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징계 복귀' 나균안 2이닝 KKKK 속죄투, '7위 껑충' 롯데 12회 두산 4-3 제압했다[잠실 게임노트]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롯데 자이언츠가 힘겹게 4연승을 질주하며 가을야구를 노래했다.
롯데는 1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팀간 시즌 15차전에서 연장 12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4-3으로 신승했다. 8위 롯데는 시즌 성적 56승62패3무를 기록하면서 6위 한화 이글스와 경기차를 없애고 7위로 올라섰다. 6위였던 SSG 랜더스는 8위로 미끄러졌다. 4위 두산은 3연패 늪에 빠지면서 시즌 성적 64승63패2무를 기록해 5위 kt 위즈에 1경기차로 쫓기게 됐다.
두산은 지긋지긋한 일요일 14연패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두산은 지난 5월 12일 kt 위즈와 더블헤더 제2경기에서 8-4로 승리한 이후 지난달 25일 잠실 한화 이글스전까지 일요일 13연패(1무)를 기록하고 있었다. 두산은 112일 만에 일요일 승리를 노렸으나 14연패(1무)에 빠졌다.
롯데는 윤동희(중견수)-고승민(2루수)-손호영(3루수)-빅터 레이예스(우익수)-전준우(좌익수)-나승엽(1루수)-정훈(지명타자)-박승욱(유격수)-손성빈(포수)으로 선발 라인업을 짰다. 선발투수는 박세웅이었다.
두산은 정수빈(중견수)-허경민(3루수)-제러드 영(좌익수)-양의지(포수)-양석환(1루수)-김재환(지명타자)-강승호(2루수)-이유찬(유격수)-조수행(우익수)이 선발 출전했다. 선발투수는 조던 발라조빅이었다.
롯데 선발투수 박세웅은 6이닝 88구 1피안타 2사사구 4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치고도 불펜 방화로 승패 없이 물러났다. 7회에만 한현희(0이닝 2실점)-진해수(⅓이닝)-구승민(⅔이닝 1실점)까지 3명을 기용했는데 3점 리드를 지키지 못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8회부터는 김강현(⅔이닝)-김원중(2⅓이닝)-나균안(2이닝)이 이어 던지며 승리를 지켰다.
나균안은 2개월 만에 복귀전에서 승리를 거뒀다. 나균안은 지난 6월 25일 사직 KIA 타이거즈전 선발투수로 예고된 상황에서 전날 늦게까지 술자리를 가진 사실이 알려지면서 팬들에게 뭇매를 맞았다. 나균안은 결국 경기 당일 1⅔이닝 7피안타(1피홈런) 6사사구 2탈삼진 8실점으로 와르르 무너졌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나균안이 제구 난조로 허덕이는 와중에도 83구를 던지게 한 뒤 현도훈과 교체했다. 롯데는 이날 연장 12회 접전 끝에 15-15 무승부를 기록했는데, 나균안이 프로답게 자기 관리만 했어도 어려운 경기를 하지 않아도 될 뻔했다.
나균안은 결국 지난 6월 28일 구단으로부터 30경기 출전 정지와 사회봉사활동 40시간 징계를 받았다. 나균안은 2군에서 속죄하는 시간을 보냈다. 징계 전까지 1군 14경기에서 2승7패, 60⅔이닝, 평균자책점 9.05로 부진했기에 재정비의 시간으로 삼을 필요도 있었다. 나균안은 지난 6월 19일 kt전 이후 74일 만에 시즌 3승째를 거뒀다.
타선에서는 이틀 연속 레이예스의 활약이 돋보였다. 레이예스는 2타수 2안타 2볼넷 3타점으로 맹활약했다. 시즌 안타는 170개를 채우면서 최다 안타 경쟁을 이어 갔다.
주축 타자인 손호영이 부상으로 교체된 게 유일한 아쉬움이었다. 손호영은 경기 전까지 타율 0.339, 17홈런, 67타점으로 맹활약하면서 트레이드 복덩이로 활약하고 있었다. 손호영은 1회 첫 타석에서 사구로 출루할 때 오른쪽 손등 타박상으로 교체된 뒤 아이싱 치료를 받았다. 롯데 관계자는 "경기 종료 후 병원 검진 예정"이라고 밝혔다.
롯데 타선이 시작부터 발라조빅을 두들기면서 기선을 제압했다. 1회초 선두타자 윤동희가 좌중간 2루타로 물꼬를 텄고, 1사 후에는 손호영이 사구로 출루해 1, 2루 기회로 연결됐다. 해결사는 또 레이예스였다. 레이예스는 우중간 담장 앞까지 뻗어가는 2타점 적시 2루타를 날리면서 2-0 선취점을 뽑았다.
5회초 롯데가 추가점을 뽑았다. 선두타자 윤동희가 다시 한번 발라조빅에게 중전 안타를 뺏었다. 고승민의 1루수 땅볼로 1사 2루가 되자 두산은 발라조빅에서 좌완 이병헌으로 마운드를 교체했다. 다음 노진혁 타석에서 윤동희가 3루를 훔치면서 두산 배터리를 흔들었는데, 노진혁이 2루수 땅볼에 그쳤다. 레이예스가 2사 3루에서 다시 한번 결정력을 보여줬다. 이병헌에게 중전 적시타를 뺏으면서 3-0으로 거리를 벌렸다.
두산은 7회말 뒤늦게 반격을 시작했다. 박세웅에게 6회까지 무득점으로 꽁꽁 묶이다 7회부터 나온 불펜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한현희가 2번째 투수로 등판한 가운데 양의지가 볼넷을 얻고, 양석환이 좌익수 왼쪽 안타를 때려 무사 1, 2루 기회를 잡았다. 좌완 진해수로 투수가 바뀐 가운데 다음 김재환 타석에서 포수 손성빈의 2루 견제 송구 실책이 나오면서 무사 1, 3루로 상황이 바뀌었다. 진해수는 일단 김재환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은 뒤 구승민에게 마운드를 남겼다.
믿었던 구승민이 여기서 무너졌다. 1사 1, 3루에서 강승호가 좌전 적시타를 때려 1-3으로 쫓아오기 시작했다. 2사 1, 2루 조수행 타석에서 두산은 대타 김기연을 내보내 승부를 걸었다. 김기연은 볼넷을 얻은 뒤 대주자 전다민과 교체됐다. 2사 만루에서는 정수빈이 우전 2타점 적시타를 때려 3-3 균형을 맞췄다.
두산과 롯데 모두 마무리투수를 8회 2아웃에 올리는 강수를 두면서 필승 의지를 보였다. 김택연은 8회초 2사 1루에 등판해 정훈을 삼진으로 잡았고, 9회초 선두타자 박승욱을 중견수 왼쪽 안타로 내보냈으나 후속타를 허용하지 않고 무실점으로 버텼다. 김원중은 8회말 2사 3루 위기에 등판해 김재환을 2루수 땅볼로 잡았고, 9회말에는 강승호-이유찬-전다민으로 이어지는 하위 타선을 깔끔하게 삼자범퇴로 처리했다.
김택연은 10회초에도 등판했다. 선두타자 노진혁에 던진 포크볼이 밋밋하게 들어가면서 우중월 2루타로 연결되고, 황성빈이 3루수 앞 내야안타로 출루해 무사 1, 3루 위기에 놓였다. 다음 전준우 타석 때는 황성빈이 2루까지 훔치며 김택연을 더 흔들었다. 김택연은 여기서 물러서지 않고 주 무기 직구로 윽박질렀다. 전준우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다음 타자 나승엽을 자동고의4구로 거르고 1사 만루를 만들었다. 이어 정훈까지 허슷윙 삼진으로 처리한 뒤 박승욱을 중견수 정수빈의 호수비에 힘입어 뜬공으로 처리했다. 김원중 역시 10회말 등판해 정수빈-허경민-제러드로 이어지는 상위 타선을 삼자범퇴로 처리했다.
롯데는 11회말 나균안을 마운드에 올렸다. 나균안은 선두타자 양의지를 스트라이크아웃낫아웃 폭투로 내보냈다. 양의지는 곧장 대주자 여동건과 교체됐다. 나균안은 양석환을 헛스윙 삼진, 김재환을 3루수 파울플라이로 처리하며서 2사 1루까지 잘 버텼다. 강승호 타석 때 1루주자 여동건이 2루를 훔친 가운데 강승호가 좌전 안타를 쳤다. 여동건이 홈까지 노리긴 짧은 타구였으나 고토 고지 3루 작전 코치가 2아웃이기에 과감히 팔을 돌렸는데, 홈에서 아웃됐다.
롯데는 12회초 끝내 리드를 잡았다. 2사 후에 전준우가 좌전 안타로 출루하면서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전준우는 대주자 김민석과 교체됐고, 다음 타자 나승엽이 우전 안타를 때려 2사 1, 3루로 연결했다. 두산은 홍건희에서 박치국으로 마운드를 바꿔 버텨보려 했는데, 정훈이 좌익수 왼쪽 적시타를 날려 4-3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나균안은 12회말에도 등판해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승리를 지켰다. 선두타자 이유찬을 3루수 파울플라이로 처리한 뒤 대타 홍성호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어 정수빈까지 헛스윙 삼진으로 잡았다.
한편 두산은 선발투수 발라조빅이 4⅓이닝 93구 4피안타 3사사구 8탈삼진 3실점을 기록한 가운데 빠르게 투수를 교체하면서 불펜 총력전으로 승부를 걸었다. 이병헌(1⅔이닝)-이영하(1이닝)-최지강(⅔이닝)-김택연(2⅓이닝)-정철원(1이닝)-홍건희(⅔이닝 1실점)-박치국(⅓이닝)이 이어 던졌으나 승리와 인연은 없었다. 김택연은 2⅓이닝 31구 3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쳤으나 그사이 타선이 단 한점을 뽑지 못한 탓에 웃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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