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전력 모두 지켜낸 ‘디펜딩 챔피언’ 현대건설, 7년 만의 일본 전지훈련 성공적으로 마치며 2연패 향해 ‘순항’
남정훈 2024. 9. 1. 15:06
V리그 여자부 ‘디펜딩 챔피언’ 현대건설의 지난 비시즌 동안의 화두는 ‘전력 지키기’였다. 지난 챔피언 결정전에서 위력적인 공격력을 뽐낸 레티치아 모마 시소코(카메룬)과의 동행을 이어간 데 이어 아시아쿼터 외국인 선수도 공수겸장의 아웃사이드 히터 위파이 시통(태국)과 재계약했다.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도 정지윤(3년 총액 16억5000만원)과 나현수(3년 총액 3년6000만원)을 눌러앉히며 ‘집토끼’ 단속에 성공했다. 김주향이 GS칼텍스와 3년 7억2000만원의 계약을 맺고 빠져나간 게 유일한 전력의 마이너스였지만, 김주향이 팀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그리 크지 않음을 감안하면 전력엔 마이너스가 없는 셈이다.
뚜렷한 전력 보강은 없었지만, 우승 주역들을 모두 지켜내는 데 성공한 현대건설이 7년 만의 일본 전지훈련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현대건설은 지난달 30일 일본 니시오에 위치한 덴소체육관에서 3세트까지 치른 덴소와 평가전에서 세트 스코어 1-2(23-25, 17-25, 25-19)로 패하며 세 번의 연습경기를 모두 마쳤다.
지난달 28일 첫 연습경기에서 아쉬운 역전패(세트스코어 1-3)를 당했던 현대건설은 덴소와 두 번째 평가전에서도 무릎을 꿇었다. 모마가 양 팀 최다인 13점을 올리며 공격을 이끌었지만, 나머지 선수들의 경기력이 100% 올라오지 않은 모습이었다. 어제(29일) 도요타와 연습경기에서 세트스코어 2-2 무승부를 기록했던 현대건설은 일본 전지훈련에서 치른 3차례 평가전에서 1무 2패를 기록했다.
현대건설 선수단은 마지막 일정을 마친 뒤 덴소 선수단과 함께 모여 기념사진을 촬영하며 우정을 나눴다. 덴소 선수들은 준비한 선물(녹차, 초콜릿)을 현대건설 선수들에게 전달하며 이별을 아쉬워했다.
현대건설 구단은 7년 만의 일본 전지훈련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했다. 덴소체육관이 위치한 니시오 시가 인구 15만 명의 작은 규모다보니 선수단을 수용할 호텔이 마땅치 않았다. 구단은 30분 거리의 인구 40만 규모의 오카자키 시에 제법 규모가 되는 호텔을 발 빠르게 섭외해 선수들이 편히 쉴 수 있도록 준비했다.
평소 흔히 접하는 일식인 만큼 선수단은 매끼 다양한 메뉴로 맛있는 식사를 했는데,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현대건설은 구단 식당의 조리사가 만들어준 각종 밑반찬을 일본 현지까지 공수했다. 선수들은 힘든 오전 훈련을 마친 뒤 도시락과 함께 집밥 같은 반찬으로 꿀맛 같은 점심을 먹었다.
7년 만에 다시 만난 훈련 파트너 덴소를 위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구단은 지난 28일 첫 연습경기를 앞두고 덴소 선수들에게 '뷰티 마스크팩'을 선물해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여기에 일본에서 인기가 높은 '한국산 김'과 다양한 선물들을 덴소 구단 사무국에 전달했다. 덴소 구단 관계자는 “현대건설에서 많은 선물을 준비해서 깜짝 놀랐다”며 “최근 일본 내에서 한국의 화장품과 피부 관리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은데, 마스크팩을 선물로 받자 선수들이 정말 기뻐했다”고 말했다.
모든 일정을 마무리한 강성형 감독은 “일본 전지훈련을 통해 여러 가지 도움이 된 것 같다. 특히 국내 프로팀과 다른 패턴의 플레이를 하는 팀과 경기하면서 초반에 어려움도 있었지만, 경기를 거듭하면서 방어나 반격 등 여러 가지 부분에서 좋아졌다”고 성과를 진단했다. 이어 “3경기를 치르면서 비록 이기지는 못했지만, 배구는 팀 플레이이며, 코트 안에서 상대보다 더 많은 열정이 필요하다는 걸 느꼈다. 그런 부분을 선수들에게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강 감독은 덴소 구단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그는 “덴소에서 체육관과 여러 시설을 활용할 수 있게 협조해줘서 훈련을 잘 치를 수 있었다. 양 구단끼리 상의해야겠지만, 내년에는 덴소가 한국을 찾아주면 좋겠다. 우리도 덴소를 위해 많은 준비를 하겠다”고 말했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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