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전 사생활 논란+개막 후 최악 부진+등판 전 술자리 참석’까지...바닥 찍고 올라온 롯데 나균안, 복귀 첫 경기 완벽투로 ‘부활’ 선포
프로야구 롯데의 우완 투수 나균안은 2017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 전체 3번으로 롯데의 지명을 받았다. 입단 당시의 포지션은 포수였고, 당시 이름은 나종덕이었다. 지명 순위만 봐도 포수로서도 프로에서 통할 재목으로 여겨졌다.
도루 저지 능력이나 블로킹 능력 등 포수 수비는 준수했지만, 문제는 타격이었다. 2018년 106경기에 출전해 타율 0.124 2홈런 11타점에 그쳤고, 2019년에도 타율 0.124 3홈런 13타점으로 리그 최악의 생산력을 보였다. 아무리 포수가 수비가 중요한 포지션이라고 해도 이 정도의 타격 생산력을 보여서는 주전으로 쓰기엔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2024시즌은 나균안에게 악몽이었다. 시즌 시작 전부터 불륜 의혹에 휩싸여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개막 후 꾸준히 선발 기회가 주어졌지만, 등판할 때마다 난타를 당하기 일쑤였다. 그러다 지난 6월25일 부산 KIA전 선발 등판을 앞두고 술자리에 참석한 사실이 발각됐다. KIA전에 나선 나균안은 1.2이닝 7피안타 6볼넷을 내주며 8실점으로 최악의 투구를 선보였고, 곧바로 1군에서 말소됐다. 여기에 롯데 구단으로부터 30경기 출장 정지 징계까지 받았다. 지난 시즌을 마쳤을 때만 해도 나균안의 신세가 이렇게 바뀔 줄은 나균안 본인도, 롯데 팬들도 전혀 상상도 못했다.
11회말 마운드에 오른 나균안은 첫 타자 양의지를 포크볼로 헛스윙 삼진을 솎아냈으나 폭투가 되면서 스트라이크 낫아웃으로 출루를 허용했다. 양석환을 삼진, 김재환을 3루수 파울플라이로 잡아내며 위기를 벗어나는 듯 했으나 양의지의 대주자로 나선 여동건에게 도루를 허용한 뒤 강승호에게 좌전 안타를 맞으며 끝내기 패전투수가 되는 듯 했다. 그 순간, 롯데 좌익수 전준우가 홈 송구로 쇄도하던 여동건을 저격해내면서 나균안은 기사회생했다.
이미 마무리 김원중을 소모한 롯데 벤치의 선택은 나균안을 마운드에 그대로 올리는 것이었다. 선발 자원이었던 만큼 나균안에게 2이닝 투구는 전혀 무리가 아니었다.
1점 차 터프한 상황에서 마운드에 다시 오른 나균안은 이유찬을 3루수 파울플라이, 대타 홍성호와 정수빈은 연속 삼진으로 솎아내며 롯데의 4-3 승리를 지켜냈다. 이날 승리로 4연승을 내달린 롯데(56승 3무 62패)는 NC에 2-8로 패한 SSG를 8위로 밀어내고 7위로 올라섰다. 5위 KT(62승 2무 63패)와의 승차는 2.5경기 차다. 아직 5강행을 향한 희망은 충분히 살아있는 상황이다.
직전 시즌에 프로 데뷔 후 최고의 순간을 보내다가 한 시즌만에 바닥까지 떨어진 나균안. 그의 반등하는 힘은 어디까지일까. 그가 지난 시즌의 모습을 재현만 해준다면 롯데로선 가을야구 티켓 경쟁에 큰 힘이 될 수 있을 전망이다. 남은 시즌 동안 나균안의 행보가 주목된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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