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복판 잇따른 싱크홀…예측불가 현상에 시민 불안
“실효성 있는 사전 점검 필요
인력·장비 보강해 대비를”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도로에서 달리던 차량이 땅꺼짐(싱크홀)으로 발생한 구멍에 빠져 2명이 중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한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서울 도심 곳곳에서 땅꺼짐이 잇따라 발견되면서 시민 불안이 커지고 있다. 시민 불안과 피해를 잠재우려면 체계적이고 실효성 있는 사전점검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높다.
1일 서울 종로구 소재 직장에 다니는 노모씨(30)는 전날 지하철 1호선 종로5가역 인근 도로에서 땅꺼짐이 발견됐다는 소식을 듣고 두려움이 커졌다고 말했다. 노씨는 “종로·강남 할 것 없이 싱크홀이 생겼다니 어디서든 방심할 수 없을 것 같다”며 “나 혼자 조심한다고 싱크홀을 피해 갈 수 있는 게 아니다 보니 더 무섭다”고 말했다.
경찰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오후 4시쯤 종로5가역에서 종로3가역 방향으로 가는 도로에서 가로 40㎝, 세로 40㎝, 깊이 1.5m의 땅꺼짐이 발견됐다. 같은 날 강남구 역삼동 지하철 9호선 언주역에서 7호선 학동역 방향으로 가는 도로에서도 도로 침하가 발생해 교통이 일부 통제됐다. 서대문구에서 가로 6m, 세로 4m, 깊이 2.5m 크기의 땅꺼짐이 발생한 지 이틀 만이다.
땅꺼짐은 여름철 많은 비가 내려 지하수 유입이 급격히 늘어나거나 빗물이 내려가는 하수관이 낡아 누수량이 많아지면 발생 위험이 커진다고 알려졌다. 점성이 있는 물이 땅속으로 흐르면서 모래나 자갈을 쓸고 내려가다 보니 구멍이 생기는 것이다.
서울시는 2014년 석촌지하차도에서 땅꺼짐이 발견된 이후 지표투과레이더(GPR)를 투입해 정기적으로 도로를 점검하고 있다. 그러나 GPR은 지표면에서 3~4m 아래까지만 감지할 수 있어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는 지난달 29일 땅꺼짐이 발생한 서대문구 도로에 대해 지난 5월 탐사했지만 공동(땅 밑 빈 공간)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박창근 가톨릭관동대 토목학과 교수는 “싱크홀은 지하 7~8m에서도 생길 수 있는데 3~4m까지만 감지할 수 있는 서울시의 GPR 장비로는 감지되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전문 인력과 장비를 도입해 사전에 더 실질적으로 싱크홀 발생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원철 연세대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명예교수는 “싱크홀은 한 번 문제가 생기면 엄청난 손해가 발생하기 때문에 땅속 조사를 할 수 있는 장비를 보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매년 땅이 단단할 때인 2~3월과 여름철 비로 땅속에 변화가 생겼을 8~9월에 정기 조사를 진행해 구멍이 생겼는지 보고 보강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도심에서 지하 공사를 할 때 품질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온다. 박 교수는 “지하 터파기 공사 때 반출된 흙에 대한 품질 관리와 인근 차수벽 설치를 제대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송이 기자 songy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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