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합니다…팬들 덕에 야구 선수라는 걸 느껴" 술자리 논란→69일 만의 1군 복귀, 속죄투로 얻어낸 승리

이종서 2024. 9. 1.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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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합니다." 시즌 3승.

나균안은 "내가 앞으로 야구장에서 어떻게 해야할 지 징계를 받으면서 많이 반성하고 느낀 점도 많았다"라며 "팬들에게 좋은 모습만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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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취재진과 인터뷰하는 나균안. 잠실=이종서 기자
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롯데의 경기. 롯데가 12회 연장 끝에 두산에 승리했다. 승리가 확정되자 기뻐하는 나균안. 잠실=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4.09.01/

[잠실=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죄송합니다." 시즌 3승. 그러나 표정은 밝지 못했다.

나균안(26·롯데 자이언츠)이 69일 만에 복귀전에서 승리투수가 됐다. 나균안은 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경기에 연장 11회말 등판, 2이닝 1안타 4탈삼진 무실점으로 4대3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하며 구원승을 거뒀다.

롯데는 1일 확대 엔트리 첫날 투수 나균안 이민석, 야수 김민석 이정훈, 포수 서동욱을 1군 엔트리에 등록했다.징계를 마치고 돌아온 나균안은 올 시즌 14경기에서 2승7패 평균자책점 9.05으로 부진했다.

성적도 성적이지만, 그라운드 밖에서의 사적인 일들이 문제가 됐다.

시즌 전 부부 간 갈등이 논란이 됐다.

개인사인 만큼 구단은 문제를 삼지 않았다. 정상적으로 시즌을 시작했다. 지난 6월25일 KIA 타이거즈전을 앞두고 술자리에서 늦은 시간까지 지인과 함께 있었던 사실이 알려졌다. 다음날인 25일 선발 등판, 1⅔이닝 동안 7안타(1홈런) 6볼넷 2탈삼진 8실점으로 최악의 피칭을 했다.

본업 해태로 이어진 사생활 논란. 묵과할 수 없었다. 나균안에게 구단 이미지 훼손 및 품위손상, 경기 준비 소홀 등 이유로 30경기 출전정지 및 사회봉사활동 40시간 징계를 내렸다.

이후 개인 훈련을 한 그는 지난달 29일 김해 상동구장에서 진행한 U-18 청소년대표팀과의 경기에 선발로 나와 첫 실전을 치렀다.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46.2㎞가 나왔고, 커브와 커터, 포크 등을 섞어 2이닝 2안타 3탈삼진 2실점(비자책)을 기록했다.

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롯데의 경기. 롯데가 12회 연장 끝에 두산에 승리했다. 경기 종료 후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는 김태형 감독과 나균안. 잠실=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4.09.01/

9월부터 추가로 엔트리 등록이 가능한 가운데 김태형 롯데 감독은 나균안의 등록과 함께 불펜으로 기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경기 후반부터 몸을 풀고 있던 나균안은 연장 11회말 마운드에 올랐다.

나균안은 선두타자 양의지를 스트라이크 낫아웃 폭투로 내보냈지만, 양석환을 삼진으로 잡은 뒤 김재환을 3루수 뜬공으로 돌려세웠다. 이후 대주자 여동건이 2루를 훔친 뒤 강승호가 안타를 쳤지만, 좌익수 전준우의 정확한 홈 송구로 2루주자를 홈에서 잡아냈다.

한 고비를 넘긴 롯데는 12회초 2사 후 전준우와 나승엽의 연속 안타로 1,3루 찬스를 잡았다. 두산은 박치국을 올리며 분위기를 바꾸려 했지만, 정훈가 적시타가 터졌다. 4-3으로 균형이 깨지는 순간.

나균안은 12회말도 올라왔다. 선두타자 이유찬을 3루수 파울 플라이로 잡은 뒤 홍성호와 정수빈을 모두 삼진 처리하며 경기를 끝냈다. 롯데는 4연승.

경기를 마친 뒤 나균안은 "팬들과 팀원들에게도 너무 죄송하다"고 운을 뗐다. 나균안은 "내가 앞으로 야구장에서 어떻게 해야할 지 징계를 받으면서 많이 반성하고 느낀 점도 많았다"라며 "팬들에게 좋은 모습만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 내가 어떻게 해야할 지를 많이 생각했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느 상황에서든 최선을 다하려고 준비를 했다"라며 "실전 감각을 생각할 겨를은 없었다. 마운드에 올라서 어떻게든 뭔가 모습을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롯데의 경기. 11회말 구원 등판한 롯데 나균안. 잠실=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4.09.01/

징계 기간 '반성'을 이야기했던 나균안은 "야구장은 물론 밖에서도 의식을 가지고 경각심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야구장 안팎에서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걸 느꼈다. 또 야구장에서 있는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 시간인지를 더 많이 알게 됐고, 야구선수로 이렇게 있을 수 있도록 만들어준 분들이 팬이라는 걸 느끼게 돼 반성을 많이 하게 됐다"고 했다.

이날 최고 148㎞의 공을 던진 나균안은 "몸 상태는 좋다. 마운드에 위에서 내가 해야할 걸 한다고만 생각했다. 팔이 부서지는 한이 있더라도 최선을 다해서 던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잠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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