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이재명 대표회담…‘협의’ 물꼬 텄지만, 채 상병 등 쟁점은 ‘빈손’

손우성·문광호·신주영 기자 2024. 9. 1.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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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접견실에서 양당 대표 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성동훈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회담에서 양당의 민생 공통 공약을 추진하기 위한 협의 기구를 운영하기로 했다. 해병대 채 상병 특검법, 의료대란 대응,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민생회복지원금지급 특별조치법),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등 핵심 사안에 대해선 이견만 확인하거나 구체적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 사실상 ‘빈손’ 대표회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 대표와 이 대표는 이날 오후 2시부터 국회 본청에서 모두발언 시간을 포함해 약 136분간 대표회담을 진행했다. 국민의힘과 민주당 대표가 의제를 갖춘 공식 회담을 한 건 윤석열 정부 들어 처음이다.

곽규택 국민의힘 수석대변인과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대표회담 종료 후 브리핑에서 총 8개항으로 구성된 ‘공동발표문’을 발표했다. 양당은 민생 협의 기구와 함께 반도체·인공지능(AI) 산업 지원 방안을 논의하고, 육아휴직 확대 등 저출생 대책을 위한 입법 과제를 신속 추진하기로 했다. 딥페이크 성범죄 대책 마련과 지구당 재도입 협의도 발표문에 담겼다.

최대 현안으로 꼽혔던 채 상병 특검법 추진에는 견해차만 확인했다. 이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제3자 추천 특검법과 관련해 “이제 결단 해달라”고 한 대표를 압박했다. 한 대표는 회담에서 “민주당 일정에 맞춰 할 수는 없다. 당내에서 계속 논의하고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곽 수석대변인이 기자들과 만나 전했다.

의료대란과 관련해 양당은 “추석 연휴 응급 의료체계 구축에 만전을 기할 것을 정부에 당부하고 국회 차원의 대책을 협의하기로 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대응 방안은 마련하지 못했다. 이 대표 핵심 공약인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에 대해선 한 대표가 모두발언에서 “현금살포 민생 대책”이라고 주장하며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양당은 결국 “가계와 소상공인 부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지원방안을 적극 강구하기로 했다”는 문구만 공동발표문에 남겼다.

내년 1월 도입 예정인 금투세에 대해서도 결론을 내지 못했다. 한 대표는 즉각 폐지를, 이 대표는 주주 보호를 위한 상법 개정 등 주식시장을 살리기 위한 정책이 동반돼야 한다고 맞섰다. 양당은 “주식시장의 구조적 문제 등 활성화 방안과 함께 종합적으로 검토, 협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 대표가 제안한 대표 회담 정례화는 불발됐다. 조 수석대변인은 “수시로 만나서 대화하자고 했다”고 전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신주영 기자 j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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