익의 한 축을 담당했다.
그러나 순자산 10조원 미만의 운용사는 ETF가 아직 핵심 수익원으로 자리잡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순자산 9조7223억원의 KB자산운용은 87억원을 ETF 보수로 챙겼다. 전체 펀드 보수 1174억원 중 차지하는 비중은 7.42%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61억원을 ETF 운용보수로 벌었으며 이는 전체 펀드 보수(777억원) 중 7.87%에 해당한다. 한화자산운용은 25억원을 ETF 보수 수입으로 챙겼고 펀드 보수의 3.1%를 기여했다.
순자산 규모가 더 컸음에도 ETF 보수 총액은 더 적은 사례도 나타났다.
키움투자자산운용과 신한자산운용은 순자산총액이 NH-아문디자산운용보다 더 많았으나 ETF 보수로 벌어들인 금액은 더 적었다.
키움운용은 지난해 ETF 보수로 19억원을 거뒀으며, 신한운용은 20억원을 받아갔다. 이들 운용사보다 ETF 규모가 7000억원 가량 더 적은 NH-아문디운용은 ETF 보수로 24억원을 수취했다.
키움운용, 신한운용, NH-아문디운용의 ETF 보수가 전체 펀드 보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3.93%, 2.16%, 4.02%였다.
8개 자산운용사의 펀드보수 총액 차이는 최대 5배(미래에셋 2518억원, 키움 503억원)이지만, ETF보수 총액 차이는 최대 43배(삼성 813억원, 키움 19억원)에 달했다.
ETF시장의 선점 효과, 시장점유율에 따른 쏠림 현상으로 보인다. 다만 각 운용사별로도 '효자' 노릇을 하는 ETF는 따로 있었다. 단지 ETF 규모가 크다고 자산운용사 수입으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었다. 보수 경쟁의 결과다. 운용사별 ETF 보수 수입 내역은 후속 편에서 다룬다.
최성준 (csj@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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