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또 역대급 증가… 8월에만 8조 ↑

주형연 2024. 9. 1.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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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부터 2단계 DSR 적용 시작
수도권 주담대 축소 효과 주목
6000만원 연봉자 5500만원 줄어
[연합뉴스]

지난달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이 3년 4개월 만에 또다시 최대 폭을 기록했다. 이달부터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에 대한 가산금리가 적용되는 등 규제가 강화되면서 막차수요가 몰린 것이다. 가계 빚 관리에 여전히 빨간불이 켜진 가운데 이달부터 시행되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가 가계대출을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다. 금융당국은 스트레스 DSR 2단계 시행 후 은행권이 대출한도를 줄이면서 2금융권에 풍선효과가 나타나는지 점검하기로 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달 29일 기준 724조61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7월 말 715조7383억원보다 8조3234억원 늘었다. 월별 가계대출 증가 폭은 △4월 4조4346억원 △5월 5조2278억원 △6월 5조3415억원 △7월 7조1660억원이었다. 지난달에는 8조원대로 치솟으면서 2021년 4월(9조2266억원) 이후 3년4개월 만에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남은 영업일 이틀(30∼31일) 취급액을 고려하면 최대 9조원대에 이를 수 있다.

같은 기간 5대 은행의 주담대(전세자금대출 포함) 잔액은 567조735억원으로 7월 말(559조7501억원)보다 7조3234억원 늘었다.

역대 월간 최대 증가 폭이었던 7월(+7조5975억원)보다는 약 2000억원 적지만 지난달 중순 이후 주요 은행들의 조건부 전세자금대출 중단, 주담대 한도·만기 축소 등 강한 대출 억제 조치가 쏟아진 사실을 고려하면 두 달째 유례가 없는 급증세가 이어진 셈이다. 만약 이달 2단계 스트레스 DSR 실행을 앞두고 30∼31일 '막차' 수요가 몰렸다면, 8월 전체 5대 은행 주담대 증가 폭은 8조원 안팎으로 7월 기록을 경신했을 가능성도 있다.

주담대가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상황에, 스트레스 DSR 2단계가 가계부채를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금융당국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2단계 스트레스 DSR이 적용된 후 연소득 6000만원인 차주가 은행권에서 30년 만기 변동금리(대출이자 4.0% 가정)로 대출받을 경우 수도권 주담대 한도가 3억6400만원으로 5500만원 가량 줄어들 전망이다.

비수도권의 경우 주담대를 3억8300만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어 한도가 3500만원 가량 깎이는 것으로 추산됐다. 한도 감소율은 주기형(5년) 고정금리로 주담대를 받을 경우에는 수도권 4%, 비수도권 3%로 추정됐다. 혼합형(5년 고정+변동금리)은 한도가 각각 8%, 5% 축소되고 변동금리는 13%, 8%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주담대 한도는 수천만원씩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올해 2월 1단계 스트레스 DSR 규제가 시행되면서 은행권 주담대를 대상으로 스트레스 금리 0.38%포인트(p)가 가산됐지만, 이날부터는 은행권 주담대·신용대출과 2금융권 주담대에 0.75%p, 은행권 수도권 주담대에는 1.2%p의 가산금리가 적용된다.

차주들은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고 한도가 높은 금융사를 찾아 지방 원정에 나서고 있다. 금융당국과 은행권의 대출 조이기 영향에 2금융권으로 이동하는 풍선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이에 정부는 대출 한도가 줄어든 은행권 대신 2금융권으로 대출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나는지 살펴볼 예정이다. 당국은 스트레스 DSR 2단계 시행 후 상호금융권과 보험업권의 가계대출 증감과 선행지표인 대출 신청 건수를 일 단위로 점검할 계획이다.

아직까지 2금융권에서 가시적인 대출 증가세는 보이지 않고 있다. 금융당국은 일 단위로 대출 증가세를 점검한 뒤 대출 증가세가 과도하다고 판단될 경우, 자체 포트폴리오 조정을 요구할 방침이다. 필요 시 규제 강화 등 제도 개선도 검토한다.

주형연기자 j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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