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합의보다 이견 많지만, 정치 복원 단초 보인 여야 대표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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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어제 오후 국회에서 양자회담을 가졌다.
두 대표가 정식 의제를 갖춰 회담한 것은 처음이다.
여야 대표 간 회담이 열린 것도 2013년 당시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황우여 대표와 민주당 김한길 대표 이후 11년여 만이다.
이토록 대표회담이 열리지 않았다는 것은 그만큼 극단의 대결정치가 오래 계속됐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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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삼자 추천 특검법안’엔 이견
李 “계엄령” 주장 논란은 유감
회담에서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를 비롯한 세제 개편, 채 상병 특검법과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 등 예민한 쟁점 현안 등도 공식 의제로 다뤄졌다.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 양측은 접점을 찾지 못했다. 이 대표는 한 대표가 언급했던 ‘제삼자 추천 특검법안’을 발의하라고 요구했지만, 한 대표는 “국민의힘 내부 논의를 하는 과정”이라며 유보적 태도를 보였다. ‘전 국민 25만원 지원’을 놓고는 한 대표가 ‘현금을 살포하는 포퓰리즘’이라는 인식을 보였으나, 이 대표는 “지역 화폐 소비 쿠폰”이라고 맞받아쳤다. 한 대표가 금투세 폐지를 주장하자, 이 대표는 “일정 기간 대폭 완화해 시행하자”면서도 주식 시장 살리기 정책이 필요하다고 역제안했다. 의료대란 문제와 관련해서도 이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 등을 요구했으나, 결국 ‘국회 대책을 협의한다’는 선에서 합의문을 작성했다.
두 대표는 양당 민생 공통공약 추진을 위한 협의 기구를 운영하기로 하는 등 8개 항의 합의문을 발표했다. 지구당제 도입도 적극적으로 협의키로 했다. 가계·소상공인 부채부담 완화 지원 방안 적극 강구, 맞벌이 부부 육아휴직 기간 연장 확대 추진 등도 합의했다. 민감한 쟁점에는 성과를 보지 못했지만,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첫발을 뗀 만큼 자주 만나 정치 본연의 모습을 복원해야 한다. 그러나 이 대표가 모두발언에서 근거가 박약한 ‘계엄령’ 주장을 펼쳐 논란을 빚은 점은 유감이다.
어제 회담에 이어 오늘 막이 오르는 제22대 국회 첫 정기회에서도 민생 경제 분야에 대해서는 협치가 이뤄지기를 기대한다. 여야는 정기국회에서 윤석열정부 3년 차의 정국 주도권을 잡기 위해 치열한 대결을 벌일 전망이다. 여야는 경쟁할 때는 경쟁하더라도 K칩스법(반도체특별법)과 인공지능(AI) 기본법, 원전 생태계 복원에 필요한 고준위방폐장법 등 민생법안 처리에는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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