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최신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도요타 뛰어넘나···하이브리드 수출 20만대 넘어

김준 기자 2024. 9. 1.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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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이 올해 들어 7월까지 글로벌 시장에 수출한 하이브리드카가 20만대를 넘어섰다. 특히 현대자동차가 하이브리드카 모델 수를 2배로 늘리고, 최근 개발을 끝낸 신형 하이브리드 시스템도 내년 생산 모델부터 적용할 예정이어서 그룹의 하이브리드카 생산 비중과 수출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투싼 하이브리드. 현대차 제공

■투싼 하이브리드 수출 지난해보다 81% ↑

1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 1∼7월 22만2818대의 하이브리드카를 세계 시장에 수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6만4851대에 비해 35.2% 증가한 규모다.

특히 현대차의 하이브리드 모델 수출이 크게 늘었다. 같은 기간 현대차 하이브리드카 수출 대수는 14만13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8만9101대)보다 58.3% 증가했다. 기아는 같은 기간 8만1786대를 수출했다. 지난해 동기(7만5750대) 대비 8.0% 늘어났다.

모델 중에는 현대차 준중형 스포츠유티릴티차(SUV) 투싼 하이브리드가 5만2265대로 가장 많이 수출됐다. 투싼 하이브리드는 지난해 같은 기간(2만8874대)보다 수출이 81.0% 늘었다. 투싼 하이브리드는 특히 미국 시장에서 인기가 올라가고 있다. 연비가 좋으면서도 실내가 넓고 운전하기 편한 장점이 해외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게 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울산공장의 투싼 하이브리드 생산 규모를 늘려 수출 증가에 대응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소형 SUV 코나 하이브리드는 4만1723대 수출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2만2945대)보다 81.8% 늘어 수출 증가량 1위를 차지했다.

기아는 니로 하이브리드가 4만387대, 스포티지 하이브리드는 2만2837대가 수출됐다. 올해 처음 해외 시장에 나간 카니발 하이브리드는 3701대 수출됐다.

■한국산 하이브리드카 수출 더 늘어날 듯

현대차그룹은 차세대 ‘성장동력’을 ‘전기차’로 삼고 있다. 그러나 최근 전기차 수요가 일시적으로 둔화하는 현상이 나타면서 하이브리드카 생산을 늘리고 고품질화하는 ‘생산 유연화’를 시도 중이다.

우선 그룹 ‘맏형’인 현대차는 하이브리드 모델을 기존 7개에서 14개로 늘린다. 투싼 등 준중형 및 중형 차급에 적용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소형, 대형, 럭셔리 차급까지로 확대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대형 SUV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가 내년 이후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에도 하이브리드 옵션이 생긴다. 오는 2026년부터 내연기관이 달린 G70, G80, G90과 SUV인 GV70, GV80 등 5개 모델에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추가된다. 제네시스에 하이브리드 모델이 추가되면 최근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는 북미 시장으로의 수출량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하이브리드 모델이 추가되는 제네시스 G80. 제네시스 제공

기아도 지난 4월 열린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현재 6개(K5·K8·스포티지·쏘렌토·니로·씨드) 모델에서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카를 9개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일본 도요타 프리미엄 브랜드 렉서스는 하이브리드(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포함) 비중이 99%에 이를 정도로 하이브리드카 생산에 집중하고 있다. 플래그십 모델 LS 500을 제외한 ES와 RX, NX, LM 등 대부분이 아예 내연기관 단일 모델을 만들지 않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하이브리드 차종 확대와 더불어 관련 시스템도 고성능화한다. 당장 내년 1월 생산 차량부터 기존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성능과 연비를 대폭 끌어올린 ‘TMED-Ⅱ’를 적용한다.

기존 현대차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한 개의 모터로 추가 구동력을 얻는다. 그러나 TMED-Ⅱ는 2개의 모터가 발전과 구동을 각각 담당하는 방식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 시스템과 달리 전기모터로 구동하는 시간이 많아 주행거리와 연비가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경쟁 업체로는 일본 혼다가 이 방식과 비슷한 시스템을 적용 중이다.

특히 현대차그룹의 새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스마트 회생제동, 차량 외부로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V2L(Vehicle to Load) 기능 등 다른 업체 경쟁 차종에는 없는 기술도 적용해 상품성을 강화할 방침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TMED-Ⅱ의 성능과 연비가 경쟁사 시스템과 비교해 다소 앞서며, 현대차 대형 SUV 팰리세이드에 이 시스템이 처음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전기차 수요가 다시 늘어날 때까지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현대차그룹의 주요 ‘먹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준 선임기자 j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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