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금빛 총성… “우리가 바통 터치”

장한서 2024. 9. 1.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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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격 조정두·박진호, 패럴림픽 金 명중
연이틀 우승… 올림픽 성과 이어
척수장애 조, 1호 금메달 영광
세계 1위 박, 2전3기 끝 정상에
탁구·태권도서도 동메달 수확
尹대통령, SNS로 격려 메시지

사격은 2024 파리 올림픽에서 ‘효자 종목’ 노릇을 톡톡히 했다. 당초 금메달 후보로 꼽혔던 여자 25m 권총 양지인(21·한국체대) 외에도 10m 공기권총 오예진(19·IBK기업은행), 10m 공기소총 반효진(17·대구체고)도 금메달을 쏘며 한국 사격 역대 최고 성적(금 3·은 3)을 작성했다.

한국 사격이 올림픽에 이어 패럴림픽에서도 연이어 금빛 총성을 파리에 울리고 있다. 조정두(37·BDH파라스)가 이번 패럴림픽에서 팀 코리아의 첫 금메달을 사격에서 신고한 데 이어 한국 장애인 사격 ‘간판’ 박진호(47·강릉시청)는 지난달 31일(한국시간) 프랑스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열린 2024 파리 패럴림픽 사격 R1 남자 10m 공기소총 입사(스포츠등급 SH1) 결선에서 249.4점을 쏴 예르킨 가바소프(카자흐스탄·247.7점)를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6번째 발까지 5위에 그쳤던 박진호는 막판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해 결국 정상에 올랐다.
조정두
이로써 한국 사격은 전날 조정두의 P1 남자 10m 공기권총(SH1 등급) 금메달에 이어 두 번째 금메달 쾌거를 달성했다.
조정두는 군 복무 중이던 2007년 뇌척수막염 진단 후 제대로 치료받지 못해 척수 장애인이 됐다. 이후 8년간 온라인 슈팅게임에 빠져 살다가 실제 총을 잡은 뒤 국가대표로 성장했다.
대역전 드라마 장애인 사격 국가대표 박진호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프랑스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열린 2024 파리 패럴림픽 R1 남자 10m 공기소총 입사(스포츠등급 SH1) 결선에서 총을 쏘고 있다. 박진호는 249.4점을 쏴 예르킨 가바소프(카자흐스탄)의 247.7점을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샤토루=연합뉴스
박진호는 한국 장애인 사격의 ‘살아 있는 전설’이다. 체대 출신으로 25살이던 2002년 낙상 사고로 척수 장애를 입은 그는 공무원 시험 준비까지 고려하며 운동선수의 꿈을 접는 듯했으나, 재활을 돕던 의사의 권유로 총을 잡았다. 한국을 대표하는 간판선수로 성장한 그는 지난해 세계선수권을 석권하며 랭킹 1위에 올라 세계 최강자가 됐다. 지난해 창원 월드컵에선 결선 세계기록(250.5점)을 쓰기도 했다.

이런 그는 패럴림픽 금메달과는 유독 연이 닿지 않았다. 박진호는 앞서 출전한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를 메달 없이 마쳤고, 2020 도쿄 대회는 은메달과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결국 자신의 세 번째 패럴림픽 도전에서 금메달을 수확했다.

박진호는 “2014년부터 이 종목 세계신기록(본선)을 나 혼자 바꿔왔는데 유독 패럴림픽에서 금메달이 없었다”며 “아쉬움이 많이 남았었는데, 비어 있던 게 꽉 찬 느낌이 들었다. 희열이 느껴졌다”고 기뻐했다. 이어 “‘아, 내가 드디어 패럴림픽에서 애국가를 울리는구나’라는 생각에 뭉클했고, 눈물이 날 뻔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국 장애인 사격은 대회 개막 이틀 만에 메달 4개(금2, 은1, 동1)를 획득하면서 효자 종목으로 등극했다.

장애인 탁구에서도 메달 소식이 이어졌다. 탁구 남자복식(스포츠등급 MD4) 장영진(서울특별시청)·박성주(토요타코리아) 조는 슬로바키아의 페테르 로바스·얀 리아포스 조와 결승에서 만나 1-3(10-12, 11-7, 7-11, 8-11)으로 아쉽게 패배해 은메달을 획득했다. 여자 복식(스포츠등급 WD10)의 정영아(서울특별시청)·문성혜(성남시청) 조와 강외정(경상남도장애인체육회)·이미규(경상북도장애인체육회) 조는 준결승에서 나란히 무릎을 꿇어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패럴림픽 탁구는 동메달 결정전 없이 4강에만 진출해도 동메달을 확보한다.

장애인 태권도 ‘에이스’ 주정훈(30·SK에코플랜트)은 남자 80㎏급 스포츠등급 K44 동메달 결정전에서 카자흐스탄의 누를란 돔바예프를 7-1로 꺾었다. 도쿄 대회에서도 동메달을 획득했던 주정훈은 2개 대회 연속 시상대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골반 부상 투혼 속에 값진 메달을 따낸 주정훈은 “이번 대회를 마치고 은퇴하려고 했는데, 2028 로스앤젤레스 대회까지 도전을 이어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2024 파리 패럴림픽에 참가 중인 대한민국 선수단을 향해 격려의 메시지를 전했다. 윤 대통령은 페이스북을 통해 “파리에서 기쁜 소식이 전해졌다”며 “어려움을 극복하고 한계를 넘어 최고의 성취를 거두고 있는 83명의 선수와 지도자 여러분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마지막까지 국민과 함께 힘껏 응원하겠다”고 밝혔다.

장한서·조병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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