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 스타 아카데미: 캣츠아이(Pop Star Academy: KATSEYE)’ 세계 각지서 온 연습생들 성장 스토리, 슈퍼팬 형성

손봉석 기자 2024. 9. 2.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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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세계 각국의 팬들이 생길 것이고, 그분들이 멤버 결정을 도와줄 겁니다.”(톰 마치 게펜레코드 대표) “흥미롭게도 많은 브랜드에서 제안을 하고 있어요. 아직 그룹이 결성되기도 전에요.”(미트라 다랍 HxG 대표)

‘팝 스타 아카데미: 캣츠아이(Pop Star Academy: KATSEYE)’의 4화, 5화에 등장하는 글로벌 음악 산업계 최고 전문가들의 발언이다. 음악전문가들은 이 대목을 “데뷔도 전에 거대 팬덤을 결집시키는 K-팝의 ‘슈퍼팬 현상’이 세계 음악 시장의 ‘뉴 노멀’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으로 분석한다.

슈퍼팬이란 기업 상품의 가치에 공감하고 강렬한 몰입과 유대감을 보인다는 점에서 기존 충성고객을 넘어서는 개념으로, ‘팬 중의 팬’을 일컫는 비즈니스 신조어다. 오늘날 글로벌 팬덤 비즈니스에서 슈퍼팬의 존재 유무는 세계적 아티스트로 성장할 수 있느냐, 지속가능한 사업성이 있느냐를 가르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넷플릭스가 지난 달 21일(한국시간)에 공개한 8부작 ‘팝 스타 아카데미: 캣츠아이’는 글로벌 오디션 ‘더 데뷔: 드림아카데미’를 거쳐 탄생한 걸그룹 캣츠아이(다니엘라, 라라, 마농, 메간, 소피아, 윤채)의 탄생기를 담은 다큐멘터리다. 인지도가 전혀 없는 무명의 연습생들이 어떻게 글로벌 팬덤을 확보하는 지를 한눈에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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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 스타 아카데미: 캣츠아이’에 등장하는 제작자와 지원자 모두는 ‘슈퍼팬 현상’에 기민하게 반응한다. 이를테면,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화면에서 느껴지는 것을 그대로 캐치하려 한다”며 팬들의 시선으로 연습생 영상을 살펴보거나 “심사위원 채점의 비율을 올려서라도 제가 원하는 결과를 내고 싶다고 생각했지만, 오디션 팬들이 배신감을 느낄 것(이므로 그렇게 하지 않았다)”이라며 팬들 의견에 힘을 실어주는 모습이 대표적이다.

움베르토 레온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이것이 걸그룹에 투자하는 방식일 수 있다”며 ‘연습생들이 (몸에) 걸치는 모든 것(의류, 모자 등)’을 선제적으로 고려하겠다고 말한 대목도 슈퍼팬들 영향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는 맥락이다. 미트라 다랍 HxG 대표 역시 “K-팝 팬층은 일찍부터 연습생들과 친해지길 바란다. 그건 때로 회사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고 말한다. 무명의 신인들이 성장하는 과정 자체가 고정 팬들이 만들어지는 과정이고, 이 방식이 마케팅의 핵심이 된다는 의미다.

자국 팬 응원 댓글에 “즉각 눈물이 터졌다”는 소피아(필리핀)나, 뒤늦게 합류한 마농(스위스)이 세계 팬들의 열광적 지지를 얻어 최종 멤버로 선발되는 드라마틱한 서사도 슈퍼팬을 만드는 요소로 작용한다. 이들은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 페이스북 등 다양한 채널로 세계 각국 팬들과 적극 소통하고, 팬들은 자국 이모티콘을 게재하거나 국가명 앞에 해시태그를 붙여 투표를 독려하는 등 적극적으로 화답한다. ‘팝 스타 아카데미: 캣츠아이’는 손성득 총괄 크리에이터, 방시혁 의장 등 ‘K-팝 시스템의 세계화’를 이끄는 주역들의 결정에 더해 슈퍼팬이 캣츠아이라는 퍼즐을 완성해낸 주역임을 상기시킨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 음악 시장이 K-팝 특유의 ‘슈퍼팬 신드롬’에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글로벌 대형 음반사들은 미국 스트리밍 시장 포화에 따른 성장세 둔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슈퍼팬을 돌파구로 찾았다. 추가적인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글로벌 스트리밍 업체와 연계해 슈퍼팬 서비스를 준비하거나 자체 슈퍼팬 앱 개발에 나서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고, 이는 세계 대중음악 산업 무게 중심이 고관여 팬덤, 이른바 슈퍼팬으로 서서히 옮겨가고 있다는 방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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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팝 스타 아카데미: 캣츠아이’가 K-팝이 선도해오던 슈퍼팬 비즈니스 모델을 세계 음악 시장으로 확산시킨 신호탄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세계적인 아이돌밴드 원디렉션 이후 10년여 간 ‘슈퍼팬 그룹’ 부재를 겪은 영미권 시장이 ‘방탄소년단과 아미 현상’을 일으킨 하이브에 손을 내민 이유도 여기에 있다.

‘팝 스타 아카데미: 캣츠아이’는 ‘국경 없는 공동체’이자 ‘가치 지향적 커뮤니티’로 진화 중인 슈퍼팬 개념을 글로벌 오디션에 접목시키며 대중음악계 패러다임을 전환시켰다는 평가를 끌어냈다. 이 성공을 계기로 ‘제 2, 3의 캣츠아이’가 등장해 향후 팬덤 경제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잡을 것이란 시각도 존재한다.

하이브 x 게펜 레코드



하이브가 캣츠아이 프로젝트를 슈퍼팬 결집이 가능한 플랫폼 실험으로 성공시키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LA 엘 레이 극장에서 열리고 글로벌 슈퍼팬 플랫폼 위버스(Weverse)로도 생중계한 캣츠아이의 데뷔 음반 ‘SIS(Soft Is Strong)’ 기념 팬 이벤트 ‘Fan Event at El rey’는 미국, 중국, 필리핀, 한국, 일본, 멕시코, 캐나다 등 전 세계 133개국 팬들이 몰리는 기록을 세웠다.

이 기록은 당시 무대를 공동 생중계 한 유튜브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위버스 내 코어 팬덤 규모가 일반 대중 시청자 못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시켰다. 위버스는 갓 데뷔한 캣츠아이가 기성 아티스트 규모로 세계 각지 팬들을 끌어모으며 흥행할 수 있는 배경이 되고 있다.

하이브 x 게펜 레코드



캣츠아이는 위버스 내 개설한 ‘더 데뷔: 드림아카데미’ 커뮤니티로 ‘공식 데뷔 전 가장 빠른 시간에 가장 많은 가입자 수’를 기록한 커뮤니티라는 타이틀도 얻었다. 캣츠아이는 그 결과 데뷔도 하기 전부터 30만여명 가입자수를 보유한 전무후무한 그룹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이브 관계자는 “하이브는 방탄소년단을 비롯한 K-팝 아티스트의 슈퍼팬 레거시를 일찌감치 위버스에 적용하며 ‘글로벌 슈퍼팬 퍼스트무버’로 도약하고 있다”며 “캣츠아이 프로젝트는 K-팝 팬덤 문화의 성공적인 수출 사례이자 글로벌 코어팬덤 비즈니스에서 하이브가 선점우위를 취하고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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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봉석 기자 paulsoh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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