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 과학이야기] AI로 확장하는 천문우주: 트랜스포머와 천문학

2024. 9. 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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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포머 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외계에서 온 변신 로봇 생명체들이 나오는 영화가 생각나는가? 필자도 몇 년 전까지는 목소리가 멋진 옵티머스 프라임이 떠올랐다.

천문학과 우주과학 분야에서도 인공지능 모델을 많이 활용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트랜스포머의 활용도가 증가하고 있다.

트랜스포머로부터 진화한 파운데이션 모델은 초거대 인공지능으로 학습한 분야에 대해서는 그 어떤 전문가 못지않은 능력을 갖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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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지혜 한국천문연구원 천문우주기술센터장

트랜스포머 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외계에서 온 변신 로봇 생명체들이 나오는 영화가 생각나는가? 필자도 몇 년 전까지는 목소리가 멋진 옵티머스 프라임이 떠올랐다. 하지만 이제는 트랜스포머 하면 챗GPT가 떠오른다. 챗GPT는 대화형 인공지능 챗봇으로 인터넷을 사용하는 독자라면 한 번쯤 사용해 봤을 것이다.

챗GPT에서 GPT는 생성형 사전훈련 트랜스포머(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의 약자로 미국 오픈AI에서 만든 대형 언어 모델이다. 트랜스포머는 챗GPT의 조상 격인 모델로 인간의 언어 기능을 모사하는 자연어처리 분야에서 독보적인 존재이다. 최근에는 트랜스포머가 자연어처리뿐만 아니라 영상처리 분야에서도 다른 모델들을 압도하는 인기를 얻고 있을 정도로 성능도 뛰어나다.

천문학과 우주과학 분야에서도 인공지능 모델을 많이 활용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트랜스포머의 활용도가 증가하고 있다. 베라 루빈 천문대에서 생산되는 엄청난 양의 광도 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해 트랜스포머에 기반한 광도 분류 모델을 개발하고, 변광성의 광도 곡선을 자동으로 생성해 주는 ASTRONOMER라는 모델도 개발됐다. 필자는 주로 태양 영상을 활용한 인공지능 연구를 수행하는데 트랜스포머를 활용해 태양 영상으로부터 그 영상에 나타나는 태양 활동을 설명하는 문장을 자동 생성하는 모델을 개발했다.

트랜스포머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특별한 처리 과정을 거친 데이터세트로 모델을 훈련해야 했다. 모델을 학습시키는 데 필요한 데이터세트를 만드는 것은 많은 시간과 노력, 비용이 소요되는 작업이다. 특히 천문우주 분야의 막대한 관측 데이터에 대해서는 소수의 전문가들이 데이터세트를 만들어야 하기에 더욱 어렵다. 하지만 트랜스포머는 데이터 사이의 패턴을 수학적으로 찾아내어 스스로 배우는 자기 지도 학습이 가능해 인공지능의 성능과 속도를 획기적으로 향상시켰다.

최근에는 트랜스포머에서 발전된 새로운 개념의 인공지능 모델이 등장했다. 일명 파운데이션 모델로 2022년 스탠포드 대학 연구팀이 제안한 개념이다. 파운데이션 모델이란 다양한 경우에 사용할 수 있도록 광범위한 데이터에 대해 훈련된 모델로 챗GPT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 서비스를 지원한다. 챗봇이나 영상 생성 분야뿐만 아니라 천문학, 수학, 코딩, 음악 분야에서도 구축되고 있다.

NASA에서도 구글 클라우드와 함께 태양 관측 위성(SDO) 데이터를 활용한 거대 모델을 만드는 SDO-FM(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태양을 연구하고 다양한 물리적 현상을 분석하는 거대 모델을 개발하는 활동으로 태양과 관련된 데이터와 모델을 집대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SDO-FM은 우주탐사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태양활동과 우주 날씨 예측에 도움을 줄 수 있다.

SDO-FM 프로젝트는 버전 A, B, C로 계획돼 있으며, 버전 A는 완료된 상태이다. 버전 A에는 태양활동 지수 예측이나 태양 영상 자동 검보정 등의 기능이 포함돼 있다. 현재 NASA에서는 SDO-FM 버전 B를 준비 중이며, 한국천문연구원에서도 SDO-FM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위해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트랜스포머로부터 진화한 파운데이션 모델은 초거대 인공지능으로 학습한 분야에 대해서는 그 어떤 전문가 못지않은 능력을 갖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사용자들이 늘어나게 될 것이고, 더 많은 데이터를 확보하여 다시 학습하게 돼 인공지능의 성능은 인간의 예측을 뛰어넘게 될 것이다. 어쩌면 가까운 미래에 터미네이터의 스카이넷 같은 인공지능이 등장할지도 모르겠다. 백지혜 한국천문연구원 천문우주기술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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