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파수 쪼개기보다 광대역으로 효율화 “올해 5G 추가 공급 없다”
통신 업계 서비스 확대 욕구도 시들
내년 3G·4G 연계한 5G 정책 검토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올해 5G 주파수를 추가 공급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2026년 이용 기간이 만료되는 3G·4G 주파수의 재할당과 연계해 5G 주파수 추가 공급을 결정할 방침이다.
과기정통부는 1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4∼2027년 대한민국 스펙트럼 플랜’을 발표했다.
정부는 이번 발표에서 주파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광대역화’를 강조했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이 자사가 사용하는 5G 3.7㎓ 대역 인근 20㎒ 폭 주파수 추가 할당을 신청한 것은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 SK텔레콤에만 주파수를 쪼개서 주기보다는 3.7~4.0㎓ 대역에서 300㎒ 폭을 통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과기정통부는 “3.7㎓ 대역의 경우 광대역의 높은 활용 가치가 훼손되지 않고 여러 사업자가 경쟁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공급을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SK텔레콤 역시 인공지능(AI)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면서 20㎒ 폭 주파수 추가 할당에서 관심을 거둔 상황이다. 주파수 할당과 인프라 구축에 막대한 돈을 쓰는 대신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AI 분야 투자로 방향을 튼 것이다.
주파수 수요가 시들해진 것은 5G 시장 포화와도 연관이 있다. 5G 가입자는 이미 3400만명을 넘어섰고, 전체 무선 데이터트래픽은 늘지 않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5G 기술이 이전 LTE(4G)에 비해 대규모 데이터를 처리하는 데 효율적이다 보니 추가적인 주파수 니즈(요구)가 크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통신사가 낸 주파수 할당대가를 정부 기금으로 활용하고 있는 데다, 통신 생태계 활성화 문제도 얽혀 있어 주파수 공급을 놔버릴 순 없는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5G 주파수 추가 할당 연구반’을 운영해 내년 하반기 공급을 검토하기로 했다.
통신사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현재 5G 서비스 제공 주파수(SK텔레콤 3.6~3.7㎓, KT 3.5~3.6㎓, LG유플러스 3.4~3.5㎓)와 붙어 있는 대역을 열어두고, 저대역 주파수(700㎒, 800㎒, 1.8㎓)도 함께 검토한다. 5G 주파수 추가 공급과 현재 3G·4G용으로 사용 중인 주파수에 대한 재할당을 연계해서 보겠다는 것이다.
남영준 과기정통부 주파수정책과장은 “5G 주파수 추가 공급 시 3.7~4.0㎓ 대역에서 100㎒ 폭씩 3개로 나눠 줄 수도 있고, 경쟁 유도를 위해 차별적으로 나눠 줄 수도 있다”며 “3G와 LTE용으로 사용 중인 주파수도 5G에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제4 이통사 후보로 선정했던 스테이지엑스에서 회수한 28㎓ 대역에 대해선 연구반 논의를 거쳐 정책 방향을 결정하기로 했다.
과기정통부는 차세대 통신인 6G와 관련해 2027년까지 세계전파통신회의(WRC)에서 6G 후보 대역 연구 및 기술 표준화 등이 구체화할 것으로 보고 국내 산업 생태계에 유리한 주파수 대역을 발굴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배문규 기자 sobbel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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