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2025학년 의대 증원 안 끝났다”… 더 깊어지는 의·정 갈등
尹 대통령 “증원 마무리” 못 박자
의료계 “선발은 12월” 재검토 고수
의사 수급 기구 출범·수가 인상 등
의료개혁안도 “공수표” 평가절하
세종충남대 야간 응급실 중단 돌입
건국대도 전문의 부족 주말 문닫아
정부, 2일부터 응급실 일일브리핑
응급실에 힘겹게 들어가는 환자 추석 연휴를 앞두고 응급실 과부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1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환자가 보호자의 부축을 받으며 응급실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
이형민 대한응급의학의사회 회장은 ‘전국 응급실 대부분 문제 없다’는 대통령과 정부 입장에 “응급실당 6명의 전문의가 필요하다는 게 해외 기준인데, 지금 권역센터의 절반 가까이가 전문의 혼자 근무하고 있다고 한다”며 “심각한 위협”이라고 지적했다.
의료개혁특별위원회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의료개혁 실행방안에 대한 비판도 거세다. 의협은 “그동안 수없이 논의됐지만 실현되지 못한 ‘거대한 공수표’에 불과하다”며 “결국 의사 결정은 이 사태 책임이 있는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에서 이뤄진다. 한국 보건의료 정책을 망쳐 왔던 전철을 그대로 밟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의대 정원 수급 추계 시스템 마련, 2027년까지 3000여 의료행위 수가 조정,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지원사업 시작, 지역의료 강화 및 전공의 수련제도 개선 등을 발표했다.
정부와 의료계가 한치의 물러섬 없이 강대강으로 맞서는 가운데 전국 병원의 응급실 위기는 이어지고 있다. 세종시의 유일한 국립대 병원인 세종충남대병원은 응급의학과 전문의 부족으로 이날부터 한 달간 응급실 야간 운영을 중단한다. 교수 3명과 촉탁의 12명으로 운영됐는데, 최근 교수 1명과 촉탁의 7명이 그만둔 탓이다. 다만 소아전문 응급의료센터는 정상 진료하고 추석 연휴에도 진료한다. 응급의학과 전문의 7명 중 5명이 떠난 건국대 충주병원도 이날부터 평일 야간과 주말엔 응급실 문을 닫는다. 강원대병원도 2일부터 야간엔 성인 대상으로는 응급실을 운영하지 않는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이날 “강원도 한 권역응급의료기관이 전문의들에게 ‘24시간 근무하지 않으면 처벌하겠다’고 협박과 겁박을 일삼고 있다”며 “병의원들에 내려온 공문에도 ‘연휴기간 자발적 참여’라고 하지만 불응할 경우 현장조사와 고발을 하겠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병원의 최종치료 능력 저하로 수용이 불가해 응급환자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죽어가고 있다”며 “응급실 위기라는 현상황을 부정하고, 부적절하고 눈 가리기식 응급실 위기관리 대책은 현상황을 악화시킬 뿐”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2일부터 전국 응급실 현황 관련해 범부처 합동 일일 브리핑을 진행하기로 했다. 응급실 수용 가능 병상과 의료인력 상황 등을 설명할 계획이다.
정재영 기자, 춘천=배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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