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중국 내 ASML 구형 장비 AS 중단할 듯

장형태 기자 2024. 9. 2.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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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정부와 추가 제재안 추진

네덜란드 정부가 자국 반도체 장비 기업 ASML이 중국에 판매한 구형 장비의 유지보수 서비스를 중단하는 추가 제재안을 미국 정부와 추진한다. ASML은 노광장비(빛을 쬐어 반도체 회로를 그리는 장비)를 독점 판매하는 회사다. 주로 초미세 공정에는 빛의 파장이 더 짧은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그 외에는 자외선을 활용하는 심자외선(DUV)이라는 구형 장비가 쓰인다. EUV는 미국의 대중 제재 초반부터 수출과 유지보수가 금지됐고, 올해부터 DUV의 중국 수출도 중단했다. 이번에 DUV의 중국 내 유지보수도 하지 않게 되면, 미국 제재를 피해 구형 장비로 첨단 칩을 제조하려던 중국에는 큰 타격이 될 전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29일 “네덜란드 정부는 올해 말 만료되는 장비의 예비 부품과 서비스에 대한 중국 내 서비스 허가권을 갱신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는 미국의 압력이 가해진 후 나온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조치는 중국의 반도체 전략에 큰 타격이 될 전망이다. 중국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기업 SMIC는 ASML의 DUV 장비를 활용해 7나노(10억분의 1)미터급 스마트폰용 반도체를 생산했다. 원래 이 공정에는 EUV를 사용해야 하지만, 궁여지책으로 DUV를 썼다. 이렇게 만든 칩이 화웨이 스마트폰에 들어가면서 미국의 압박 수위가 거세진 것이다.

노광장비는 미세한 진동에도 고장을 일으키는 경우가 잦아, ASML 직원들이 공장에 파견돼 유지보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일반적이다. 노광장비에 대한 ASML 소속 전문가들의 유지보수가 전면 금지되면, 구형 DUV 장비로 5나노급 반도체 생산까지 노리던 중국은 큰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수출 제재에 대비해 중국은 올여름까지 장비들을 서둘러 수입했지만, 내년부터 제대로 가동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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