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차밭 거닐고, 뻘배 타고 갯벌 누비고…보성 ‘국가농어업유산’ 한자리서 즐긴다
갯벌풋살대회 등 행사 마련
전 세계 차 맛볼 품평대회도
꼬막은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제맛을 낸다. 꼬막의 최대 생산지는 전남 보성 여자만과 득량만 갯벌이다. 국내 꼬막의 95%가 전남에서 나는데, 이 중 70%가 보성에서 생산된다.
발이 푹푹 빠지는 갯벌에서 꼬막이나 낙지를 잡기 위해 주민들은 ‘특별한 도구’를 고안해 냈다. 널빤지로 만든 뻘배. 어민들은 뻘배를 타고 갯벌 위를 미끄러지듯 달린다. ‘보성 뻘배어업’은 국가중요어업유산 2호다.
보성에는 미국 방송 CNN이 감탄한 풍경도 있다. CNN은 2013년 회천면 봇재 일대 산비탈에 조성된 전통 차밭을 ‘세계 놀라운 풍경 31선’ 중 하나로 꼽았다.
주민들은 야생차가 자라던 이곳에 50여년 전 대규모 차밭을 조성했다. 새끼줄과 곡괭이, 삽을 이용해 등고선처럼 수평을 유지하며 차 나무를 심었다. 이곳의 차는 자연 상태와 같은 조건에서 재배해 특유의 맛과 향을 낸다.
1600여년의 차 재배 역사를 자랑하는 보성에는 100곳이 넘는 차밭이 있다. 차 재배면적은 770㏊로 한국 최대 주산지다. ‘보성 전통차농업’은 국가중요농업유산 11호다.
전남 보성에서 이 같은 국가중요농업유산과 어업유산을 동시에 경험해 볼 수 있는 축제가 열린다.
보성군은 “국가중요농어업 유산의 가치를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국가중요농어업유산축제’를 6일부터 8일까지 개최한다”고 1일 밝혔다.
정부는 지역 환경에 적응하면서 오랫동안 형성되고 발달해온 농업과 어업 자원 중 보전 가치가 높은 것을 ‘중요농어업유산’으로 지정하고 있다. 현재 농업유산 18곳과 어업유산 13곳이 지정됐다.
바다와 육지가 만나는 보성은 농업과 어업 유산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 한 지자체가 농업과 어업 모두 중요유산을 보유한 곳은 보성과 제주(밭담·해녀어업), 완도(구들장 논·지주식 김양식업), 부안(유유동 양잠농업·곰소 천일염업) 등 4곳뿐이다.
특히 보성의 농어업 유산은 일반인들도 쉽게 체험해 볼 수 있다. 현지 주민들처럼 전문적인 농업이나 어업 지식이 없어도 차밭을 거닐고 갯벌을 달려볼 수 있다.
‘보성 국가중요농어업유산축제’는 이런 장점을 살려내고 있다. 벌교 장양어촌체험마을 일대에서는 관광객들이 ‘뻘배어업’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다. 군은 갯벌에서 오는 7일 ‘뻘배대회’와 ‘갯벌풋살대회’를 개최한다.
뻘배대회는 100∼150m 거리의 갯벌을 ‘레저용 뻘배’를 타고 달려 승부를 가른다. 매년 100명이 넘는 사람이 참가할 정도로 인기다. 갯벌에서 열리는 풋살대회도 인기다. 5명이 팀을 이뤄 출전해야 하는데 지난해에는 12개 팀이 참가 신청을 했다.
봇재 일대 보성 차밭에서는 전 세계의 차를 맛볼 수 있는 ‘세계 차 품평대회’ 등이 열린다. 한국차박물관에서는 차의 역사도 만나볼 수 있다.
차밭을 걷는 ‘유산길 걷기’ 행사도 눈길을 끝다. 매일 500명이 신청할 수 있는데 유산길 곳곳에 숨겨진 ‘황금 찻잎’과 ‘고급차’ 등의 보물을 발견할 수도 있다. 김철우 보성군수는 “선조들의 삶과 지혜가 담긴 소중한 농어업유산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 문화와 축제를 연계한 특별한 관광자원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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