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스러운 장소 모독" vs "유가족이 요청"...첫 토론 앞두고 신경전
[앵커]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국립묘지 참배 장면을 촬영해 선거 운동에 활용한 데 대해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성스러운 장소를 모독했다"며 비판했습니다.
오는 10일 두 후보의 첫 TV토론을 앞두고 진행 방식을 둘러싼 신경전도 고조되고 있습니다.
박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달 26일 알링턴 국립묘지,
미군 13명의 목숨을 앗아간 카불 공항 테러 3주년 추모 행사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참석했습니다.
그런데 트럼프 캠프 측이 참배 과정을 촬영하면서 묘지 내 선거운동과 정치활동 금지 규정을 어겼다는 논란이 제기됐습니다.
설상가상 촬영을 막는 묘지 관계자들을 밀치고 폭언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브리나 싱 / 미 국방부 부대변인 : 제가 알기로는, 육군이 보고한 바에 따르면 국립묘지 규칙을 준수하려고 했던 국립묘지 직원이 밀려났다는 것입니다.]
논란이 커지자, 민주당 해리스 부통령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정치적 이목을 끌기 위해 성스러운 장소를 모독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참배 영상을 선거 운동에 활용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국립묘지는 정치를 위한 장소가 아니라고 공격했습니다.
카불 공항 테러가 바이든과 해리스 정부의 무능 때문이었다는 점을 부각하려 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뜻밖의 역풍을 맞은 셈.
자신은 "주목받기 위해" 참배한 것이 아니라며, 오히려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건 해리스 측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촬영도 유가족이 요청해서 한 것이고, 묘지 관계자들에게 물리력을 행사하지도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 전 대통령 : 함께 사진을 찍어주시겠어요?"라고 유족들이 묻길래 저는 "물론이죠"라고 답하고 사진을 찍었죠. 그리고 어젯밤 제가 이것을 정치에 이용하고 있다는 기사를 읽었어요. 이 모든 것이 워싱턴에서 나온 겁니다.]
오는 10일 두 후보의 첫 TV토론 진행 규칙을 놓고도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토론 내내 마이크를 켜고 투명한 방식으로 진행하자는 해리스 부통령의 제안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6월 토론과 같은 방식으로 진행하기로 이미 합의했다고 밝혔지만,
해리스 측은 합의한 적 없다며 또다시 부인하고 나서는 등 팽팽한 기 싸움을 벌이고 있습니다.
지난 6월 CNN 토론에 적용됐던 '마이크 음 소거' 규칙은 당시 사실관계가 틀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장에 즉각 반박할 수 없게 해 결과적으로 트럼프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YTN 박영진입니다.
YTN 박영진 (yjpark@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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