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우산장수와 짚신장수

관리자 2024. 9. 2.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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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래동화 '우산장수와 짚신장수' 이야기는 서로 상반된 업종에 종사하는 두 아들을 둔 어머니가 매일 걱정과 근심으로 편할 날이 없었다는 내용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축산업, 특히 한우산업도 이와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다.

2012년에는 돼지고기의 수입이 급격히 증가하고, 사육마릿수의 급격한 증가로 인해 2013년 상반기부터 극심한 불황을 겪게 됐다.

국내 한우산업의 새로운 도약과 미래의 수익성, 사육마릿수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농가들이 고통을 감수하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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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래동화 ‘우산장수와 짚신장수’ 이야기는 서로 상반된 업종에 종사하는 두 아들을 둔 어머니가 매일 걱정과 근심으로 편할 날이 없었다는 내용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축산업, 특히 한우산업도 이와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다. 2018년 상반기부터 한우의 사육마릿수가 300만마리를 넘어섰고, 가임암소 사육마릿수도 140만마리를 돌파해 2020년 설 이후 한우 가격이 폭락할 것이라는 예측이 있었다. 그러나 2019년부터 시작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해외 출장과 여행이 급감하면서 국내 축산물 소비가 급증했다.

코로나19가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확산하면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은 국민에게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고, 감염된 경우 격리 비용까지 보조했다. 이에 따라 한우 가격은 전문가들의 예측과는 달리 급격히 상승했다. 일반 국민도 평소에 소비하지 못하던 한우고기를 재난지원금으로 사먹으면서 한우 가격은 폭등했다. 2018년까지 수송아지 가격도 300만원 중반을 유지했으나 2019년 상반기에는 400만원, 2021년 하반기에는 500만원을 넘어섰다.

한우 사육마릿수도 급격히 증가해 2022년부터는 350만마리를 넘어섰다. 그러나 2022년말부터 코로나19가 엔데믹(풍토병화)으로 전환하면서 해외여행이 재개되고, 더이상의 재난지원금이 지원되지 않으면서 국내 한우 소비는 줄어들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한우 가격은 하락세로 돌아섰다.

전국한우협회를 포함한 전국의 한우 생산자 단체들은 정부에 한우 가격 하락에 대한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한우의 사육 기간은 3년 내외로, 다른 가축들에 비해 긴 것이 특징이라 사전적인 대책이 필요하므로 정부에서도 마땅한 대책이 있을 리 없다. 많은 전문가들은 현재 한우 가격 하락에 대한 대책으로 가임암소를 줄여 사육마릿수를 줄이는 방법과 미경산 암소 비육을 추진하자는 정책을 제안하고 있지만, 암소 사육 기반 붕괴를 우려하는 농가들은 주저하고 있다.

지금의 한우산업은 2010년 구제역 발생 당시 양돈산업의 상황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2011년 4월 정부의 구제역 종식 선언까지 약 330여만마리의 돼지를 살처분해 그해 여름부터 후보돈이 부족해 비육돈에서 모돈용 돼지를 선발해 사용하는 사례가 빈번했다. 2012년에는 돼지고기의 수입이 급격히 증가하고, 사육마릿수의 급격한 증가로 인해 2013년 상반기부터 극심한 불황을 겪게 됐다.

당시 농림축산식품부·대한한돈협회·양돈수급조절협의회 등이 ‘모돈 10% 감축’ 정책을 제안했다. 많은 양돈장들의 다양한 반대에도 한돈협회를 중심으로 모돈 감축은 생산자들이 중심이 돼 적극 추진됐다. 그 결과 2013년 하반기부터 돼지고기값이 서서히 상승했고,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양돈산업은 장기간의 호황을 맞았다. 양돈장들은 개인적인 희생을 감수하며 모돈 감축 정책에 동참했고, 이는 양돈산업의 회복과 호황으로 이어진 것이다.

현재의 한우산업도 사육마릿수를 줄여야 한다는 데 동의하지만 실행을 미룬다면 많은 한우농가들의 재무 상태가 열악해지고 불황은 불가피하다. 국내 한우산업의 새로운 도약과 미래의 수익성, 사육마릿수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농가들이 고통을 감수하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한우농가들이 먼저 고통을 감내한 후에 정부에 추가적인 대책을 요청해야 설득력이 있으며, 소비자들도 공감해 소비를 확대할 것이다.

김유용 서울대 식품·동물생명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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