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처럼 번진 빈집…부산 서구 초장동 7년새 3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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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도심 곳곳이 빈집으로 멍들고 있다.
심각한 고령화(40%)가 진행된 부산 서구 초장동의 빈집 확산세는 코로나19 감염속도처럼 무서웠다.
국제신문 취재진의 2024년 창간기획시리즈 '부산 빈집 팬데믹'이 초장동에서 시작된 이유이기도 했다.
같은 기간 초장동 빈집 증가율(242%)은 전국 증가율(21%)과 부산 증가율(20%)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빈집은 빠르게 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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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주택 2181채 전수조사…2017년 106곳서 363곳으로
원도심 중심 무서운 확산세, 부산지역 전국서 가장 심각
부산 도심 곳곳이 빈집으로 멍들고 있다. 빈집은 감염병을 일으키는 세균이나 바이러스처럼 고령화와 인구유출 등 도심의 허약한 고리를 파고 들었다. 심각한 고령화(40%)가 진행된 부산 서구 초장동의 빈집 확산세는 코로나19 감염속도처럼 무서웠다. 단란했던 마을 공동체는 사라졌고, 좁은 골목길은 인사 대신 불안한 눈빛의 경계심으로 가득했다. 공·폐가를 알리는 경찰의 스티커가 집집마다 늘어날수록 동네와 주민의 마음은 어두워졌다. 국제신문 취재진의 2024년 창간기획시리즈 ‘부산 빈집 팬데믹’이 초장동에서 시작된 이유이기도 했다.
국제신문 취재진은 경성대 도시계획과 연구팀과 공동으로 서구 초장동 빈집의 전수조사를 위해 일주일 동안 초장동의 모든 골목을 누비며 단독주택 2181세대를 일일이 점검했다. 국제신문은 부산의 원도심 중 2017년 부산대와 2020년 경성대 연구진이 각각 빈집 전수조사한 이곳에서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빈집이 얼마나 늘어났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공·폐가 알림 스티커와 전기계량기 작동 여부, 쓰레기 방치 여부와 이웃 주민의 증언을 토대로 빈집이 얼마나 늘어났는지를 확인한 뒤 경성대 연구팀 카마타 요코 선임연구원의 도움을 받아 국토교통부 기준 지리정보 데이터베이스에 기반해 분석했다.
현실은 충격적이었다. 처음 조사가 진행된 2017년 이후 7년 동안 초장동의 일부 통·반 지역은 마치 유령도시를 방불케 할 수준으로 변해있었다. 2017년 106곳이었던 빈집은 무려 363곳으로 3배 이상 늘었다. 빈집 비율은 같은 기간 단독주택 기준 6.2%에서 21.9%로 치솟았다. 같은 기간 초장동 빈집 증가율(242%)은 전국 증가율(21%)과 부산 증가율(20%)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빈집은 빠르게 늘어갔다.
빈집이 되는 순간, 빈집은 다시 사람으로 채워지지 않았다. 2020년 빈집 가운데 90%가 2024년에도 계속 방치됐다. 고작 10곳 중 1곳이 사람이 다시 들어와 살거나 아예 철거됐다. 한 골목 자체가 사실상 빈집으로 방치된 곳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특히 초장동 일대 완월동 재개발이 예정된 인근 지역의 골목은 초입부터 빈집으로 싸늘함이 감돌았다. 길고양이가 아니었다면 이 골목을 ‘정지 화면’으로 착각할 정도였다.
부산은 전국에서 빈집 문제가 가장 심각한 곳이다. 2020년 전국 빈집 현황 조사를 보면 부산의 ‘1년 이상 빈 집’은 2만2120호로 전국에서 가장 많다. 폐가 수준의 빈집은 7806호로, 서울(9249호) 다음 수준이다. 부산의 고령인구 비율은 지난 5월 기준 23.2%로 전국 광역시 중 최초로 초고령화 사회(만 65세 인구가 전체의 20% 이상)에 진입했다. 특히 서구 초장동은 전체 인구 3903명 가운데 40%(1572명)가 65세 이상인 ‘슈퍼’ 초고령화 동네다. 빈집은 감염병처럼 번져나가지만, 대책은 미미한 실정이다.
창간 77주년을 맞은 국제신문은 빈집 공포에 사로잡힌 원도심권 등 부산의 현실과 이로 인해 절멸하는 마을 공동체의 모습을 생생히, 그리고 집중 보도한다. 빈집 문제 해결을 위한 일본과 미국의 사례를 상세히 소개하고 도시정비 전문가 등으로부터 빈집 문제 해결을 위한 해법을 듣는다.
특별취재팀 = 김준용 정지윤 조성우 박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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