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VS 해리스 '참배 논란' 설전…첫 TV토론 신경전 고조

이소현 2024. 9. 1.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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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국립묘지 정치행위' 논란
해리스 "성스러운곳 모독" 직격
민주도 공세…의회 쟁점화 시도
밴스 "미군 사망, 바이든 정부 탓"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미국 대선에서 ‘해리스 대 트럼프’ 대결의 첫 승부처가 될 TV 토론을 앞두고 두 진영 간 신경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국립묘지 내 정치행위’ 논란이 불거지면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비롯해 민주당 진영은 공세를 강화했고, 공화당은 되려 바이든 행정부를 비난하며 반격에 나섰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사진=로이터)

트럼프 ‘국립묘지 정치행위’ 논란 …해리스 “성스러운 곳 모독”

31일(현지시간)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국립묘지 내 정치행위’ 논란이 보도된 뒤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을 하는 등 공세를 두 배로 강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알링턴 국립묘지 방문을 정치화하고 전사한 군인의 묘지를 정치적 이목을 끌기 위해 성스러운 장소를 모독했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참배 장면을 사진과 동영상으로 촬영한 뒤 선거 운동에 활용한 것을 직격한 것이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26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군 13명이 사망한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 테러 3주년 추모 행사를 위해 알링턴 국립묘지에 참석하면서 벌어졌다. 당시 트럼프 캠프 관계자들이 참배 장면을 촬영하면서 묘지 내 선거운동 및 정치활동 금지 규정을 어긴 데 이어 이를 제지하는 묘지 관계자들을 밀치고 폭언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곳은 엄숙한 장소이며 최고의 희생을 치른 미국의 영웅들을 기리기 위해 함께 모이는 장소이지 정치를 위한 장소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또 “트럼프는 전사한 군인들을 ‘멍청이’, ‘패배자’라고 부르고 명예훈장 수상자를 폄하해온 사람”이라며 “자신에 대한 봉사 외에 다른 것을 이해할 수 없는 인물”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재향군인, 군인 가족, 군인은 최고의 존경과 감사로 대우받아야 하며, 결코 폄훼되어서는 안 된다”며 “이 단순하고 신성한 의무를 다하지 못하는 사람은 다시는 미국 대통령직 뒤에 서서는 안 된다는 게 나의 신념”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인사들도 해당 논란을 의회 내에서 쟁점으로 부각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한 공세에 날을 세웠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미 하원 감독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제이미 래스킨(메릴랜드) 의원은 전날 크리스틴 워머스 미 육군 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이 지난 26일 알링턴 국립묘지 행사 당시 규정을 위반했는지에 대한 보고서와 브리핑을 요구했다.

트럼프 측 “해리스 무능함 탓…바이든 정부 책임” 반격

트럼프 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 J.D 밴스 상원의원은 해리스 부통령에게 즉각 반격했다. 해병대 출신인 밴스 의원은 아프가니스탄에서 무질서하게 철수한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비판을 다시 끄집어냈으며, 13명의 미군이 사망한 카불 공항 폭탄 테러에 대해 책임을 돌렸다.

밴스 의원은 해리스 부통령의 X 게시글에 대한 답변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당신의 무능함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이 죽은 가족들의 초대로 그곳에 있었다”며 “SNS에서 벗어나 그들의 불필요한 죽음에 대한 조사를 시작하는 게 낫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트럼프 캠프 캐롤라인 리빗 대변인도 “해리스의 어리석음으로 인해 미국 역사상 가장 부끄러운 사건 중 하나가 발생했고, 13명의 용감한 미군이 사망했다”며 “해리스는 이미 자신이 위험할 정도로 무능한 최고사령관이 될 것임을 증명했다”고 비판했다.

또 트럼프 캠프 측은 당시 묘지 관계자와의 충돌 상황에 대해 민간 사진사가 행사 촬영을 허락받았는데도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어 보이는 익명 인사가 트럼프 팀 구성원을 물리적으로 막아섰으며, 자신들의 물리력 행사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이번 논란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을 시도하고 있다. 그는 전날 펜실베이니아주 유세에서 “나는 주목받기 위해 (참배를) 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으며, 이어 워싱턴DC에서 열린 ‘자유를 위한 어머니들’의 연례행사에서도 “당시 사진·영상 촬영이 유가족의 요청에 따른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7월 27일(현지시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이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미네소타주 세인트 클라우드에서 부통령 러닝메이트인 JD 밴스 상원의원과 함께 유세 중 손짓을 하고 있다.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8월 6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부통령 러닝메이트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와 함께 선거 유세를 하며 연설하고 있다.(사진=로이터)

‘마이크 음 소거’ 첫 TV 토론 신경전 고조

아울러 오는 10일 열리는 두 후보의 첫 TV 토론을 앞두고 진행 방식에 대한 양측의 신경전도 고조되고 있다.

토론은 서서 하며 후보자는 노트나 커닝페이퍼를 가져올 수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가운데 ‘마이크 음 소거’ 규칙이 관건이다. 후보가 자신의 발언 순서에 상대방으로부터 방해받지 않게 하려고 지난 6월 조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CNN 토론에서 채택됐다. 이는 당시 사실관계가 틀린 주장에 즉각 반박할 수 없어 결과적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해리스 부통령은 “토론 내내 마이크를 켜는 투명한 방식으로 토론하자”고 제안했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건 내게 중요하지 않다”면서도 “지난 토론과 같게 한다는 것이 합의 사항”이라고 맞섰다. 이에 대해 해리스 측은 마이크 음 소거 문제는 아직도 논의 중이라며 토론 세부 규칙에 합의했다는 트럼프 측의 주장을 부인했다.

이소현 (atoz@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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