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대구 2연전 싹쓸이한 KIA…정규시즌 우승에 성큼[스경x현장]
8월3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시작된 KIA와 삼성의 2연전은 정규리그 144경기 중 2경기 그 이상의 의미를 가졌다. 4.5경기 차를 두고 만난 1위와 2위의 대결, KIA에게는 선두 자리를 더 공고히 할 기회였고, 삼성에게는 선두 추격을 노려볼 사실상 마지막 기회였다.
상대 전적 4승8패로 열세였던 삼성은 포스트시즌을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KIA전 승리의 기억을 더 쌓아야 했다. ‘미리 보는 한국시리즈’라 불리며 시선을 집중시킨 라이온즈파크의 이틀은 모두 매진, 가을야구 같은 열기를 뿜어냈다. 운명의 2연전은 결국 KIA가 가져갔다.
KIA는 1일 삼성을 6-5로 꺾었다. 전날 15-13으로 승리한 KIA는 맞대결 2연전을 모두 이기면서 삼성의 마지막 추격 의지를 꺾어놨다.
이제 삼성을 상대전적 10승4패로 압도하게 된 KIA는 맞대결을 2경기만 남겨둔 채로 6.5경기 차로 달아났다. 삼성이 따라붙을 확률은 매우 희박해졌다.
KIA는 18경기를 남겨둔 채 75승2무49패, 삼성은 17경기를 남겨둔 채 69승2무56패를 기록 중이다. KIA가 남은 18경기 중 5할 승부(9승)만 하더라도, 삼성은 남은 17경기 중 15승을 거둬야 동률로 타이브레이크를 노릴 수 있다. 삼성이 남은 17경기를 다 이기더라도 KIA는 12승을 거두면 자력으로 1위를 확정한다. KIA의 정규시즌 우승 매직넘버는 ‘12’다.
KIA는 이틀 연속 불펜 싸움과 타선 결정력에서 우위를 보였다. 0-5로 뒤지던 경기를 6-5로 뒤집었다.
이날 KBO리그 데뷔전을 치른 대체 외국인 투수 에릭 스타우트가 박병호에게 2회와 3회 연타석 투런포를 허용하며 4이닝 만에 5실점 하고 내려갔지만 KIA 타선은 4회초 기지개를 켰다.
나성범의 2루타와 김선빈의 안타로 만든 무사 1·3루에서 이우성이 좌익수 희생 플라이로 팀에 첫 타점을 안겼다. 5회초 2사후에는 김도영의 볼넷 뒤 최형우가 우중간으로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다. 우익수 김헌곤이 몸을 날려 잡아보려 했으나 타구가 글러브에 맞고 빠져나왔다. 김도영은 홈을 밟았고, 최형우는 2루까지 갔다. 직후 나성범이 좌중간 적시타로 최형우까지 홈으로 불러들여 3-5를 만들었다.
KIA 타선은 상대 선발 원태인이 6이닝 3실점으로 호투한 뒤 내려가자 삼성 불펜을 공략했다. 3-5로 추격하던 7회초 선두 타자 김도영이 바뀐 투수 최지광의 슬라이더를 받아쳐 시즌 35호 홈런을 날려 1점 차로 추격했다. 최지광의 발목 통증으로 다시 바뀐 투수 오승환에게서도 KIA는 홈런을 뽑았다. 1사후 나성범이 동점 솔로포를 날려 결국 5-5 동점을 만들어냈다.
결승타는 9회초, 역시 삼성 필승계투조를 상대로 뽑아냈다. 5-5로 맞선 2사 1루에서 이우성이 임창민의 가운데로 몰린 직구를 놓치지 않고 받아쳤고 좌중간에 2루타를 쳐내 1루에 있던 대주자 홍종표를 홈까지 불러들였다.
KIA는 전날 2이닝을 던진 전상현에게 8회말을 맡긴 뒤 9회말엔 마무리 정해영을 투입했다. 정해영은 시즌 28세이브째를 수확해 오승환(27세이브)을 밀어내고 리그 세이브 단독 1위로 올라섰다.
이범호 KIA 감독은 “초반 5점을 뒤진 상황에서도 타자들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따라가 경기를 뒤집을 수 있었다. 이기고자 하는 선수들의 의지가 느껴진 경기다. 다음 주에도 좋은 경기 하겠다”고 말했다.
대구 |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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