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 클라이밍장 안전 사고 1년만에 5배로 증가...미성년자 안전 사고가 15%

정해민 기자 2024. 9. 1.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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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서울의 한 실내 클라이밍장에서 초등학생들이 클라이밍을 하고 있다. /김나연 인턴기자

지난 20일 서울의 한 실내 클라이밍장. 초등학생 6명이 안전 장치 없이 손바닥만 한 구조물이 붙은 벽을 오르고 있었다. 이 벽은 약 3m 높이로 어린이들 키의 2~3배였다. 어린이들은 벽을 오르다 손에 힘이 빠져 바닥으로 떨어지면서 엉덩방아를 찧기도 했다. 지난달부터 클라이밍을 배우기 시작했다는 초등학교 2학년 A(8)군은 “떨어질 때 엉덩이나 손목이 조금 아프지만, 올라가는 게 재밌어서 친구들과 자주 온다”고 말했다.

지난 1년 동안 실내 클라이밍장 안전 사고가 5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1일 확인됐다. 한국소비자원의 소비자 위해 감시 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7월 클라이밍 안전사고는 총 75건 발생했다. 지난해 1~8월 14건에 불과했는데, 1년 사이 5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특히 올해 발생한 75건의 안전사고 중 미성년자가 다친 경우는 11건(15%)이었다.

실내 클라이밍장을 찾는 어린이들도 늘고 있다. 이날 방문한 실내 클라이밍장 관계자는 “벌써 일주일치 어린이 클라이밍 수업 예약이 다 찼다”며 “최근 올림픽 이후 어린이 손님이 부쩍 늘었다”고 했다. 어린이 수업 전문 ‘키즈 클라이밍’장도 전국에 수십 곳 있다. 서울 동대문구에서 초등학교 1학년 딸을 키우는 B씨는 “아이가 운동을 안좋아하는데 클라이밍은 재밌다고 해서 한 달에 2~3번 함께 클라이밍을 보내준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어린이 클라이밍 안전 규정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어린이들은 어른에 비해 안전 의식이 부족하기 때문에 다칠 위험도 높다는 것이다. 클라이밍을 할 때 다치지 않기 위해서는 벽을 끝까지 오른 뒤 구조물을 잡고 차근차근 내려오는 ‘다운 클라이밍’을 해야한다. 그러나 이날 방문한 실내 클라이밍장에서 만난 대부분의 어린이들은 ‘다운 클라이밍’을 하지 않고 2~3m 높이에서 바닥으로 곧장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대한산악연맹 관계자는 “똑같은 높이에서 떨어져도 어린이들은 키가 작기 때문에 성인보다 더 위험할 수밖에 없다”며 “어린이들은 다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어 더 통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도 “클라이밍을 하기 전 ‘다치지 않고 떨어지는 방법’을 충분히 익히는 것이 중요한데, 1시간도 안되는 안전 교육만으로 다치지 않을 거라는 기대는 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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