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먹고 운전=복귀 가능..절대 안 고쳐지는 연예인 음주운전 [Oh!쎈 이슈]
[OSEN=하수정 기자] 사회적으로 음주운전은 매우 심각한 문제로 인식되고 있고, 정부는 음주 운전자에 대해 '도로 위 잠재적 살인자'로 규정했다. 그러나 연예인들의 음주운전 사례는 줄기는커녕 더욱 늘어난 느낌마저 든다. 최근 몇 년 사이 대중에게 사랑받았던 스타들이 만취 운전 사고로 충격을 안겼고, 엄청난 비난이 쏟아졌지만 비슷한 일이 반복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2022년 한 해에 무려 10명에 달하는 유명인들의 음주운전 사고가 터졌다.
1월 새해가 밝자마자, 미스코리아 선 출신 방송인 서예진이 만취 운전으로 두 차례 가로수를 들이받는 사고를 일으켰다. 혈중알콜농도 0.108%로 현장에서 면허 취소 처분을 받았고,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벌금 7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2월, MC딩동은 음주운전 중 도주하다 경찰차를 들이받고 경찰관을 위협한 혐의로 재판에서 징역 1년 6개월과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5월, 영화 '아저씨'에서 천재 아역으로 극찬 받았던 김새론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음주 상태로 운전을 하다 가드레일과 가로수, 변압기 등을 차례대로 들이받은 뒤 인근 상가와 가로등에 전기가 일시적으로 끊겨 시민들의 불편을 초래했다. 현장에 온 경찰은 혈중알코올농도를 측정하려 했지만 김새론은 이를 거부하고 채혈을 요구하며 '시간 끌기 꼼수가 아니냐?'는 의혹에 휩싸였다. 채혈 검사 결과 혈중알코올농도 약 0.2%로, 면허 취소 수준이었고 최종 벌금 2,000만 원을 선고받았다.
9월 곽도원은 제주에서 술을 마시고 자신의 차량을 운전했는데, '운전자가 술을 마신 것 같다'는 주민 신고를 받은 경찰에 의해 적발됐다. 그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준의 0.08%를 훨씬 웃도는 수준이었고, 도로를 막고 잠들어 있는 상황에서 경찰의 음주단속에 걸렸다. 10월, 그룹 신화의 멤버 신혜성은 음주측정을 거부하다가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경찰은 서울 송파구 탄천2교에서 "도로 한복판에 차량이 정차해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 차량 안에서 자고 있던 신혜성을 발견했다. 경찰은 신혜성에게 음주측정을 요구했지만 거부했고, 도로교통법상 음주측정거부 혐의로 체포된 것. 그는 2007년 4월에도 음주운전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기에 매서운 질타를 피할 수 없었다.
마지막 12월까지 시끄러웠는데, 태진아의 아들 이루가 서울 강변북로 구리 방향 한남대교, 동호대교 부근에서 음주 운전을 하던 중 교통사고를 냈다. 곧바로 서울 용산경찰서에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이 외에도 배우 유건, 제국의 아이들 문준영, 빅톤 허찬, 래퍼 허클베리피 등이 음주운전 물의를 일으켰다.
2023년 드디어 음주운전이 줄어드는가 싶었지만, 올해 2024년 세 달 사이에 김호중, 슈가, 개그맨K, 박상민 등 4명의 음주운전 사고가 발생해 또 한 번 팬들을 실망케 했다.
트로트 가수 김호중은 5월 전무후무한 거짓말과 공연 강행, 블랙박스 증거 인멸 등으로 구속까지 됐다. 그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도로에서 음주 상태로 운전을 하다 반대편 도로의 택시와 부딪히고 도주했다. 사고 이후 김호중의 매니저가 대신 자수했으며, 김호중은 17시간 뒤에서야 경찰에 출석했다. 처음에는 절대로 음주운전을 인정하지 않았지만, 논란이 불거지자 결국 사실을 인정했고,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도주치상, 도로교통법상 사고 후미조치, 범인도피교사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재판부는 김호중의 구속 기간을 10월까지 2개월 연장했다.
방탄소년단 슈가는 8월, 서울 용산구 한남동 자택 인근에서 음주 후 전동 스쿠터를 운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음주 측정을 한 경찰에 따르면, 혈중알코올농도는 0.227%로 면허 취소 기준인 0.08% 이상이라고. 최근 서울 용산경찰서에 직접 출석해 조사를 받았고, 이날 조사에서 본인의 혐의를 모두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달 배우 박상민은 1997년, 2011년에 이어 세 번째 음주운전이 알려져 충격을 더했다. 영화 '장군의 아들'로 데뷔한 그는 5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지인들과 모임을 마치고 차 안에서 잠을 청한 뒤 다음날 아침 술이 안 깬 상태에서 차를 몰았고, 운전대를 잡은 채 골목길에서 잠들었다. 목격자의 신고로 경찰에 적발된 박상민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으로 알려졌다. 수원지검 안양지청은 7월 말 박상민을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과거 2000년 대까지는 음주운전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가 놀라울 정도로 관대했고, 경범죄로 인식하는 경향도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타인의 생명을 위협하고 앗아가는 행위라는 인식이 팽배해졌고,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러한 인식은 연예계에도 고스란히 적용됐지만, 국민의 법 감정을 역행하는 제작진들이 음주운전 연예인을 아무일 없다는 듯 캐스팅하면서 자연스럽게 복귀를 도왔다.
실제로 '3번 음주운전' 배우 윤제문과 래퍼 길 등이 작품과 예능을 통해 복귀했고, '2020년 음주운전' 배성우는 통편집 없이 드라마나 영화에 등장하고 신작에 합류해 촬영 중이다. SBS '스토브리그' '하이에나'의 홍기준 역시 음주로 적발됐지만, 디즈니+ '카지노'로 돌아왔다. 심지어 김호중은 음주운전을 시인하는 팬카페 글에서도 "조사가 끝나고 모든 결과가 나오면 이곳 집으로 돌아오겠다"며 활동 재개를 예고해 뭇매를 맞았다.
타 범죄에 비해 비교적 가볍게 여기는 연예계 관계자들과 일부 스타들의 도덕적 해이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음주운전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 hsjssu@osen.co.kr
[사진] OSEN DB
Copyright © OS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