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이, 손 맞잡은 채 ‘25만원·채 상병 특검법’ 평행선

서영지 기자 2024. 9. 1.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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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첫 대표회담을 열었지만, 지구당제 재도입을 제외한 나머지 핵심 안건에 대해선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관심사였던 채 상병 특검법과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와 관련해선 두 대표가 이견만 확인한 채 추후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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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현안 등 8개 목표 발표했지만
구체적 합의 없이 방향 인식 공유 그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대표 회담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첫 대표회담을 열었지만, 지구당제 재도입을 제외한 나머지 핵심 안건에 대해선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관심사였던 채 상병 특검법과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와 관련해선 두 대표가 이견만 확인한 채 추후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국민의힘 곽규택, 민주당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1일 오후 회담을 마친 뒤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두 당이 ‘민생 공통 공약 추진을 위한 협의기구 구성’ 등 8가지 목표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들이 발표한 ‘회담 결과 공동 발표문’에는 △금투세는 주식시장의 구조적 문제 등을 고려한 활성화 방안과 종합 검토 △정부에 추석 연휴 응급의료체계 가동 당부 및 국회 차원 대책 강구 △가계·소상공인의 부채부담 완화를 위한 지원 방안 강구 △정당정치 활성화를 위한 지구당제 적극 도입 등이 담겼다. ‘주식시장의 구조적 문제’ 등을 언급한 대목은 국민의힘이 제안한 ‘금투세 폐지(유예)’ 대신에, ‘추석 연휴 응급의료체계’ 관련한 항목은 ‘의료대란’ 대책에 대한 합의 대신에 들어갔다. ‘가계·소상공인 지원 방안’은 민주당이 제안한 전 국민 25만원 지원에 대해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발표문에 포함됐다.

이 밖에도 발표문에는 △딥페이크 성범죄에 대한 처벌·제재·예방 제도 보완 △반도체 산업, 인공지능(AI) 산업, 국가기간전력망 확충 지원 방안 협의 △맞벌이 부부 육아휴직 기간 연장 등 저출생 대책 입법과제 신속 추진이 담겼다. 하지만 문구에 담긴 표현과 사후 브리핑 내용을 종합하면 구체적 합의 없이 큰 틀의 방향에서 인식을 공유한 수준이다.

최대 관심사였던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 조승래 대변인은 “한 대표가 ‘본인은 의지가 있지만 당내 사정이 있다’는 설명과 함께 ‘법안도 준비 중’이라고 했다”고 전했지만, 곽규택 대변인은 “그런 적 없다. 한 대표는 민주당 압박이 이해는 가지만 우리가 따라갈 수 없다, 계속 논의하고 있다고만 했다”고 선을 그었다.

핵심 의제에서 합의를 도출하지는 못했지만 두 당이 민생 공통 공약을 추진하기 위해 협의기구를 운영하기로 한 것에 대해선 정치권 평가가 대체로 긍정적이다. 대표회담과 관련해선 한 대표가 한달에 한번이나 두달에 한번 정례적으로 열자고 했지만, 회담 주기나 날짜를 따로 정하진 않았다고 한다.

대통령실은 구체적 합의 없이 끝난 대표회담에 안도하는 분위기다. 대통령에 맞서 1·2당의 대표가 손을 잡는 최악의 모습은 연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회담 뒤 “이번 대표회담이 국회 정상화의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 이번 정기 국회가 양당 대표가 국민 앞에 약속한 민생 정치의 첫걸음이 되어야 한다. 여야 간 큰 이견이 없는 민생 법안에 대한 민생 패스트트랙 국회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서영지 전광준 이승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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