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인대회 참가자 굴욕 소환해놓고 “웃어넘기자”… 밴스 또 구설
자녀 없는 여성을 비하하는 발언으로 구설에 올랐던 미국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J.D. 밴스 연방 상원의원이 이번엔 17년전 미인대회 참가자의 굴욕 영상을 끄집어내 비판을 받고 있다. 영상 속 참가자는 대회 당시 조롱을 받아 극단 선택까지 생각했었는데, 밴스가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를 공격하려고 이 영상을 소환한 게 문제였다.
지난달 31일(현지 시각) 미국 MSNBC 방송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밴스 상원의원은 전날 소셜미디어 엑스(X)에 ‘속보: 카멀라 해리스 CNN 인터뷰 전문 입수’라는 자막과 함께 영상 하나를 게시했다. 2007년 ‘미스 틴 USA’ 대회 당시 참가자인 케이틀린 업턴의 인터뷰 영상이었다.
당시 18세였던 업턴은 ‘미국인의 약 20%가 세계 지도에서 자신의 나라를 찾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심사위원의 질문에 “지도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며 엉뚱한 답변을 해 온라인에서 각종 비방을 받은 바 있다.
업턴은 이후 언론 인터뷰에서 “몇몇 대학 야구선수들이 자신을 심하게 조롱했고 ‘멍청하면 죽으라’는 내용의 쪽지를 받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런 괴롭힘으로 우울증에 걸려 자살 충동을 느낀 적도 있다고 고백했었다. 그런데 밴스는 해리스 부통령의 말실수를 조롱하기 위해 이 영상을 게시한 것이다.
비판이 일자 밴스 의원은 미 CNN 방송에 출연해 “업턴이 그런 아픔을 겪었는지 몰랐다”면서도 “농담을 올린 것에 대해 사과하지는 않겠지만 업턴의 행운을 빌고 잘 지내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는 또한 “20년 된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에 불과하다”며 “웃어넘기자”고 했다. 그러면서 “정치가 너무 변변찮고 너무 지루해졌다”며 “미국인들에게 자신의 삶을 어떻게 개선할지에 대해 논쟁을 벌이면서 다소 재미를 느낄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업턴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17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이 영상이 등장하는 것은 유감”이라며 “정치적 신념과 상관없이 내가 아는 한 가지는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괴롭힘은 여전히 멈춰야 한다는 것”이라고 밴스를 비판했다.
앞서 밴스 의원은 2021년 해리스 부통령을 비롯한 민주당 정치인들을 ‘자식이 없는 여성’이라고 말한 것이 알려지면서 여성 비하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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