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이자이익, 삼성·LG·현대차 이익 또 넘어…상생금융 시즌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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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은행들의 이자이익이 다시 한번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금융당국과 정치권의 따가운 눈총을 사고 있다.
지난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올해 은행권 3분기 영업이익이 삼성전자와 LG전자, 현대차를 합친 것보다 많다"고 지적한 바 있는데, 이번 상반기 역시 이들 기업보다 더 많은 이자수익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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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도 '이자 장사' 비판 가세
횡재세 도입시 5000억 이상 낼 듯
국내 은행들의 이자이익이 다시 한번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금융당국과 정치권의 따가운 눈총을 사고 있다. '이자 장사'라는 비판이 거세지면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상생 금융' 압박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은행의 이자이익은 29조8,000억 원으로, 앞서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상반기 29조4,000억 원 대비 4,000억 원(1.4%) 증가했다. 지난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올해 은행권 3분기 영업이익이 삼성전자와 LG전자, 현대차를 합친 것보다 많다"고 지적한 바 있는데, 이번 상반기 역시 이들 기업보다 더 많은 이자수익을 거뒀다. 국내 대표 수출기업인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차의 상반기 영업이익 총합은 27조4,000억 원이다. 지난해 이런 비판 속에 은행들은 상생 금융을 명목으로 2조 원을 지원한 바 있다.
이미 금융당국에선 은행권의 이자 장사를 두고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0일 열린 은행권 간담회에서 "민생이 어려울 때 은행이 상생 의지를 충분히 전달했는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압박했다. 이복현 원장 역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 인상은 당국이 바란 것이 아니다"라고 힘을 실었다.
'앉아서 이자이익'을 올리는 은행권을 향한 곱지 않은 시선은 정치권도 예외가 아니다. 국회는 지난달 28일 은행이 대출금의 0.06% 이상을 서민금융진흥원에 출연하도록 하는 내용의 '서민의 금융 생활 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 법률안'을 통과시켰다. 현재 출연 요율은 가계 대출액의 0.03%로, 작년 은행권 출연금은 1,184억 원이었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은행권은 연간 1,000억 원 이상을 추가로 부담해야 할 것이란 추산이 나온다.
지난해 발의됐다가 통과되지 못한 '횡재세'도 다시 떠오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금융사가 5년 동안의 평균 순이자수익 대비 120%를 초과하는 순이자수익을 얻을 때 해당 초과 이익의 40%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상생 금융 기여금'을 부과·징수토록 하는 법인세법 일부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법안이 마련된다면 올해 상반기 수준의 이자수익을 하반기에도 거둔다면 5,100억 원이 넘는 기여금이 부과될 수 있다.
3분기에도 호실적이 예고된 은행들은 표정 관리를 하고 있다. 7~8월 사이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했는데, 이 시기에 은행들은 대출금리도 올리면서 짭짤한 예대마진(대출금리와 예금금리의 차이)을 거뒀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각 증권사로부터 취합한 4대 금융그룹(KB금융·신한금융·하나금융·우리금융) 실적 전망을 보면, 4대 금융그룹의 3분기 당기 순이익은 전년 대비 7.5% 증가한 4조7,735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내 금융 시장을 보면 은행들의 높은 이윤은 은행들이 잘해서 나는 게 아니라 독과점이라 발생하는 것"이라며 "게다가 인허가를 받는 금융기관은 정부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입장인 만큼 각종 상생 요구를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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