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5G 주파수 쪼개지 않고 광대역 공급한다[주파수 중장기계획]
기간만료 주파수 종료나 재할당
28㎓ 대역 활용방안 추후 결정
정부가 앞으로 이동통신용 주파수를 소폭으로 잘라 제공하지 않고 넓은 대역폭으로 공급하기로 방향을 잡았다. 이통사가 이미 사용 중인 3세대(3G)·롱텀에볼루션(LTE)·5G 주파수는 이용기간이 끝나면 종료시키거나 재할당할 예정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런 주파수 공급계획을 담은 '2024~2027년 대한민국 스펙트럼 플랜'을 1일 발표했다.
■2026년 이후 670㎒ 재할당 또는 종료
과기정통부는 우선 통신 3사가 현재 이용 중인 3G(20㎒), 4G(350㎒), 5G(300㎒) 주파수 670㎒ 폭을 2026년 이후 이용기간이 끝나면 전체 재할당 또는 일부 대역 이용 종료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가 활용 중인 3G 이동통신과 LTE 대역은 2026년 6월(800㎒·900㎒ 대역)과 12월(1.8㎓2.1㎓·2.6㎓ 대역)에 각각 종료된다.
또 정부는 3.5㎓ 인접대역과 저대역 주파수 등 5G 주파수 추가 할당 필요성을 검토할 방침이지만, 5G 가입자 1인당 월평균 데이터 사용량이 20GB대에서 정체된 상황에서 통신사들이 할당 대가를 납부하고 추가 주파수 받기에 적극적으로 나설지 미지수다. 이통사들의 활용이 저조했던 28㎓ 대역에 대해서는 연구반의 논의를 거쳐 활용방안을 추후 결정키로 했다.
정부는 이용자 수가 60만명대로 떨어진 3G 주파수는 재할당 시점인 2026년이 되기 전이라도 이용 현황 등을 고려해 조기 종료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과기정통부는 2026년 이용기간이 종료되는 3G와 4G는 내년 6월까지, 2028년 종료되는 5G는 2027년 11월까지 재할당 세부방안을 수립할 방침이다.
■"5G 추가 공급"에 통신업계 소극적
정부의 주파수 재할당 방안을 놓고 이동통신업계는 셈범이 복잡해졌다. 특히 5G 주파수는 과거엔 추가 할당을 원하는 이통사가 있었지만 현재는 이통 3사 모두 기존에 보유한 5G 주파수 대역폭에 큰 무리가 없다고 판단하는 상황이다.
LTE의 경우 전국망 서비스에 필요한 대역에 대해선 무난한 재할당이 추진될 것으로 점쳐진다. 각사별 LTE 전국망 대역은 △SKT 800㎒대역 20㎒, 1.8㎓대역 35㎒ △KT 1.8㎓대역 35㎒ △LG유플러스 800㎒대역 20㎒폭이다. 다만 전국망 외 대역에 대해선 각사별로 계산기를 두드려볼 가능성이 높다. 전국망 외 대역은 트래픽이 집중되는 수도권과 같은 지역에서 원활한 통신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활용된다. 그 대신 올해 6월 기준 휴대폰 LTE 가입자 수가 여전히 2212만명인 점을 감안하면 LTE 회선을 대거 반납할 가능성은 비교적 낮다.
정부도 이 같은 가능성을 감안해 특정 대역을 회수한 후 더 큰 대역폭으로 광대역화해 재공급하는 방안 등을 연구반을 통해 검토한다. 2.7㎓와 같은 대역의 경우 5G 이동통신 주파수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도 검토해보겠다는 입장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현재 3G, LTE 주파수도 충분히 5G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런 부분을 재할당과 연계해서 검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5G 추가 공급이다. 현재 5G 주파수는 이통 3사가 3.4~3.7㎓ 구간에서 각각 100㎒씩의 대역을 사용 중이다. SK텔레콤은 지난 2022년 인접한 대역 20㎒폭을 추가로 달라고 과기정통부에 요청했으나 현재는 내부에서 크게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핀셋 할당에도 부담을 갖는 이통사가 광대역 할당에 적극적으로 나설지는 미지수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5G 가용 트래픽도 충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점을 감안해 정부는 할당량을 차등하는 '비대칭 할당'까지 검토할 계획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 또한 "사업자 입장에서 주파수 사용률이 예상보다 올라오지 않는 상황에서 5G망용 주파수 3.7~4.0㎓ 대역을 추가로 공급한다고 했을 때 품질이 확 좋아진다고 이야기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며 "수도권 상위 20% 트래픽을 활용하는 지역도 주파수 사용량이 크게 높지 않기 때문에 사업자 입장에선 현재 주파수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의견을 피력하는 곳도 있다"고 설명했다.
jhyuk@fnnews.com 김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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