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기자 칼럼] 국민연금이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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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은 국민의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다.
지난달 29일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나서 국민연금 개혁 방안을 밝힌 것은 그것이 전 국민의 노후 생활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반면 국민연금은 운용 원칙에 '기금의 장기 안전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가능한 한 높은 수익 추구' 정도만 규정했다.
국민연금도 투자 대상 기업이 지속적인 성과를 내도록 함으로써, '수익률'과 '전 국민 노후 보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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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은 국민의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다. 지난달 29일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나서 국민연금 개혁 방안을 밝힌 것은 그것이 전 국민의 노후 생활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이 국내 주요 기업의 지분을 대거 보유하고 있는 만큼 의결권 행사를 통해 주식 투자자 1400만여 명과 대한민국 산업 흥망까지 좌우할 수 있다.
윤 대통령이 국민연금 개혁을 강조한 이유는 운용자산 1000조원대 세계 3대 연기금인 국민연금이 2055년이면 고갈될 수 있어서다. 수익률을 1%포인트만 높여도 연금 고갈 시기를 5년 늦추는 효과가 있을 만큼 수익률은 중요하다.
그런데 현실은 걱정스럽다. 국민연금 장기 수익률은 세계 1위 규모 노르웨이 국부펀드, 미국 최대 연기금 캘리포니아 공무원연금(CalPERS·캘퍼스) 등과 비교해 초라하다. 지난해까지 최근 10년 수익률을 살펴보면 노르웨이 국부펀드와 캘퍼스는 연평균 7%대 수익률을 기록했다. 캐나다 연금은 무려 10%가 넘는 수익률을 냈다. 반면 국민연금은 연평균 5%대에 불과했다.
연기금의 투자 성패는 두 가지 요인에서 갈린다. 첫째, 기금 운용의 독립성과 전문성이다.
캘퍼스와 캐나다 연금 등은 정부와 정치권 영향권 밖에 있는 투자 전문가 집단에 연금 운용을 일임한다. 체계적인 의사결정 프로세스와 강력한 팀워크가 강점이다. 투자 목표와 성과 측정, 투자 실행에 대한 책임 등도 명확하다.
반면 국민연금은 보건복지부 산하 기관이다. 정치·사회적 입장과 여론 등에 휘둘리기 쉽다.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수책위) 구성 때문에 합리적 투자 의사결정을 내리기 힘들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책위는 사용자단체, 근로자단체, 지역가입자단체 추천 등 9인으로 구성된다. 합리적인 의사결정보다 특정 단체를 대변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둘째는 장기적 관점의 투자 안목이다. 캘퍼스는 투자 원칙에 '장기 투자는 캘퍼스의 책임이자 강점' '장기적 가치 창출을 위해 재정·물리·인적 자본을 효과적으로 관리' 등을 명시했다.
반면 국민연금은 운용 원칙에 '기금의 장기 안전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가능한 한 높은 수익 추구' 정도만 규정했다. 장기 성장을 위한 기업의 노력을 바라보는 국민연금의 태도는 아직 아쉬운 부분이 많다. 특히 최근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의 경우 캘퍼스가 찬성표를 던지고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기관 ISS와 글라스루이스도 찬성을 권고했다.
하지만 SK이노베이션 지분 6.28%를 보유한 국민연금은 반대했다. 주총 결과는 참석 주주 85.75%의 압도적 합병 찬성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주주 찬성률은 95%에 달했다. 석유·배터리 사업에 더해 SK E&S의 액화천연가스(LNG), 재생에너지, 에너지솔루션 등을 결합해 종합에너지회사로 성장하겠다는 SK이노베이션의 합병 대의명분에 대다수 주주들이 동의한 것이다.
국민연금의 반대가 섭섭한 대목이다. 캘퍼스 등은 주식시장 안전판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자국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과 이를 통한 일자리 창출 등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국민연금도 투자 대상 기업이 지속적인 성과를 내도록 함으로써, '수익률'과 '전 국민 노후 보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
[정승환 (재계·한상)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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