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 연타석포→김도영·나성범 반격 홈런→이우성 속죄 결승타… 강력한 KIA, 삼성에 또 극적 역전승 매직넘버 ‘12’ [대구 게임노트]
[스포티비뉴스=대구, 김태우 기자] 1·2위 싸움의 마지막 분수령으로 불린 승부답게 2연전 내내 치열한 승부가 이어졌다. 하지만 두 경기 모두 KIA가 역전승을 장식하며 1위의 힘을 과시했다. KIA는 정규시즌 우승까지의 매직넘버를 ‘12’로 줄이면서 성공적인 대구 원정을 마무리했다.
KIA는 1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과 경기에서 5-5로 맞선 9회 2사 후 터진 이우성의 결승 2루타에 힘입어 6-5로 이겼다. 전날에 이어 2연승을 달린 KIA(75승49패2무)는 2위 삼성(69승56패2무)과 경기차를 6.5경기로 벌리며 사실상 정규시즌 우승을 향한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KIA는 이날 데뷔전을 가진 에릭 스타우트가 4이닝 동안 97개의 공을 던지며 4피안타 6탈삼진 5실점으로 부진했다. 홈런 두 방을 맞은 게 컸다. 두 번째 투수 김기훈이 3이닝 무실점으로 역투하며 분전했다. 타선에서는 나성범이 홈런 하나를 포함해 4안타 2타점 대활약을 펼쳤고, 김도영이 시즌 35호 홈런 포함 2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최형우도 멀티히트 게임을 했다. 최근 부진에 전날 경기에서 실책을 했던 이우성은 9회 결정적인 적시타를 터뜨리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박찬호 소크라테스도 안타를 쳤다.
삼성 선발 원태인은 6이닝 동안 9피안타 3실점으로 잘 버텨 승리투수 요건과 함께 마운드를 내려갔지만 불펜이 동점을 허용하며 승리까지 이르지는 못했다. 잘 버티던 임창민이 9회 실점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타선에서는 박병호가 홈런 두 방을 터뜨리는 맹활약으로 4타점 경기를 했고, 김현준 디아즈 강민호 양도근도 안타를 보탰다.
전날 아쉽게 패한 삼성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큰 악재를 맞이했다. 전날 12-15로 뒤진 9회 1사 1루에서 상대 도루에 맞서 2루에서 태그 플레이를 하던 주전 유격수 이재현이 오른쪽 손목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것이다. 부상 당시에도 통증을 호소하던 이재현은 1일 아침 통증이 더 심화돼 한의원 치료 및 자기공명영상(MRI) 검진을 받았다. 검진 결과 다행히 골절이나 인대 손상 등은 발견되지 않았으나 타박이 있어 1일 경기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다. 박진만 삼성 감독도 1일 경기는 웬만하면 쉬게 할 것이라 밝혔다.
이에 삼성은 이날 김지찬(중견수)-김헌곤(우익수)-구자욱(좌익수)-디아즈(지명타자)-박병호(1루수)-강민호(포수)-전병우(3루수)-안주형(2루수)-양도근(유격수) 순으로 타순을 짰다. 올해 육성선수로 입단해 지난 8월 29일 처음으로 1군에 등록된 양도근이 프로 데뷔 후 첫 1군 출전을 그것도 아주 중요한 경기에서 나섰다. 박진만 감독은 빠릿빠릿한 플레이가 장점이라면서 이 선수의 장점이 1군에서도 발휘될 수 있는지를 살피겠다고 밝혔다.
선발로는 에이스 원태인이 나섰다. 원태인은 시즌 24경기에 선발로 나서 13승6패 평균자챚검 3.52를 기록하며 국내 선수로는 가장 좋은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이었다. 최근 5경기에서도 4승1패 평균자책점 3.48을 기록하며 좋은 페이스를 이어 가고 있었다. 통산 KIA전 19경기에서는 5승8패 평균자책점 4.36, 올 시즌 KIA전 1경기에서는 6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전날 승리의 기세를 이어 가려는 KIA는 이날 박찬호(중견수)-소크라테스(중견수)-김도영(3루수)-최형우(좌익수)-나성범(지명타자)-김선빈(2루수)-이우성(1루수)-김태군(포수)-최원준(우익수) 순으로 타순을 짰다. 전날에 이어 최형우가 허벅지 경련 증상이 있었던 나성범을 대신해 외야 수비를 보고 나성범이 지명타자로 들어갔다. 김태군이 선발 포수 마스크를 썼다.
이날 선발은 KBO리그 데뷔전을 갖는 에릭 스타우트였다. 스타우트는 올해 대만프로야구 중신 브라더스에서 뛰다 제임스 네일의 부상 대체 외국인 선수를 찾던 KIA의 레이더에 걸려 입단했다. 이범호 KIA 감독은 스타우트가 대만에서 계속 선발로 뛰며 100구 내외를 던진 만큼 이날 투구 수는 특별한 제한 없이 100구 수준에서 결정할 것이라 밝혔다.
경기 시작은 삼성이 좋았다. 박병호의 홈런포가 불을 뿜으며 이날 데뷔전을 가진 스타우트의 첫 등판을 망쳤다. 스타우트는 1회 최고 구속 151㎞을 찍으며 깔끔하게 이닝을 시작했다. 그러나 KIA가 2회 선취점 기회를 놓쳤다. KIA는 2회 선두 최형우의 좌전 안타, 나성범의 우전 안타로 무사 1,2루를 만들었다. 김선빈이 희생번트를 대 1사 2,3루를 만들었고, 이우성이 볼넷을 골라 1사 만루로 기회를 이어 나갔다. 그러나 김태군과 최원준이 모두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나며 아쉬음을 남겼다.
그러자 삼성은 2회 3점을 뽑아내며 기선을 제압했다. 삼성은 2회 선두 디아즈가 볼넷을 골라 나갔고, 박병호가 스타우트의 바깥쪽 체인지업이 덜 떨어진 것을 놓치지 않고 밀어서 우측 담장을 넘기는 선제 투런포를 뽑아냈다. 이어 강민호가 우전 안타로 흐름을 이어 갔다. 삼성은 전병우 안주형이 진루타를 치지 못하고 물러났으나 이날 첫 출전한 양도근이 좌중간을 가르는 적시 3루타를 치면서 1점을 추가했다. 데뷔 첫 타석에서 3루타를 친 건 KBO리그 역대 8번째 있는 일이었다. KIA는 외야 수비가 아쉬웠다.
KIA는 3회 2사 후 김도영이 중견수 키를 넘기는 3루타를 쳤으나 후속타가 나오지 않았고 삼성은 3회 박병호의 방망이가 다시 번뜩였다. 삼성은 1사 후 구자욱이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했다. 스타우트의 손에서 변화구가 빠졌다. 디아즈가 유격수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박병호가 이번에는 스타우트의 커터가 낮게 들어온 곳을 잡아 당겨 좌측 담장을 넘기는 연타석 투런포를 터뜨렸다. 삼성이 5-0으로 앞서 나갔고, 마운드에 원태인이 서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무난한 경기 운영도 기대할 만했다.
그러나 전날 역전승을 거둔 KIA의 타선은 여전히 가공할 만했다. 0-5로 뒤진 4회부터 추격전에 나서기 시작했다. KIA는 4회 선두 나성범이 우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터뜨린 것에 이어 김선빈의 우전 안타로 무사 1,3루를 만들었다. 여기서 이우성이 좌익수 희생플라이를 쳐 1점을 만회했다.
스타우트가 4회를 잘 막자 KIA는 5회 2사 후 김도영의 볼넷에 이어 최형우가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쳤다. 발 빠른 김도영이 부지런히 베이스를 돌아 홈까지 들어와 2-5로 추격했다. 이어 나성범이 중전 적시타를 때리며 최형우까지 홈으로 불러들여 2점차까지 따라 붙었다.
김기훈이 5회와 6회를 무실점으로 정리하고 자신의 몫을 다하자 이제 쫓기는 건 삼성이었고, KIA는 타선이 응답했다. 삼성은 원태인이 6회까지 막은 뒤 7회 최지광으로 시작되는 필승조 가동에 들어갔으나 KIA는 7회 선두 타자 김도영이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으로 다시 추격 흐름을 만들었다. 김도영의 시즌 35번째 홈런으로 국내 선수 역사상 첫 40-40을 향해 나아갔다.
여기서 삼성은 돌발 변수도 생겼다. 다음 타자 최형우를 상대하던 최지광이 투구 도중 발목 쪽을 다쳐 투구를 더 이어 갈 수 없었던 것이다. 오승환이 급하게 마운드에 올라 일단 최형우를 삼진으로 잡아냈으나 이번에는 나성범에게 우중간 동점 솔로홈런을 맞고 허무하게 리드가 날아갔다. 다만 KIA는 이어 김선빈의 우전 안타, 이우성의 좌전 안타로 오승환을 밀어붙이기도 역전에는 이르지 못해 5-5 동점 상황에서 종반에 들어섰다.
KIA는 8회 1사 후 소크라테스가 좌중간 안타를 쳤으나 2루를 욕심내다 아웃돼 흐름이 끊겼다. 삼성도 8회 기회가 있었다. 삼성은 8회 선두 김현준의 좌전 안타, 김헌곤의 희생번트로 만든 1사 1루 기회를 잡았다. 여기서 KIA는 구자욱을 고의4구로 거르고, 디아즈를 삼진으로 처리하고 전상현이 마운드에 올랐다. 전상현이 박병호를 삼진으로 처리하면서 불을 껐다.
KIA는 9회 2사 후 극적인 결승점을 만들었다. 2사 후 김선빈이 안타를 치며 불씨를 살렸고, 이우성이 좌중간 펜스를 맞히는 결정 2루타를 터뜨리며 기어이 0-5로 뒤지던 경기를 6-5로 뒤집었다. 리드를 잡은 KIA는 9회 마무리 정해영이 마운드에 올라 승리를 확정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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