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인공지능 시대, 기계공학도 무한 변신해야
1970~80년대에는 최고의 인재들이 공학 분야로 모여들었다. 이들은 국내 굴지의 회사에서 일했다. 기계공학과는 최고의 인기 학과 중 하나였다. 하지만 요즘은 의대 열풍과 공대 내에서 컴퓨터공학의 인기로 인해 기계공학이 위축되고 있어 안타깝다.
21세기는 정보통신 산업이 주도하는 시대다. 그래서 현대 사회에서는 빠른 결과를 내는 산업만 가치 있다고 오해할 수 있지만, 기계공학은 여전히 산업계 전반을 주도하는 중요한 학문 분야다. 빠른 산업계 변화 속에서도 물리적 대상을 개발하고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기계와 자동차 산업은 국내 산업 생산의 23% 이상을 차지하며, 국가의 중요한 산업 분야로 안정적인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현대 사회의 주도적인 산업에서 기계공학이 배제된 상태로 최종 소비자에게 오는 제품은 거의 없다. 자동차, 비행기, 해양선박 등 모빌리티와 반도체 소자 개발을 위한 핵심 장비는 모두 기계공학의 산물이다. 로봇, 전기자동차의 배터리와 모터, 바이오메디컬 분야의 인공장기 설계와 제작, 우주발사체와 엔진 개발도 기계공학이 주도하는 분야다. 이러한 초격차 기술을 해결하는 데 기계공학의 기초 및 융합기술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현대차의 세타엔진 개발은 엔진의 완전 국산화를 달성하고, 엔진 기술 분야에서 혁신적인 리더로 자리매김하게 만들어서 현대차가 세계 3대 자동차 메이커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국내 방산기업들은 항공 및 가스터빈 엔진 개발을 추진하거나 제작하고 있다. 기계공학의 최고 기술로 평가받는 항공기용 엔진 개발도 머지않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기계공학의 발전이 없었다면 한국은 제조업 핵심 국가로서의 위상을 누릴 수 없었을 것이다.
기계공학은 ‘보이고 움직이는 대상은 모두 기계공학’이라 할 만큼 넓고 깊은 범위를 가진 학문이다. 원천 기술과 요소 기술을 결합해 통합 시스템을 완성하는 종합적인 학문으로, 시스템 기술과 원천 요소 기술을 모두 경험할 수 있는 매력적인 분야이다. 요즘에는 인공지능과 챗GPT의 출현으로 세상이 변하고 있어 기계공학자들은 시대적 요구에 맞춰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기계공학의 가치를 공유하고 미래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대응이 필요하다. 첫째, 자라나는 세대에게 기계공학의 미래 비전을 알리고, 최고의 기술로 개발된 유용한 제품들이 기계공학의 연구 결과물임을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
둘째, 지난 20년간 의대 열풍으로 인해 공학도가 의기소침해진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국가적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 기술 선진국에서는 엔지니어가 정년 없이 연구개발 업무를 지속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다. 우리 사회에서도 엔지니어의 안정적 확보와 기술의 연속성을 위해 이공계의 평생 직업화를 위한 정책 도입이 요구된다.
셋째, 기계공학은 무한 변신에 익숙해야 한다. 대학에서는 다양한 전공이 기계공학에 진입할 수 있게 개방해야 하며, 기계공학자는 항상 새로운 지식 축적에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기계공학은 미래의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학문이다. 기계공학인과 사회가 함께 노력해 미래 세대가 이 분야의 비전을 공유하고 가치를 발견하고, 자아실현과 경제적 안정을 향유할 수 있도록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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