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에도 주담대 ‘역대급’ 증가…규제 효과, 9월에 판가름

조해영 기자 2024. 9. 1.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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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8월 중에도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8월 중 추이를 뜯어보면, 마지막주에는 증가 폭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종 숫자를 봐야겠지만, 8월 마지막주에 증가 폭이 줄었다고 하면 은행들이 금리를 올리기 시작한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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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26일 서울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붙은 아파트 매매 매물 정보. 연합뉴스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8월 중에도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중반까지 역대급 증가세가 월말 들어 다소 주춤했다. 은행들이 7월부터 앞다투어 대출금리 인상에 나선 데다가, 최근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대해 가계대출 관리를 강하게 요구하면서 대출 심사가 깐깐해진 효과도 일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출심사 뒤 실제 대출이 실행되기까지 시차가 있다는 점에서, 추세적으로 흐름이 바뀐 것인지는 9월 중순께 판가름할 수 있을 전망이다.

1일 은행권 설명을 종합하면, 8월29일 기준 5대 은행(케이비(KB)국민·신한·하나·우리·엔에이치(NH)농협)의 주담대 잔액은 7월 말보다 7조3234억원 증가했다. 역대 최대를 기록했던 7월 증가 폭(7조5975억원)과 비슷한 수준으로 두 달 연속 7조원 이상 증가가 계속됐다. 월말 숫자에 따라 7월 증가 폭을 웃돌고 8조원대를 기록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주담대 증가세가 2분기(4∼6월) 내내 그 폭을 키우면서 주요 은행들은 여러 차례 가산금리를 인상하는 방식으로 대응해왔다. 하지만 금리인하 기대감에 따른 시장금리 하락과 정책대출 공급 등으로 주담대는 오히려 7월 중에는 더 크게 늘었고, 8월 들어서도 증가세가 계속됐다.

다만 8월 중 추이를 뜯어보면, 마지막주에는 증가 폭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5대 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7월 말 대비 8월16일에 4조1478억원 늘었고, 이후 8월16일 대비 8월23일에도 2조6693억원 증가했다. 하지만 이후 일주일간(8월23일 대비 8월29일)은 전 주의 20% 수준인 5063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잔액 추산이 이뤄지지 않은 30∼31일 중 주담대가 큰 폭으로 실행되지 않았다면, 증가 폭 자체는 확연히 줄어든 셈이다.

일반적으로 주담대는 주택거래 시점으로부터 한두 달 정도 시차를 두고 실행된다. 이 때문에 은행권에서는 7월부터 이어진 금리인상 효과가 일부 나타나기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종 숫자를 봐야겠지만, 8월 마지막주에 증가 폭이 줄었다고 하면 은행들이 금리를 올리기 시작한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요청에 따라 은행권이 일제히 ‘대출 조이기’에 나선 효과도 일부 반영됐을 수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5일 은행권의 금리인상에 대해 “은행 입장에서는 쉬운 방식”이라며 “앞으로는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개입을 더 세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은행권이 대출에 신중한 태도를 취하는 등 포트폴리오를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 발언 다음 날인 8월26일 은행연합회는 “가격 중심 대응보다 대출심사를 체계화하는 등의 정교한 가계대출 관리방안을 마련하겠다”며 당국의 기조에 발맞추는 모습을 보였다.

금리인상, 대출심사 강화 기조와 더불어 새로 시행되는 2단계 스트레스디에스알(DSR)의 효과도 이달 중순 이후 본격적으로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 관계자는 “추이를 예측하기는 쉽지 않지만, 당국에서 메시지를 내도 실제 반영까지는 최소 보름에서 한 달 정도 갭(시차)이 있다. 만약 은행들이 심사를 깐깐하게 한다고 하면 9월 중순부터 증가 폭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신용상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이미 지난 2∼3개월 동안 주담대가 큰 폭으로 늘어났기 때문에, 8월 말에 증가가 주춤했다고 하더라도 추세적으로 꺾이는 것인지 적어도 1∼2주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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