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블 커 멱살 못 잡겠네” 웃음... 韓·李, 예정에 없던 38분 독대도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1일 첫 양자 회담에서 38분간 독대(獨對)의 시간을 가졌다. 원래 예정에 없었지만, 회담에 배석했던 양당 정책위의장과 수석 대변인이 ‘공동 발표문’ 작성을 위해 회담장을 떠나면서 자연스럽게 두 사람만 남게 된 것이다. 양 대표가 이때 무슨 얘기를 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국민의힘 곽규택 수석대변인은 “(발표문 작성을 마치고 다시) 들어가니까 두 분께서 웃고 계시는 분위기였다”고 했다. 이 대표는 ‘독대에서 무슨 얘기를 나눴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그걸 말해주면 어떡하느냐”고 했다. 이날 회담은 양당이 합의했던 90분을 훌쩍 넘겨, 모두 발언부터 발표문 공개까지 총 3시간이 걸렸다.
한·이 대표의 첫 회담은 여야 대표 간 11년 만의 양자 회담이었다. 이전까지 양당 대표가 의제를 갖고 공식적으로 만난 것은 2013년 황우여(당시 새누리당)·김한길(당시 민주당) 대표 회담이 마지막이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2시 회담이 열리는 국회 본관 3층에 먼저 도착해 나중에 온 한동훈 대표를 맞이했고 두 사람은 환하게 웃으며 악수했다. 이 대표는 하늘색 셔츠에 남색 넥타이를, 한 대표는 흰색 셔츠에 붉은 넥타이를 했다.
한·이 대표는 이날 회담이 열리기 전 모두 발언에서 각각 13분, 19분을 썼다. 당초 양당은 모두 발언에 7분씩을 사용하고, 한 대표가 이 대표보다 먼저 발언하기로 지난달 30일 합의했다. 전날 발언 시간을 3분 늘리자는 민주당 측 요청을 국민의힘 측이 수용하면서 모두 발언은 총 10분씩으로 늘어났다. 그런데 정작 회담 당일에는 한·이 대표 둘 다 발언 시간을 초과해 버린 것이다. 국회 관계자는 “회담이 열리기 전부터 주도권을 잡으려는 양측의 기 싸움이 치열했다”고 말했다.
양 대표는 발언을 시작하면서 “이재명 대표님께서 양보해 주셔서 제가 먼저 말씀 드린다”(한 대표) “존경하는 우리 한동훈 대표님 말씀 잘 들었다”(이 대표)고 했다. 한 대표가 발언하며 ‘정쟁 중단’ ‘민생’ 등의 단어를 언급할 때, 이 대표는 종이에 볼펜으로 무언가를 적었다. 뒤이어 이 대표가 발언할 때 한 대표는 중간중간 고개를 끄덕였다. 한 대표는 미리 원고를 준비해 왔고, 이 대표는 즉석에서 발언했다고 한다.
이후 비공개 회담은 자리를 옮겨 국회 접견장에서 열렸다. 회의장에서 이 대표가 회담 테이블이 커서 서로 멀다는 손짓을 하며 “이거 화나도 멱살도 못 잡겠네, 이래 가지고는”이라고 하자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회담 종료 후 함께 걸어 나온 한·이 대표는 국회 로텐더홀을 지나 악수를 한 뒤 헤어졌다.
이날 첫 양자 회담을 앞두고 양당 지지자들도 국회에 집결했다. 한 대표 지지자들은 국회 소통관 1층과 외부에서, 이 대표 지지자들은 국회 본관 인근에서 대기했다. 일부 유튜버도 회담이 진행되는 동안 국회 전경을 생중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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