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만에 100타점… 욕심채운 큰형
“나 아직 안죽었다” 미소
득점권·만루, 찬스서 강세
타점 부분은 단연 NO.1
득점권에 강한 타자들이 있다. ‘해결사’라 불리는 선수들이다. 불혹의 나이임에도 타석에 서는 것만으로 기대감을 주는 최형우(41·KIA)에게 잘 어울리는 수식어다.
최형우는 8월31일 대구 삼성전에 4번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1홈런) 1볼넷 5타점 1득점 맹타를 휘둘러 KIA의 15-13 승리를 이끌었다.
난타전이었던 이날 득점 포문을 최형우가 열었다. 1회초 1사 2·3루에서 희생 플라이로 KIA에 선취점을 안긴 최형우는 2-2로 맞선 2회초에는 4-2로 달아나는 2타점 적시타를 쳤고, 9-12로 뒤진 6회초엔 선두 타자로 나가 추격 솔로홈런를 터트렸다. 전날까지 시즌 96타점을 기록 중이던 최형우는 이 홈런으로 시즌 100타점째를 채웠고, 14-12로 앞선 9회초에는 쐐기 적시타까지 더했다.
최형우는 현재 KBO리그 통산 최다 타점 기록 보유자다. 이승엽 두산 감독(1498타점)이 갖고 있던 기록을 지난해 경신한 뒤 KBO리그 최초 1500타점 고지를 밟은 최형우는 이날로 통산 1643타점을 쌓았다. 올해는 개막 이후 내내 타점 1위를 달리다 8월초 내복사근 부상으로 3주 동안 뛰지 못하는 사이 타점 1위를 LG 오스틴 딘(117타점)에게 내줬지만 복귀 이후 다시 맹렬히 타점을 추가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날 100타점을 돌파하면서 최형우는 2020년(115타점) 이후 4년 만에 다시 시즌 100타점 고지를 밟았다. 또한 2022년 101타점을 올렸던 이대호(40세3개월12일)를 제치고 단일 시즌 100타점을 달성한 최고령 선수(40세8개월15일)가 됐다.
1983년 12월생인 최형우는 마흔 살이 넘은 지금까지 한국시리즈 우승을 노리는 선두 KIA의 4번타자로 활약하고 있다. 8월31일까지 103경기 타율 0.282, 21홈런, 101타점, OPS 0.874를 기록 중이다. 올시즌 KIA의 득점권 타율은 0.309로 리그 1위다. 그 중 최형우의 득점권 타율은 0.338, OPS는 1.000이다. 만루에서 타율은 0.526에 달한다.
주로 지명타자로 출전하지만 가끔 나서는 외야 수비도 여전히 무난하게 소화한다. 이범호 KIA 감독은 최형우의 마음가짐을 높이 평가했다. 이 감독은 “너무 감사하다. (나)성범이가 몸이 조금 안 좋으면 (최)형우가 한 번씩 나가준다. 두 선수 중 한 명이라도 빠지면 팀 공격력에 손실이 생기는데, 형우가 알아서 부족한 부분을 메우려고 한다”며 “고참들끼리 서로 체력을 안배하며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이 지금 팀이 잘 되는 이유 중 하나”라고 고마움을 표했다.
최형우는 “오랜만에 100타점이 눈앞에 있어 욕심이 났다”며 “막상 달성하고 보니 ‘아, 내가 아직 죽진 않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미소지었다. 최형우는 “부상 부위도 트레이닝 파트에서 잘 관리해줘서 괜찮고, 컨디션도 좋다”며 “팬들의 성원에 보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대구 |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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