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꺼짐 점검 이튿날 30m 옆서 또 ‘푹’…서울시 예방 대책 무색

임지선 기자 2024. 9. 2.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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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꺼짐(싱크홀) 사고가 잇따르면서 시민 불안이 확산되고 있지만 서울시의 특별점검과 인공지능(AI) 점검 등 땅꺼짐 예방 대책은 효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지난 5월에도 성산로 땅꺼짐 두 지역에 지표투과레이더 등을 통해 정기점검을 실시했다.

서울시는 또 집중호우로 땅꺼짐이 자주 발생하는 6~8월에 지하 공동(빈 공간) 특별점검을 집중 추진했고, 점검 지점도 지난해보다 10배나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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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로 땅꺼짐’ 직후 GPR 탐사했는데도
다음날 사고 현장 인근 등 연이어 땅꺼짐
서울시가 땅꺼짐 예방을 위해 차로 곳곳을 돌며 차량형 지표투과레이더(GPR) 신호를 분석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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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꺼짐(싱크홀) 사고가 잇따르면서 시민 불안이 확산되고 있지만 서울시의 특별점검과 인공지능(AI) 점검 등 땅꺼짐 예방 대책은 효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국토교통부의 ‘최근 5년간 지반침하 현황’ 자료를 보면, 지난 5년간 땅꺼짐 사고는 957건이 발생했다. 2019년 193건, 2020년 284건, 2021년 142건, 2022년 177건, 지난해 161건으로 해마다 평균 191건에 달했다. 서울에서도 해마다 평균 16건가량의 땅꺼짐 사고가 일어나고 있다.

사고 유형별로는 ‘하수관 손상’ 446건(46.6%)을 비롯해 ‘상하수관 손상 또는 부실’이 512건(52.6%)으로 절반을 넘었다. 이어 ‘다짐(되메우기) 불량’ 171건(17.9%), 상하수관을 제외한 ‘기타 매설물 손상 또는 부실’과 ‘굴착공사 부실’이 각각 82건(8.6%) 차례였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지표투과레이더(GPR) 탐사와 하수관 결함 탐지 등의 땅꺼짐 대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실효성은 떨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서울시는 지난 29일 오전 11시26분 ‘성산로 땅꺼짐’ 사고로 승용차가 빠져 2명이 크게 다치자 이날 밤 11시15분 복구 작업을 마치고 새벽 4시까지 사고 지점 기준 좌우로 500m씩, 8개 차로 전체에 지표투과레이더 탐사를 실시했다.

하지만 다음날인 30일 아침 8시40분 사고 현장 근처인 서대문구 성산로에서 도로 침하가 추가로 발견됐다. 전날 사고 장소에서 불과 30m 정도 떨어진 곳이다.

서울시는 지난 5월에도 성산로 땅꺼짐 두 지역에 지표투과레이더 등을 통해 정기점검을 실시했다. 그러나 서울시는 당시에도 이번에도 아무런 이상을 발견하지 못했다. 지난 29일 땅꺼짐 사고의 원인도 찾지 못하고 있다. 시는 1차 조사 결과 노후 수도관 파손으로 인한 누수 등 결정적 요인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했다.

서울시는 또 집중호우로 땅꺼짐이 자주 발생하는 6~8월에 지하 공동(빈 공간) 특별점검을 집중 추진했고, 점검 지점도 지난해보다 10배나 늘렸다. 아울러 땅꺼짐 사고 유형 중 가장 많은 하수관 결함을 탐지하기 위해 2022년 ‘인공지능 하수관 결함 탐지기술’을 개발해 서울시 자치구에 적용했다. 서울시 정보시스템담당관과 서울디지털재단의 협업을 통해 개발된 이 인공지능 기술이 하수관로 영상을 분석하면 20여종의 결함을 자동 보고해 땅꺼짐 등을 막을 수 있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국토교통부 자료를 보면, 서울시의 땅꺼짐 사고는 2021년 11건에서 2022년 20건, 지난해 22건 등 되레 증가 추세다. 올해 들어서도 크고 작은 땅꺼짐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표투과레이더탐사로 올해에만 559개의 동공을 찾아냈다”며 “성산로 구간의 경우 3개월간 지반 여건이 변해 급작스러운 사고로 이어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땅꺼짐 점검은 ‘어떤 지역’보다 ‘얼마나 꼼꼼히’ 했는지가 핵심인데, 전문가들은 서울시가 땅꺼짐 점검에 긴장을 늦췄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영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상하수도 등 땅속에 있는 여러 가지 인프라에 대한 관리를 좀 더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후변화에 따라 더욱 정밀한 분석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인공지능 탐지기술 기업 빅스터의 이현종 대표는 “기후변화로 국지성 호우가 잦아지면서 지역별 토양 함수율(물 함유 비율)을 추적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임지선 박고은 기자 s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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