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병을 그리워하는 이들, 우리 사회에 묻다[영상]
▶ 글 싣는 순서 |
①[단독]채상병 어머니 편지 "아들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②채상병을 그리워하는 이들, 우리 사회에 묻다 (계속) |
남원시민 ㅣ 채상병 가족 지인
"정말 착했고 부모만 생각하는 그런 아이였어요. 부모도 하나뿐인 자식을 금이야 옥이야 소중하게 키웠죠. 군대 생활도 정말 열심히 했다고 들었는데, 이런 일이 생겨 건축학도로서의 꿈을 펼치지 못한 것에 마음이 아픕니다. 그 일 이후로 채상병 가족과 함께했던 모임도 이제 따로 합니다. 같이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부모의 마음이 이해됩니다. 자식을 잃고 힘들어하는 부모의 마음, 그걸 역지사지로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부모의 상처를 어떻게 하면 치유할 수 있을까에 대한 것을 국가나 군이 생각해 줬으면 합니다."
김용기 ㅣ 남원 해병대 전우회장
"너무 안타까운 일이죠. 일어나선 안 되는 일이었습니다. 사고 소식을 듣고 이것은 분명히 안전상의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휘관이나 그런 면에서 문제가 있었을 것으로 봐요. 안전장비 하나 없이 들어가게 한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죠. 이것은 엄청난 실수를 한 거예요. 채상병을 잠깐 본 사이지만 해병대를 가지 말라고 할 걸 그랬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특검이든 뭐든 해서 밝혀내야 합니다. 채상병뿐만 아니라 함께했던 동료들은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이런 게 풀려야 동료들도 조금은 마음의 짐을 내려놓을 것입니다. 좌파와 우파로 나눠 왜 이념을 따지는지 모르겠어요. 자식이고 조카 같은 사람인데 그걸 가져다 이야기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황인철 ㅣ 원광대 민주동문회 사무국장
"부모에게도 참 잘하고 친구들과도 사이가 돈독했고, 군 생활 또한 열심히 한 것으로 들었어요. 그 푸른 청춘의 꿈을 펼치기도 전에 이 사회의 잘못된 환경 때문에 세상을 떠난 것에 굉장히 마음 아픕니다. 채상병이 떠난 지 1년이 넘었는데 밝혀진 것은 하나도 없고, 이 정권은 특검법을 거부하고 있어요. 억울한 죽음을 당한 이 땅에서 국가마저 해결해 주지 못한다면 과연 어떤 청년과 국민이 이 나라에 희망을 가질지 의문이 듭니다. 지금이라도 정치권이 좀 적극적으로 나서서 채상병의 억울함을 풀어주고, 다시는 이러한 일들이 구조적 문제 속에서 일어나지 않도록 철저한 조사와 더불어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박형방 ㅣ 대한민국순직국군장병유족회장
"채상병 가족을 보면 죽음의 슬픔이 일반 유족보다 2~3배 큽니다. 어머니가 서울을 수없이 다니면서(시험관 시술) 어렵게 낳은 아들이지 않습니까. 하나인 아들이 운명을 하니까 세상에 기댈 게 없는 거예요. 채상병 어머님 아버님은 가슴을 도려내는 거예요. 언론, 정치인 쪽에서 수없이 연락이 오는가 봐요. 차단 기능을 해도 끝없이 오니까 '이 전화기를 여는 것 자체가 고통스럽다. 이런 연락이 없었으면 좋겠어요. 내가 내 아들만을 생각하면서 여생을 보냈으면 좋겠어요.' 이렇게 말씀하시죠. 유족회가 아닌 사람하고 유족회 사람하고 만나면은 공감이 안 됩니다. 아들을 잃은 사람하고 안 잃은 사람하고 대화가 안 됩니다. 이게 근데 같이 (가족을)잃은 사람은 어딘지 모르게 같이 형제자매가 되는 거예요. 지금 얘기를 들으면은 아들이 운명한 이후에 거의 일주일에 평균 두 번 정도는 남원에서 대전 현충원으로 계속 왔다 갔다 합니다. 얘기하는 것 자체도 고통스러운데. 아마 그거를 극복하는 시간이 조금은 더 많이 가야 되지 않을까요."
송기춘 ㅣ 전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장
"채상병 사건은 말 그대로 과거에 군이 이런 조사를 담당하면 안 되는지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입니다. 군이 기본적으로 가지는 폐쇄성 그리고 계급에 기초한 어떤 명령과 지시 관계, 이런 것들로부터 결국은 지금도 자유로워지지 못했구나. 결국은 외부의 독립된 기관에서 이런 문제를 다뤄야 하는 게 너무 당연하다는 걸 그대로 드러내고 있는 사안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일어난 사망 사건의 본질을 보면 질적으로 달라진 것은 없습니다.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도 여전히 과거에 폐쇄성과 계급적인 위계관계에서 나타나는 불합리함이 그대로 드러나지 않는가 생각이 드네요. 이첩을 했다가 다시 회수하고 이런 일들은…경찰로 넘기면 경찰에서 하면 되는 거죠. 경찰도 수사권이 있는 거니까 군사경찰의 행위하고는 무관하게 수사를 진행하면 됐던 사안이거든요."
안규백 ㅣ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국방위원회)
"채상병 순직 사건을 돌아보면 지휘관에게 책임과 위임 권한이 있으면 책임 권한은 한계가 없는 것이죠. 그래서 군인은 사표(辭表)가 아니라 사의(辭意)를 표명하는 것입니다. 장병 사망 사건이나 이런 거에 권력이 개입하는 것은 건군 이래 처음이에요. 채상병 순직 사건은 이념 문제가 아닙니다. 분단된 조국에서 살면서 젊은이들이 국가의 부름을 받고 갔는데 싸늘한 시신으로 돌아왔으면 국가가 당연한 책임을 져야 합니다. 그럼에도 이 사건에 권력이 개입하고 권력을 장난처럼 사용하는 것 같아서 분통이 터집니다. 조속히 진상을 명명백백히 밝히고 어떤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는 다 걷어내고 우리 군이 제 위치로 돌아가야 합니다. 채상병의 넋을 위로하고 다시는 이런 무모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전북CBS는 희생과 헌신에 감사하고 마땅한 예우를 다하는 공동체의 가치에 집중했습니다. 묻혔던 채상병들 콘텐츠(http://www.interactive-cbs.co.kr)에서 인터랙티브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휴대전화 카메라로 아래 QR 코드를 찍으면 인터랙티브 사이트로 연결됩니다. 유족들의 이야기는 전북CBS노컷뉴스 유튜브 채널(www.youtube.com/@cbs6933)을 통해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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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CBS 최명국 기자 psy140722@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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