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임금 늘어났지만… 더 깊어진 '소득 양극화'

홍승주 기자 2024. 9. 1.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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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당 월평균 소득 늘었지만
소득계층별 증가 이유 엇갈려
근로소득 늘어난 고소득층
복지확대 주원인 저소득층
정부, 고용지원책 가다듬어야

올 1분기에 쪼그라들었던 가계 실질소득이 한분기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다만 소득계층별로 명암이 엇갈렸다. 구체적인 지표를 자세히 살펴보자.

전문가들은 저소득층을 위한 고용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사진=연합뉴스]

통계청이 8월 29일 발표한 '2024년 2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가구당(1인이상 가구·농림어가 포함) 월평균 소득은 496만1000원으로 1년 전보다 3.5% 증가했다. 올 1분기 가구 소득이 전년 동기 대비 1.4% 늘었다는 걸 감안하면 증가폭이 더 컸다. 전년 동기 대비 소득증가율은 4분기 연속 플러스 행진을 이어갔다.

근로ㆍ사업ㆍ이전ㆍ재산 등 모든 항목에서 소득이 증가했다. 특히 가계 실질소득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근로소득 증가율(전년 동기 대비)이 올 1분기 –1.1%에서 2분기 3.9%로 돌아섰다. 통계청은 취업자 증가, 임금 상승 등이 근로소득의 증가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근로소득은 늘었지만 소득분위별 증가폭은 달랐다. 상위 20% 가구(소득 5분위)의 월평균 소득은 1013만8000원에서 1065만2000원으로 1년 새 5.1% 증가했다. 전체 소득 분위 중 증가폭이 가장 컸다. 4분위의 월평균 소득은 596만6000원에서 601만7000원으로 1년 새 0.9% 증가했고, 3분위는 409만6000원에서 3.1% 늘어난 422만2000원을 기록했다. 소득분위 2분위(264만5000원→275만3000원)와 1분위111만7000원→115만9000원)는 각각 4.1%, 3.7% 늘어났다.

증가폭은 소득분위별로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문제는 증가 원인이었다. 5분위 가구는 8.3% 급증한 근로소득이 전체 소득 증가로 이어졌다. 반면 1분위 가구의 근로소득은 7.5% 감소했다. 줄어든 근로소득을 대신한 건 기초연금 등에서 기인한 '이전소득'이었다. 1분위 가구의 이전소득은 1년 전보다 10.5% 증가했다.

똑같이 소득이 늘었지만 고소득층은 임금ㆍ상여금 등 근로소득이, 저소득층은 정부 복지 확대가 주원인이었던 셈이다. [※참고: 이전소득移轉所得은 개인이 정부 등으로부터 받는 수입을 말한다. 보조금, 보험금, 연금이 대표적이다.]

[자료 | 통계청, 사진=뉴시스]

이 때문인지 상위 20%의 소득을 하위 20%의 소득으로 나눈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5.36배로 지난해 2분기(5.34배)보다 벌어졌다. 전문가들이 저소득층을 위한 고용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양준석 가톨릭대학교(경제학) 교수는 "팬데믹 이후 식당 등이 고용을 잘 하지 않다 보니 비숙련 노동자 고용이 줄어들면서 저소득 가구의 근로소득이 감소했다"며 "회사나 공장에서 비숙련 노동자를 많이 고용할 수 있도록 지원 정책을 펼쳐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홍승주 더스쿠프 기자
hongsam@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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