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감·영양·풍미가 다르네… 더 뜨거워진 ‘밥맛 경쟁’
쌀 소비 감소 속 프리미엄은 급증
‘제대로 된 한 끼’ 수요 증가 반영
최상 맛 구현 위해 우수품종 혼합
백화점선 고객 구독서비스도 내놔
식품업계도 즉석밥·도시락 고급화
1일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1인당 쌀 소비량은 지난해 56.4㎏으로 1990년(119.6㎏)과 비교하면 절반 이상 줄었다. 1인당 하루에 소비하는 쌀은 한 공기 반(154.6g)에 불과하다. 10년 전인 2013년(67.2㎏)과 비교하더라도 1인당 쌀 소비량은 16% 넘게 감소했다.
실제 신세계백화점의 최근 3개년 프리미엄 쌀 매출 신장률은 연평균 20%에 달한다. 또 전체 양곡 대비 프리미엄 쌀 매출의 비중은 2022년 7%에서 올해 상반기 13%로 두 배 가까이 뛰었다. 그만큼 ‘제대로 된 한 끼’에 대한 욕구가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유통·식품업계는 이 같은 프리미엄 쌀 수요를 잡기 위해 ‘밥 소믈리에’와 함께 제품을 개발하며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밥 소믈리에’는 일본취반(炊飯·밥을 지음)협회에서 쌀의 산지, 품종, 영양, 취반 등 밥에 관한 모든 지식을 다루는 밥 전문가에게 주는 자격으로 우리나라는 현재 약 100명 정도가 활동 중이다.
하림은 최근 자사 즉석밥 제품인 ‘더미식(The 미식) 밥’ 전제품에 ‘밥 소믈리에가 인정한 The미식밥’, ‘100% 쌀과 물로만 지은 밥맛의 비밀 RICE SOMMELIER(라이스 소믈리에)’라는 문구를 추가한 패키지 리뉴얼을 단행했다. 이 패키지는 하림이 올해 국내에서 활동 중인 밥 소믈리에 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블라인드 테스트를 통해 얻은 결과에 기반해 만들어졌다.
“삼광은 쌀알 모양이 크고 균일해 한올 한올 씹히는 식감이 좋고 부드럽지만 찰기가 없고 향이 부족합니다. 여기에 찰기가 있어 쫀득쫀득한 백진주와 구수한 향이 있어 풍미가 좋은 여리향을 섞었습니다. 이처럼 개성이 뚜렷한 품종을 황금 비율로 혼합하면 장점이 부각되고 단점은 보완되어 최상의 밥맛을 구현할 수 있습니다.”
지난달 27일 만난 이용순 신세계백화점 한식연구소 부장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프리미엄 쌀 ‘매일보석’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매일보석’은 한식연구소 셰프들과 밥 소믈리에가 여러 품종의 쌀을 섞어 최상의 비율과 배합을 찾아 블렌딩 쌀이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이 육성벼 품종 중 밥맛, 외관 품질, 도정 특성, 재배 안정성 등을 기준으로 선발한 최고품질 품종 21개 중에서 맛, 향, 윤기와 식감이 우수한 품종을 엄선해 2년여에 걸쳐 개발했다.
앞서 출시된 ‘영양보석’이 현미에 갓 튀겨낸 팝콘 같은 구수한 향미 품종인 골든퀸을 섞어 영양과 맛을 담았고, ‘건강보석’이 특허받은 혈당강하쌀과 흑미를 블렌딩해 탄수화물을 낮추는 기능에 집중했다면, 최근 선보인 매일보석은 밥맛을 가장 우선시했다. 매일보석은 신세계백화점이 운영 중인 한식 다이닝 ‘자주한상’에서만 활용됐으나 빼어난 밥맛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출시로 이어졌다.
이 부장은 “쌀의 품질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산지다. 같은 품종이라도 경기도 쌀이 가장 가격이 높고 맛이 있는데, 그 이유는 경기도는 내륙 중앙에 위치하여 일조량과 기후가 쌀농사에 최적화돼 있고, 큰 일교차로 결실기 벼농사에 더없이 좋은 환경”이라며 “신세계의 프리미엄 쌀 3종은 경기 지역 쌀을 배합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9일부터는 정기 구독 서비스까지 개시했다. 앞서 영양보석과 건강보석은 백화점 VIP들에게만 한시적으로 구독 서비스를 진행했으나 최근 프리미엄 쌀 수요가 높아지면서 모든 고객을 대상으로 구독 서비스가 확대·재개됐다.
프리미엄 쌀 소비는 판매 단위도 바꿔 놨다. 대가족이 함께 살아 쌀 소비가 많던 시기에는 보통 20㎏ 쌀을 지대에 담아 판매했지만 이제 1인 가구와 핵가족이 많아지면서 판매 단위와 포장 방법도 달라졌다. ‘5일 이내 도정, 소포장, 진공포장’. 이 부장이 말하는 프리미엄 쌀의 특징 세 가지다. 현재 신세계백화점은 매일보석 등 바로 도정한 프리미엄 쌀을 2~4인분에 맞춰 450g으로, 많게는 1㎏ 단위로 포장해 팔고 있다.
이 부장은 “쌀은 보통 도정한 지 15일이 지나면 산화되기 시작한다. 쌀의 신선도가 떨어지면 쌀이 가지고 있는 수분이 줄어들고, 맛이 떨어진다”며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주2∼4인 가족이 일주일 안에 소비할 수 있는 소량의 쌀을 일일이 사람 손을 거쳐 진공포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이선 기자 2s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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