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일만에 1군 복귀전→74일만에 올린 시즌 3승째, 반성 가득 롯데 나균안 “팔이 부서지는 한이 있더라도 최선다해서 던져야죠”[스경X현장]
74일만에 개인 승리를 올렸다. 팀은 4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그럼에도 롯데 나균안(26)은 웃지 못했다.
나균안은 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에서 연장 11회 등판해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며 팀의 4-3 승리를 지켜냈다. 롯데는 지난 8월29일 사직 한화전 이후 4연승을 이어갔고 5위 KT와의 격차를 2.5경기로 줄이는 등 겹경사를 맞이했다.
이날은 나균안의 1군 복귀날이었다.
나균안은 지난 25일 사직 KIA전에 선발 등판해 1.2이닝 7안타 1홈런 6볼넷 2삼진 8실점으로 조기 강판됐다.
이날 경기 전 나균안은 자기 관리 문제로 도마에 올랐다. 선발 등판 전날에 술자리에 참석한 모습이 포착됐고 비난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결국 나균안은 다음날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롯데는 모기업의 이미지 손상, 선수로서 품위 손상, 그리고 관리 소홀 등을 이유로 징계를 결정했다.
8월 초 2군 훈련에 합류한 나균안은 징계를 모두 소화했다. 실전 감각을 끌어올린 뒤 9월 확대 엔트리를 맞이해 1군으로 올라왔다.
이날 경기 전 김태형 롯데 감독은 “상황이 되면 바로 중간 계투로 올릴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나균안은 경기 후반부 몸을 풀었다가 다시 불펜에서 사라졌다. 그러다 필승조 계투를 모두 소진하자 연장 11회 다시 기회를 받았다. 69일만의 1군 등판이었다.
나균안은 침착하게 자신의 피칭을 이어갔다. 선두타자 양의지를 폭투로 출루시켰지만 후속타자 양석환은 삼진 아웃으로 잡아냈다. 김재환을 3루 뜬공으로 유도해 아웃카운트를 두개로 늘린 나균안은 강승호에게 안타를 맞았으나 이 때 3루로 쇄도하던 대주자 여동건이 홈에서 잡히면서 이닝이 끝났다. 두산이 비디오판독 요청을 했지만 결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그리고 12회초 롯데 타선에서 점수가 났다. 정훈의 적시타로 4-3 리드를 가져왔고 나균안은 12회말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이유찬과 대타 홍성호를 범타로 돌려세운 나균안은 마지막 타자 정수빈을 삼진아웃으로 잡아내며 경기를 끝냈다. 6월19일 KT전에서 시즌 2승째(7패)를 올린 후 74일만에 올린 시즌 3승이다.
경기 후 나균안은 시종일관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팬들 여러분께 너무나 죄송스럽고 팀원에게도 미안하게 생각한다”며 “내가 어떻게 야구장에서 해야되는지를 징계를 받으면서 많이 반성을 했고 느낀 점도 많았다. 앞으로 더 열심히 노력해서 팬 여러분에게 좋은 모습만 보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김태형 감독에게서는 조언도 들었다. 나균안은 “감독님이 이제 지나갔으니까 야구장에서 팬 여러분에게 보여줘야된다고 하시더라. 잘 준비해서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징계가 풀린 후에도 거의 실전 경기를 치르지 못했던 나균안은 “그런걸 따질 여유가 없었다”고 했다. 그는 “올라오라고 했을 때 딱 하나만 생각했다. 마운드에 올라와서 나의 모습을 보여줘야되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고 거듭 반성했다.
몸 상태도 자신한다. 나균안은 “몸 상태는 항상 좋다. 안 좋더라도 마운드에서 할 걸 해야되기 때문에 그런걸 따질 여유가 없다. 팔이 부서지는 한이 있더라도 최선을 다해서 던지겠다”고 했다.
2군에서 다시 몸을 만드는 동안은 제구를 잡는데 집중했다. 나균안은 “2군 코치님들이 내가 안 좋았던 부분을 말해주셔서 바꿀 걸 개선했다. 또 공을 많이 던지려고 했다. 연습하면서 많이 훈련했다”고 했다.
이어 “내가 마운드에 올라갔을 때 항상 자신감이 있었던 건 제구력이었는데 올시즌에는 확실히 볼넷도 많아졌다. 그러면서 자신감이 많이 떨어져서 2군에 합류하고 나서 밸런스도 많이 잡으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야구장을 떠나있는 동안 더욱 출전 기회에 대한 소중함을 느꼈다던 나균안은 “내가 공인이라는 경각심을 좀 더 가지고 야구장 안팎에서 신중하게 행동을 해야되겠다는 생각을 매일매일 했다”며 “징계받는 시간 동안 야구장에 있는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많이 느꼈다”고 털어놨다.
롯데는 나균안이 전력에서 제외되면서 선발진에 구멍이 났다. 그리고 나균안이 돌아온 시점에는 5강 싸움을 하고 있다. 나균안은 “우리 팀이 힘들 때 옆에서 힘을 내야하는데 나로 인해 팀 분위기, 성적까지 떨어져서 팬들이 많이 실망해셨을 것”이라며 “앞으로 남은 경기 못 뛰었던만큼 좀 더 내가 열심히 해야된다”며 거듭 다짐했다.
잠실 |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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