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이재명 합의안, 의료개혁 중재·채상병 제3자 특검 빠졌다
조국혁신당·새미래 "맹탕 합의, 만나면 뭐하나" 개혁신당 "절반 성공"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첫 당 대표 회담에서 추석 전 의료대란 방지를 위한 중재안 마련과 채상병 제3자 특검법 등 가장 중대한 현안에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다른 야당들은 “맹탕 합의”, “절반의 성공”,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었다” 등 냉담한 평가를 내놓았다.
곽규택 국민의힘 수석대변인과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이 1일 한동훈 이재명 당 대표 회담 결과 공동 발표문 브리핑에서 △양당의 민생 공통 공약을 추진하기 위하여 협의기구를 운영하기로 하였고 △금투세와 관련해 주식시장의 구조적 문제 등 활성화 방안과 함께 종합적으로 검토, 협의하기로 하였다고 밝혔다. 양측은 핵심 현안인 의료대란 대책과 관련해 “추석 연휴 응급 의료체계 구축에 만전을 기할 것을 정부에 당부하고 국회 차원의 대책을 협의하기로 하였다”고 밝혔다. 추석 전에 정부가 양보하거나 전향적인 대안을 받아들이도록 하는 합의안을 도출하지는 못했다.
이밖에 양측은 △반도체 산업, AI 산업, 국가 기반 전력망 확충을 위한 지원방안 적극 논의 △가계와 소상공인의 부채 부담 완화 위한 지원방안 적극 강구 △저출생 대책의 일환으로 맞벌이 부부의 육아 휴직 기간 연장 등 육아휴직 확대를 위한 입법 과제 신속 추진 △딥페이크 성범죄 문제 심각성에 인식을 같이 하고 처벌과 제재, 예방 등을 위한 제도적 보완 신속 추진 등을 합의했다. 이들은 또 “정당정치의 활성화를 위하여 지구당 제도의 재도입을 적극 협의하기로 하였다”고 발표했다.
의료대란 해법과 관련해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상황의 심각성 말씀드렸고, △대통령 사과 △문제 복잡하게 만든 책임자 문책 △대책기구 구성 등 이해관계자가 참여해 설득할 구조 만드는게 필요하겠다는 요청과 토론이 있었으나 구체적 합의 만들지 못했다”고 답했다. 곽규택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양당 대표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최우선되어야 한다, 2025학년도 수능 부분에 대해 더 이상 논의할 수가 없다는데에는 인식을 같이했다”고 설명했다.
채상병 제3자 특검법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과 관련해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채상병 제3자 특검법 관련 논의와 허심탄회한 토론이 있었으나 합의하지 못했다”고 밝혔고, 곽규택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설정하는 기한에 맞춰 당의 입장을 낼 수는 없다는 이야기를 나눴고, 국민의힘 내부에서 계속 논의해가는 과정이라고 했다.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결과를 두고 정치권은 냉담한 반응이 나왔다. 김보협 조국혁신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합의안을 두고 “양 당 대표의 회담이 '맹탕'으로 끝났다”며 “책임이 막대한 거대정당 대표 회담의 첫 출발이 이런 수준이라면, 앞으로 수시로 만난들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혹평했다. 김 수석대변인은 특히 한동훈 대표가 약속한 '제3자 추천 순직 해병 특검법'을 합의하지 못한 점을 두고 “국민의 지탄을 받을 것”이라며 “자신이 한 약속도 지키지 못하는 여당의 대표 말에 무슨 힘이 실리겠느냐. 한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이 허용한 범위 안에서만 '재량권'을 행사하느냐”고 반문했다. 김 수석대변인은 “의료대란에 대해서도 '국회 차원의 대책 마련' 이상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며 “국민들이 이번 추석 연휴에 '절대 아파선 안된다'고 다짐을 해야할 판”이라고 지적했다.
김 수석대변인은 마지막 합의사항인 '지구당 부활'을 두고 “두 거대정당의 속내가 드러나는 합의”라며 “거대양당의 이해가 걸려있는 '지구당 부활'을 마치 정치개혁의 최우선 과제인양 언급했다. 우려스럽다”고 비판했다. 교섭단체 요건 완화 등 시급한 정치개혁 현안 언급 없이 거대양당의 이해가 걸린 지구당 부활에 합의했다고 지적했다.
김성열 개혁신당 수석대변인도 논평에서 “11년만의 여야간 훈풍”이라면서도 “절반의 성과”라고 평가했다. 김 수석대변인은 “현안인 금투세와 관련 주식시장 활성화 협의, 반도체와 AI 지원, 가계부채 부담 완화 등에 대해 공통 분모를 찾은 것은 분명한 성과”라면서도 “당초 의제에 빠졌음에도 의료대란에 국회 차원의 대책을 마련하기로 한 것은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김 수석대변인은 그럼에도 “채상병 특검법은 이번 회담의 메인 디쉬 중 하나였음에도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해 한 대표의 진정성에 대한 의심만 더욱 커졌다”며 “추석을 앞두고 지급하겠다던 민생회복 지원금도 대표간 합의 불발로 인해 불투명해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와중에 지구당 부활이 당면한 주요 민생 사안인지도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김 수석대변인은 “소문난 잔치였음에도 기대한 국민들을 배불리 만족 시키지 못했다”며 “협의된 정책들도 아직 방향성만 확인한 수준이기에 향후 구체적 합의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고 했다.
김양정 새로운미래 수석대변인도 서면브리핑에서 “아쉬움과 실망감이 크다”며 “젊은 해병이 억울하게 세상을 떠난 채상병 특검법 관련 합의는 또다시 '빈손'으로 끝났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의료대란 해결책 역시 '맹탕'이었다”고 지적했다. 김 수석대변인은 “발표문에는 양당간 이견이 크지 않은 금투세 폐지, 저출생 대책, 딥페이크 성범죄 처벌 등은 굳이 회담 테이블에 올리지 않았어도 풀어낼 수 있었던 의제들”이라며 “새로울 것이 없는 재방송 회담”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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