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물가상승률 2.0%"…한은 목표 수준 도달[물가폴]

하상렬 2024. 9. 2. 06:0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데일리, 전문가 9명 설문조사 결과
8월 물가상승률 전월비 0.3%·전년동월비 2.0%
생산자·수입물가 상승세 시차 두고 반영될 듯
"추석 연휴에도…9월 물가도 2% 내외 전망"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지난달 우리나라 소비자물가가 1년 전보다 2.0% 올랐을 것으로 예상됐다. 생산자·수입물가 상승세로 전월비로는 소폭 오르겠지만, 역(逆)기저효과로 전년동월비 상승률이 큰 폭으로 둔화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전망대로라면 물가상승률은 한국은행 목표 수준(2.0%)에 도달하게 된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8월 물가 2.0% 전망, 3년 5개월래 최저

1일 이데일리가 ‘8월 소비자물가동향’ 발표에 앞서 국내 증권사 9곳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지난달 물가상승률은 전년동월비 2.0%(중간값)로 집계됐다. 지난달(2.6%)보다 0.6%포인트나 떨어진 수준으로, 전망대로라면 2021년 3월(1.9%) 이후 3년 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게 된다.

물가상승률은 2022년 7월(6.3%) 정점을 찍은 뒤 하락해 지난해 7월 2.4%까지 내렸다. 8월(3.4%)부터 반등해 10월(3.8%)까지 상승세를 보였지만, 올 1월(2.8%) 다시 2%대로 진입했다. 2~3월엔 농산물 가격과 국제유가 상승 영향으로 3.1%로 높아졌으나, △4월 2.9% △5월 2.7% △6월 2.4%로 오름폭이 축소됐다. 7월(2.6%)에는 물가 둔화세가 꺾였지만, 날씨로 인한 일시적 흐름으로 평가됐다.

물가는 한 달 전보다 0.3%(중간값) 상승했을 것으로 전망됐다. 생산자물가와 수입물가가 한두달 정도 시차로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것을 고려하면, 국제유가 상승세와 고환율로 인한 7월 생산자·수입물가 상승세가 8월 전월비 물가를 끌어올렸을 것이란 평가다. 한은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는 7월 배럴당 평균 83.83달러로 전월(82.56달러)보다 1.5% 올랐다. 원·달러 환율은 7월 평균 1383.38원을 기록, 전월(1380.13원)보다 0.2% 올랐다.

다만 전년동월비론 기저효과로 2.0%에 근접하게 떨어졌을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8월 물가상승률이 3.4%로 7월보다 1.1%포인트 급등하는 등 높은 수준을 보였기에 1년 전과 비교했을 땐 낮은 수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증권사 3곳은 물가상승률이 1%대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위원은 “7월 생산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동월비 2.6%를 기록해 완만한 반등 추세를 이어갔다”며 “7월 국제유가는 전월비 소폭 상승했고, 환율은 월평균 1380원대까지 상승해 수입물가 상승률이 전년동월비 9.8%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에 8월 물가상승률은 전월비 상승폭을 확대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전년동월비로는 기저효과 영향으로 2%대 초반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임혜윤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가스요금 인상과 직전 달인 7월 환율, 유가 상승 등이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며 “전년동월비 상승률은 기저효과로 2%대 초반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은 역시 8~9월 물가상승률이 2%대로 수렴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은 조사국 등은 ‘부문별 물가상황 평가 및 머신러닝을 이용한 단기 물가 흐름 예측’ 보고서를 통해 물가상승률이 8월엔 2.1%, 9월엔 2% 수준으로 하향 안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지난달 2일 ‘물가상황 점검회의’ 결과 “앞으로 물가상승률은 근원물가가 하향 안정된 가운데, 8월부터 작년 유가·농산물가격 급등에 따른 기저효과도 크게 작용하면서 다시 둔화 흐름을 나타낼 것”이라고 했다.

“추석도 물가 둔화세 못 막아”

전문가들은 다음달에도 물가상승률이 2.0% 내외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통상적으로 설·추석 등 연휴가 있는 달에는 농산물가격 변동성이 커져 물가를 올리는 쪽으로 작용하지만, 이번엔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둔화) 흐름에 큰 영향을 주긴 어렵다는 판단이다. 이들은 물가상승률이 연말까지 2.0% 정도에서 왔다갔다할 것으로 봤다.

박상현 iM증권 전문위원은 “다음달 추석이 있어서 물가가 조금 올라갈 수 있겠지만, 특별한 일이 없으면 2% 내외에서 안정적인 흐름이 유지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위원은 “추석 영향을 반영한다고 하더라도 물가 궤적은 낮아질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한편 전문가들의 연간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2.5%(중간값)로 지난달보다 0.1%포인트 하향 조정됐다. 한은도 지난달 수정경제전망에서 연간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2.6%에서 2.5%로 하향 조정했다.

하상렬 (lowhigh@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