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주택 매매 4건 중 1건은 ‘강남 4구’… 갭투자도 강남>강북
지난 7월 서울 주택 매매거래량이 1만 건을 돌파한 가운데, 이중 4건 중 1건은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에서 거래된 것으로 조사됐다. 7월 한달간 이른바 ‘갭투자’ 의심 거래도 1년 사이 3배 가량 늘어났으며, 강북보다 강남에서 더 크게 증가했다. 2021년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주택 매수)’ 광풍이 강북 지역 위주로 불었던 것과는 대조적인 양상이다. 7월 서울 아파트 매수는 40대가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가 1일 발표한 행정구역별 주택매매거래현황을 보면, 지난 7월 서울의 주택 거래량은 1만2783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보다는 40.6%, 1년 전보다 2배 이상(110.2%) 늘어난 것이다. 자치구 중에서는 강동구(863건)의 거래량이 가장 많았다. 송파(843건), 서초(680건), 강남(689건) 등 강남 3구와 강동구와 모두 합친 거래량은 총 3075건이었다. 7월 서울 주택 거래 4건 중 1건은 강남 3구와 강동구에서 나온 것이다.
금융기관 대출에 더해 세입자 임대보증금까지 승계한 이른바 ‘갭투자’ 비중도 늘었다.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실이 이날 국토부에서 받은 주택취득자금 조달 및 입주계획서 자료를 보면, 서울에서 임대보증금을 승계받고, 금융기관 대출을 끼고 있으며, 입주계획을 ‘임대’라고 써낸 주택구매 사례는 지난해 7월 334건에서 올해 7월 963건으로 약 2.8배 증가했다. 갭투자가 횡행했던 2020년 12월 이후 최대치다.
이같은 갭투자 의심 거래는 강북보다 강남 지역에서 더 크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강남 3구에서 임대 목적으로 보증금을 승계하고 금융기관 대출까지 받아 주택을 구매한 건수는 올해 1~7월을 모두 합쳐 총 1064건으로, 지난해(596건)보다 78.5%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강북에서 중저가 주택이 몰려있는 ‘노원·도봉·강북(노·도·강)’의 갭투자 의심 거래는 126건에 불과했다. 증가 폭 역시 지난해(92건)보다 36% 늘어나는 데 그쳤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강남 지역 일부 단지 일부 평형에서 신고가가 나오긴 했지만 전반적으로는 종전 최고가보다 가격이 낮은 상황”이라며 “이런 매물이 소진되기 전까지는 상급지로의 갈아타기 수요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강남 3구가 있는 서울 동남권의 지난 7월 평균단위매매가격(한국부동산원·제곱미터당)은 1608만8000원으로, 직전 최고점인 2022년 6월(1612만4000원)보다는 다소 낮은 상황이다.
최근에는 강남 3구에서 시작된 상승세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강동·동작·광진구 등으로 확산하는 흐름도 나타났다. 다만 이날부터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2단계가 본격 시행되는만큼 서울 전체의 거래량은 다소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 권 팀장은 “현금 여유가 있는 강남권보다는 최근 집값 상승세가 퍼지고 있던 노·도·강이나 비강남권에서 거래량 둔화가 더 크게 일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지난 7월 서울 아파트 40대 매입 비중은 33.2%를 기록하며, 1년11개월만에 30대(31.5%)를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40대는 신생아 대출이나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금 등 저리의 정책자금 이용이 가능한 30대보다 대출 옥죄기에 더 민감한 계층으로, 정부가 스트레스 DSR 2단계 규제를 시행하기 전 서둘러 매수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심윤지 기자 sharp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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