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영리법인’ 탈피하는 오픈AI, 수익 위해 막강 AI 내놓나
수조 원의 신규 투자를 추진하고 있는 미국의 오픈AI가 수익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지배 구조를 전격 개편할 전망이다. 오픈AI는 ‘안전한 인공지능(AI)’을 목표로 내걸고 2015년 비영리법인으로 시작했다. 이후 조금씩 수익성을 중요시하는 방향으로 사업 방향이 바뀌었지만, 이번에 수조 원의 추가 투자금 유치를 추진하면서 지배 구조도 뜯어고치려는 것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앞선 AI 기술을 가진 오픈AI가 수익성에 초점을 맞출 경우, 그간 윤리적인 이유로 상업화하지 못했던 각종 사업들이 본격 추진되고, 안전성이 완전히 검증되지 않은 초고성능의 AI 모델이 등장할 가능성도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31일 오픈AI가 투자자 친화적인 기업 구조로 개편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FT는 “구글 등 다른 경쟁사보다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투자에 더욱 매력적인 기업 구조로 바꾸는 것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복잡한 지배 구조를 단순화하고, 이익 추구에 대한 제한도 완화하는 방식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애플, 엔비디아도 투자 라운드 참여
이 같은 논의는 오픈AI가 미국의 대표적 벤처 투자사 스라이브 캐피털이 주도하는 자금 조달 과정 가운데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기존 파트너인 마이크로소프트(MS)뿐 아니라 애플과 엔비디아도 이번 투자 라운드에 처음으로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애플과 엔비디아가 각각 10억달러(약 1조3390억원)씩 투자를 집행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번 투자 라운드는 지난해 1월 MS가 100억달러를 투자한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이번 투자에서 오픈AI는 1000억달러 이상 가치를 평가받게 될 전망이다.
문제는 오픈AI의 지배 구조다. 2015년 설립된 오픈AI는 비영리법인으로 시작해 이사회의 통제를 받고 있다. 하지만 AI 모델을 훈련하기 위해 대규모 자금이 필요하자 2019년 손자회사로 ‘오픈AI 글로벌’이라는 영리법인을 설립했다. 실제 AI 모델을 개발하고 사업화를 담당하는 회사다. 오픈AI 글로벌은 ‘이익제한기업(Capped profit company)’이라는 독특한 구조를 갖고 있는데 주요 의사 결정은 모회사인 ‘오픈AI 지주회사’가 내리고 수익은 원금의 100배로 제한돼 있다. MS가 49%의 지분으로 대주주로 있는 회사도 이 회사다.
과거에는 이 같은 지배 구조가 투자에 큰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현재 오픈AI는 추가적인 투자금이 절실한 상황으로 알려졌다.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올해 오픈AI의 연간 매출은 34억달러(약 4조6000억원)로 추정된다. 2022년 2800만달러, 2023년 16억달러 대비 크게 뛰었다. 문제는 비용이다. 이 매체는 “인건비와 반도체 등 장비 구매 비용 등을 모두 합하면 최대 85억달러(약 11조원)를 지출할 수 있다”고 봤다.
◇영리 사업 속도 낼까
지배 구조 개편의 목적은 더 많은 수익을 올려, 투자자들에게 수익을 돌려주는 것이다. 이를 앞세워 거액의 투자금을 유치해 경쟁사를 압도하겠다는 것이다. 그간 오픈AI는 ‘인류를 위한 안전하고 유익한 범용AI(AGI)를 만든다’는 목표에 따라 수익 사업을 제한해왔다. 하지만 사내에서 AI 윤리와 안전을 담당하는 팀이 잇따라 개편됐고, 수익성을 중요시하는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와 대립했던 주요 경영진들이 대부분 회사를 떠났다.
오픈AI가 갖고 있는 기술력이 너무 큰 것도 우려할 점이다. 오픈AI는 현재 AI 업계에서도 기술 속도로 가장 선두에 있다고 평가받는다. 지난 5월엔 공상과학(SF) 영화에서처럼 인간과 실시간 대화하며 감정까지 포착할 수 있는 생성형 AI 모델 ‘GPT-4o(포오)’를 공개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 이르면 연내 GPT5가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리고 이 GPT5가 인간 이상의 지능을 갖춘 AGI에 근접했다는 추측도 있다. 테크 업계 관계자는 “막대한 기술력을 갖고 있는 오픈AI가 수익화 사업을 벌인다면 그만큼 무서운 것도 없을 것”이라며 “이에 대한 제동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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