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보다] 2024 연애보고서 ‘나는 절로’
[더 보다 19회Ⅱ] 2024 연애보고서 '나는 절로'
오전7시, 우정총국 집합
<인터뷰> ‘나는 절로’ 맞아요. 바로 이렇게 찍는 거예요?
한껏 꾸민 30대 여성
<인터뷰>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준비하고 오느라 지금 잘 준비했는지도 모르겠고 정신이 없어요. 떨려요.
한쪽에 자리 잡고 있는 남성
<인터뷰> 설레기도 하고 어디 놀러 가는 것 같은 느낌도 들고 경쟁률이 세다고 해서 될 줄은 몰랐는데 운 좋게 참여하게 돼서 열심히 해볼 생각입니다.
하나 둘 모여드는 남녀들
<녹취> 명찰 좀 나눠 드릴게요
번호표를 받아 들고 좋아합니다.
<녹취> 1호 하세요. 아니에요. (이거 랜덤입니다) 아 그래요? 다행이다
참가자 모두가 번호를 받았습니다.
<인터뷰> 견우 5호
견우 5호가 됐는데요, 잘 부탁드립니다.
이들이 하룻밤을 보내게 될 낙산사
<인터뷰> 견우 3호
한 명 만들어서 가야겠다 (자신 있으세요?) 아니요.
<인터뷰> 직녀 9호
혼자 와서 둘이 되어서 갈 수 있도록 해보겠습니다.
이들은 과연 자신들이 원하는 인연을 만날 수 있을까요?
오전 8시 참가자들이 버스에 오릅니다.
<녹취> 공지유 / 나는 절로 진행팀
자리 한 번 바꿔드릴 거거든요. 그래서 그때까지 지금 만난 짝지 분하고 얘기 잘하시면 되고요.
<녹취> 견우 6호❤직녀 2호
성인이 되고 나서 대학교 MT나 OT 말고는 이런 기회가 잘 없잖아요.
<녹취> 견우9호❤직녀 5호
저는 93이에요. 딱 좋네요. 3살 차이.
<녹취> 견우2호❤직녀 9호
새로운 사람 만날 기회가 별로 없더라고요. 그렇죠. 맞아요
갈수록 인연 만나기가 어려워지는 세상
혹시 나의 인연은 아닐지 서로를 알아봅니다
<녹취>견우3호❤직녀 5호
밝으신 성격 같아요. 맞아요. 과일 같은 성격, 오렌지.
오전 11시, 낙산사로 출발
그렇게 3시간을 달려 목적지에 도착합니다.
이곳에서 하룻밤을 보내게 될 청춘들
곧바로 시작되는 자기소개 시간
<인터뷰> 견우 3호
올 여름에는 사랑하고 싶은 남자 견우 3호입니다. 저는 충남 당진이라는 곳에서 왔습니다. 하고 있는 일은 농협에서 근무하고 있고요.
<인터뷰> 직녀 2호
절이라는 의미 있는 장소에서 좀 특별한 인연을 만나지 않을까 하는 설렘으로 지원을 하게 되었고요
<인터뷰>견우7호
새로운 사람을 만날 기회가 없다 보니까 이런 기회가 생겼을 때 만나서 좋은 인연을 쌓았으면 좋겠다
<인터뷰>직녀3호
회사에 여기 나간다고 하니까 꼭 이 말 하고 오라 그래서….
‘나는 절로’ 나오니까 절로 어깨춤이 나고 절로 웃음이 납니다.
무려 7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하룻밤을 함께 하게 된 견우와 직녀들
짝을 찾아 이곳 먼 사찰까지 온 이유는 뭘까요?
<인터뷰> 견우 3호
불교는 아닌데 절에서 하는 것도 좋았고 좀 진실 된 마음으로 나오셨을 것 같아요.
<인터뷰> 직녀 3호
어디서 만나면 이 사람이 보장된 사람인지도 모르겠고 그 사람도 그냥 만나러 나온 걸 수도 있는데 여기는 조금 더 책임감 가지고 다들 나오시는 것 같아요.
<인터뷰> 견우 5호
사람 만날 기회도 많이 줄어들고 그래서 이런 프로그램이 진짜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아요
우리나라 30대 미혼 남녀 1000 가운데 64%는 현재 연애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20%는 사람 만날 기회가 없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이헌주/연세대 미래융합연구원 연구교수
지금 네트워크가 돼서 양적인 인간관계는 굉장히 팽창하고 있지만 조금 더 깊고 질적인 인간관계를 구축할 만한 사람들은 상당히 적어지고 우리 사회, 인간에 대한 경계심, 두려움, 이런 부분들은 훨씬 더 강화되는 경향성을 보인다..
남녀의 인연과 사찰, 어떤 관계가 있는 걸까?
<인터뷰> 묘장스님/조계종사회복지재단 대표이사
'사람을 만나기가 너무 어렵다' 그리고 그 사람도 그냥 사람이 아니라 '건강한 삶의 가치관을 가진 사람을 만나기 어렵다'는 요구가 있습니다. 저희는 그런 부분을 좀 해소해 줄 수 있지 않을까….
지난해 10월 이후 벌써 5번째 진행되고 있는 ‘나는 절로’
이번에는 1,500명이 지원할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받았습니다.
75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이곳에 온 스무 명의 견우와 직녀들.
이들의 선발 기준은 뭘까?
<인터뷰> 묘장스님 / 조계종사회복지재단 대표이사
저희가 사연을 굉장히 중시하거든요. 그래서 그것을 보면 아, 진짜 진정성 있게 ‘이번에 만남은 결혼까지도 고려해볼 수 있겠다’고 하시는 분들을 위주로 저희가 선발을 하는 것입니다.
결혼까지도 생각했기 때문일까요, 다들 진지한 표정입니다.
<인터뷰> 견우 1호
배드민턴을 시작하게 됐고
<인터뷰> 직녀 1호
러닝 마니아여서 주 6회 이상을
<인터뷰> 견우 2호
스노우 보드를 좀 좋아해요
<인터뷰> 견우 9호
춘천 마라톤 대회 풀 코스를….
Q. 첫 인상은?
<인터뷰> 직녀 9호
외모도 훈훈하시고 제가 운동 좋아하는 데 운동 좋아하신다고 하신 분들도 많아서 그래서 어떤 분을 골라야 할지 사실 잘 모르겠어요.
<인터뷰> 견우 10호
다들 너무 아름다우시니까 당황했는데, 이번에 소개하는 거 들어 보니까 좀 더 호감이 가게 된 분도 계신 것 같고….
법복으로 갈아입은 참가자들.
그 사이 견우 6호와 직녀 3호는 산책을 다녀왔습니다.
<인터뷰> 견우 6호❤직녀 3호
처음 얘기를 나누는 거고 긴장됩니다. 아무도 선택을 안 하실까 봐.
후 3시 30분, 레크리에이션
첫 번째 데이트 상대를 찾는 시간
<녹취>심목민/진행자
한 분을 찾아갑니다, 레츠 고. 이렇게 많은 분이 있는데 (견우 10호 님이) 직녀 4호 님을 선택하셨습니다.
일단 여쭤보자고요. 도반과 동행하시겠습니까? 큐.
견우 10호❤직녀 4호
도반과 동행하시겠습니까? 죄송합니다.
<녹취>심목민/진행자
한 번 더 질문해 주시죠.
견우 10호❤직녀 4호
도반과 동행하시겠습니까?아니요
두 번 모두 거절을 당했습니다
<녹취>심목민/진행자
견우 10호 님 어떠세요? 직녀 4호님께 다시 가겠습니까? 다른 분 선택하겠습니까? (다시 가겠습니다) 직진 남. 아주 좋았어요.
견우 10호❤직녀 4호
도반과 동행하시겠습니까?아니요
세 번의 요청을 거절한 직녀 4호의 마음은 어디에 있는 걸까요?
사실 직녀 4호의 관심은 바로 옆 견우 6호에게 있습니다
<녹취>견우 6호❤직녀 3호
손이 원래 좀 차세요? 아니요, 지금 추워요. 저기 에어컨 앞에 앉아 있어서…. 아까 마음에 드는 분 3명 있다고 했잖아요? 그거는 사실 그냥 나온 말이에요.
세 번이나 요청을 거절했던 직녀 4호가 마침내 견우 6호와 함께할 시간을 가집니다
<인터뷰>견우 6호❤직녀 4호
(예상하셨어요? 직녀 4호 님이 뽑으실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자기소개 때 인상이 깊어서 뽑았고요….
오후 6시 30분, 사찰 산책
고운 한복으로 갈아입고 어디론가 향하는 견우와 직녀들
<녹취>선일스님/낙산사 연수원장
저희 아버지 어머니도 처음 만나셨던 장소가 절이었어요. 어쩌면 여러분이 이곳에서 오늘 찍은 사진이 여러분들 인생에 가장 중요한 한 장의 사진으로 남을 수 있지 않을까….
마음에 드는 상대와 오붓한 시간을 가집니다
직녀 4호와 견우 6호도 함께 앉았습니다
기도를 하면 소원을 들어준다는데 점점 짝을 찾기 어려워지는 세상, 청춘들의 간절한 바람은 이뤄질 수 있을까요.
오후 7시 30분, 1대1 차담
저녁 공양을 마친 참가자들이 다시 모였습니다.
돌아가며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 15분씩이 주어졌습니다.
세 번 거절당했던 견우 10호가 다시 직녀 4호와 마주 앉았습니다.
<녹취> 견우 10호❤직녀 4호
도반과 동행하시겠습니까?네 이제 할게요. 아닙니다. 아닙니다. 어? 거절하시는 거예요?
이렇게 3연속으로 팍팍팍 거절당한 건 처음이긴 했어요. 미안.
사뭇 진지해진 참가자들 현실적인 질문들이 이어집니다
<녹취> 견우 1호(대전)❤직녀 3호(서울)
KTX 타면 50분인가 걸리지 않아요?
서울분이시죠? 네. 서울분들 말하기로는 한 시간 안 거리면 빠르다. 지방 사람들 입장에서는 한 시간? 아 꽤 걸린다고 느껴지는구나!
만남의 기회는 점점 줄어드는데 서로 따져봐야 할 조건들은 많아집니다
인터뷰> 이헌주 / 연세대 미래융합연구원 연구교수
서울 안에서도 어디 정도는 살았으면 좋겠고, 그 안에서도 평수는 어느 정도였으면 좋겠고 이런 부분이 워낙 크다 보니까 지금은 (결혼이) 되게 어려운 게 너무 많은 걸 재는 거예요. 이게 지금 이게 합격이야 이 사람 직업은 맞는데 이게 안 맞는 것 같네 이건 맞는 것 같은데 이건 아닌 것 같은데 이런 게 너무 레벨이 높아지다 보니까 그런 부분도 저는 한몫한다고 생각합니다.
밤 9시, 1대1 로테이션 차담
<녹취> 견우6❤직녀3
안녕하세요. 짠할까요? 좋아요. 좋아요. 왜 이렇게 갑자기 기분이 좋아지셨어요? 아 그래요? 좀 취했나 봐요. (차를) 세 병째 먹고 있어서….
남자들의 선택 시간이 다가옵니다
<녹취> 견우 6호❤직녀 3호
추려지셨어요? 저는 두 분 정도 된 것 같아요. 오, 두 분? 네. 그사이에? 0명이다가 두 분이 됐어요?
근데 두 분 사이에 우선순위가 있어요? 두 분의 우선 순위? 음 살짝?
견우 6호를 마음에 들어 하는 직녀 4호.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습니다
<녹취> 직녀 4호
그 사람의 마음이 긴가민가했는데 여기 앉아서 얘기하면서 거의 확정을 한 것 같아요.
하지만 견우 6호의 마음을 아직 모르겠습니다
<녹취>직녀 4호
‘저는 직녀 4호 님 선택하려고요, 4호 님 핸드폰 번호만 땄어요’ 이렇게 얘기를 하는데 다른 여자들한테 왜 말을 안 하는 지 모르겠어요.
<녹취>견우 6호❤직녀 3호
저는 호감 있는 그 사람들 중에 6호 님도 계시거든요. 아 진짜요? 그래서 이따가 야간 자유 데이트 때 한 번 같이 얘기 나눠도 좋을 것 같아요. 어 맞죠. 그건 누가 선택하죠? 선택해서 하는 거 아니에요?
모르겠어요. 자유데이트라고 하던데... 저는 두 분 있다 그랬잖아요. 그 한 분이세요. 아 저요? 네.
결론은 모르겠지만... 취미도 좀 비슷하신 것 같고….
하지만 서로의 마음이 엇갈립니다
<인터뷰> 견우 6호❤직녀 3호
잘 되시는 분이 있는 것 같아가자고 약간 말을 해야 되나 말아야 되나 고민하다가 용기를 냈습니다.
네, 4호님이랑 두 분이 그렇게….
어쩐지 4호 님이랑 많이 다니시길래 내가 얘기를 해도 될까 고민을 하고 있었거든요.
뭐 여기는 뭐 그런 거 하러 온 거니까….
밤 11시, 견우들의 선택 (야간 데이트)
새벽부터 달려온 인연을 향한 여정
지친 기색들이 역력합니다.
직녀 4호가 견우 6호와 나란히 앉았습니다
<녹취>견우 6호❤직녀 4호
(누가 먼저) 4호 님 뽑아가시면...아니에요. 내가 뽑지 말라 했어. 아 그래요? 그렇게 인기녀실 줄 몰랐어요. 인기녀인데 저는, 인기녀의 마음은 확고 해가지고….
마침내 다가온 견우들의 선택 시간
<녹취> 견우 4호 님은 직녀 3호 님을 선택하셨습니다.
그런데 변수가 생겼습니다
<녹취> 견우 9호 님은 직녀 4호 님을 선택하셨습니다.
다른 참가자가 직녀 4호를 먼저 선택한 겁니다
<인터뷰> 견우 6호
당황스러웠습니다. 저는 선택을 하려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다른 사람이) 선택해서 나가시게 되니까….
한국 사회의 혼인율은 크게 떨어졌지만, 아직도 2040, 10명 중 7명은 결혼에 긍정적입니다.
만남의 기회가 점점 줄어드는 한국 사회.
이제 만남의 공간을 마련하려는 각계의 노력은 낯선 풍경이 아닙니다.
성남시 '솔로몬의 선택'
700명 참여 150쌍 연결, 1쌍 결혼 (지난 7월)
<인터뷰>최성진/신랑, ‘솔로몬의 선택’ 참가자
사람 만나는 게 소개팅 아니고서는 되게 힘들었거든요. 이렇게 하면 단체로 만나니까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내 이상형이 확고해진달까 그런 면도 있고, 와 보니까 좋은 인연도 만나게 됐고….
KT ‘나눔 솔로’
30명 참여 4쌍 연결
<인터뷰>이헌주 / 연세대 미래융합연구원 연구교수
어떤 사람인지도 소개를 하니까 내가 이 사람을 만나서 완전히 꽝일 가능성이 별로 없는 게 여러 대안지가 있고 그중에서도 어느 정도의 직업과 어느 정도의 가치관과 무엇을 하고 있는지가 대략 걸러지니까 어떤 면에서는 조금 안전한 부분이죠. 그러니까 판을 깔아준다는 측면에서 지향점을 가지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오전 8시, 커플 결과 발표
하루 동안 이어진 짧은 만남.
모두 여섯 쌍의 남녀가 이어졌습니다
<인터뷰> 견우 5호
소개팅 밖에서 할 때 짧게 보고 나서 사람을 판단하기가 어려웠는데 1박 2일 같이 생활하면서 어떤 분이구나, 잘 맞는구나 이런 것들을 파악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좀처럼 인연을 만나기 힘든 현실.
그래서 누구보다 진지했던 참가자들은 무엇을 얻었을까요?
<인터뷰>직녀 2호❤견우 8호
짧다면 짧지만 길다면 긴 시간인 것 같고요, 그동안 잘 알아갈 수 있는 시간이 많고 또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보니까 조금 더 속마음을 알 기회가 많았던 것 같아요.
<인터뷰> 직녀 10호❤견우 7호
선택해 주셔서 너무 감사한 마음이 크고 이제 앞으로 어떻게 이어갈지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서울 가서 고기나 먹을까요?) 너무 좋죠.
<인터뷰> 직녀 9호❤견우 3호
직진해라 직진! 경쟁이다 경쟁!
<인터뷰> 직녀 8호❤견우 5호
추천하고 싶고요. 다음부터 나오는 남자 참가자분들은 '움직여라' 안 그러면 끝까지 혼란의 도가니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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