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릭 애덤스·니콜라스 파티·김환기…미술애호가 여러분 이틀만 참으세요

노형석 기자 2024. 9. 1.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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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프리즈 서울·키아프 동시 개막
지난해 9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프리즈 서울 2023’의 전시 모습.

지금 세계 미술 시장에서 주목받는 작품들은 어떤 것들일까. 값이 수십억원대, 백억 원대를 넘나드는 고가 미술품들은 어떤 모양새를 하고 있을까. 세계 시장을 이끄는 최신 유행은 어떤 스타일들일까.

미술 시장에 대해 일반인들이 가질 법한 궁금증을 풀어주면서 작품 감상의 재미와 안목을 쌓게 해주는 국제 미술품 장터(아트페어)와 딸림 잔치들이 이번 주 서울에서 펼쳐진다. 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300곳 이상의 세계 각지 화랑업체들이 참가한 가운데 함께 막을 올리는 ‘프리즈 서울 2024’(7일까지 코엑스 3층)와 ‘한국국제아트페어(키아프, 8일까지 코엑스 1층)다.

두 장터는 한국과 서구·비서구의 거장, 대가들의 수작들과 신예 작가들의 패기 넘치는 신작들을 내놓으면서 시장의 ‘큰손’들과 전문 컬렉터, 일반 관객을 상대로 감상과 상담, 흥정을 진행하는 문화경제의 생생한 현장이라고 할 수 있다.

‘프리즈’는 ‘아트바젤’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를 자랑하는 아트페어 기업이다. 2003년 영국 런던에서 출범한 이래 유럽과 미국으로 장터를 확장했고, 2022년 최초의 아시아 거점으로 서울에 진출했다. 서울에서 세 번째로 꾸린 올해 장터엔 110여개 갤러리가 참가한다. 2002년 한국화랑협회가 창설한 ‘키아프’는 국내 최대 규모의 미술품 장터다. 프리즈와 협상한 끝에 지난 2022년부터 5년간 코엑스에서 층을 달리해 공동 장터를 꾸려왔다. 올해는 한국 화랑 132곳과 국외 화랑 74곳이 참여한다.

우선 관심을 끄는 프리즈 서울 본전시에는 가고시안(거고지언)과 하우저앤워스, 데이비드 즈워너, 페이스, 리만머핀, 폴라 쿠퍼 등 국내에서 평소 보기 힘든 서구 명문 갤러리들이 참여한다. 프리즈 기간 서울 아모레 뮤지엄을 빌려 특설 개인전까지 여는 데릭 애덤스(가고시안)와 호암미술관에서 첫 개인전을 시작한 니콜라스 파티(하우저앤워스) 등이 주로 눈길을 받을 듯하다. 국내에서는 갤러리현대, 국제갤러리, 아라리오갤러리 등 주류 갤러리들이 준비한 김윤신, 성능경, 박영숙 등 원로 작가 작품들의 마케팅 성과가 관심거리다. 고미술부터 20세기까지 미술사 수작들을 소개하는 ‘프리즈 마스터스’ 섹션은 일반 관객이 선호하는 전시 영역이다. 한국 화랑은 우손갤러리, 학고재 등이 참가해 김환기, 이명미, 변월룡, 류경채 등 작고 작가들을 소개한다. ‘포커스 아시아’ 섹션에서는 2012년 이후 설립된 아시아 화랑 10곳이 아시아를 주무대로 활동하는 유력작가들의 개인전 얼개로 부스를 꾸리는 것도 눈에 띈다.

지난해 9월 열린 한국국제아트페어 부스 전시장과 관객들. 한국화랑협회 제공

키아프의 전시 핵심 ‘갤러리 섹션’에는 165개 업체가 부스를 차리고 그림, 디지털미디어, 설치작품 등 다기한 영역의 출품작들을 내놓았다. 전시 공간을 코엑스 1층 에이(A)홀, 비(B)홀과 그랜드볼룸, 2층 더 플라츠까지 넓혔고, 라운지 휴식 공간도 확충했다. 젊은 건축가 장유진과 협업해 동선과 부스 배치를 새로 디자인한 것도 특징이다. 14개 갤러리가 각각 한 작가의 작품을 개인전 형태로 선보이는 ‘솔로 섹션’과 운영 기간이 10년 미만인 신생 갤러리 27개가 신진 작가 위주로 작품들을 소개하는 ‘플러스 섹션’, 올해 혁신적 작품들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되는 국내외 작가 7팀을 선보이는 ‘온사이트’전이 주목된다.

여러 딸림 프로그램들도 기다린다. 특히 애호가들 사이에 기대를 모으는 건 밤 시간대 서울 화랑가 곳곳을 밝히며 벌어질 야행 축제 성격의 ‘나이츠’ 이벤트다. 지난해 화랑들이 밀집한 지역인 서울 삼청동과 한남동, 청담동에서는 아트페어 기간에 맞춰 갤러리들이 늦은 밤까지 문을 열고 와인과 음식을 나누며 즉석 파티를 하는 ‘나이츠’ 이벤트가 성황리에 펼쳐지면서 세계 미술계에서 화제가 됐다. 올해는 더욱 규모가 커졌다. 2일 밤 을지로 3가 거리를 중심으로 청년 작가들의 대안 공간들이 참여하는 ‘을지로 나이트’가 새로이 펼쳐지면서 ‘나이츠’ 축제의 시작을 알린다. 뒤이어 3일 ‘한남 나이트’엔 리움미술관, 4일 ‘삼청 나이트’엔 아트선재센터, 5일 ‘청담 나이트’엔 송은 등의 사립미술관들이 화랑들과 함께 참여한다.

이화여대 조형예술대 주관으로 2~6일 저녁 이대 교정에서 펼쳐지는 국제 미디어아트 페스티벌 ‘이마프’(EMAP)도 애호가들이 고대하는 자리다. 프리즈 서울과 처음 협업한 올해 행사는 ‘우주를 엮는 모든 것들, 그 양자적 관계에 대하여’란 주제 아래 영국 테이트모던 관장을 지낸 프랜시스 모리스 석좌교수 등 국내외 큐레이터 3명의 공동 기획으로 세계적인 아티스트 20여명의 미디어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프리즈 기간에 맞춘 주요 화랑들의 주력 작가 전시는 또 다른 경쟁의 무대다. 국제갤러리는 북한에 주문한 천 이미지 작업을 지속해온 함양아 작가의 개인전을, 갤러리 현대는 미국에서 특유의 유기적인 철선조각을 선보여온 존 배의 개인전을, 학고재는 중국 작가 딩이, 한국 작가 엄정순, 일본 작가 시오타 지하루(시오타 치하루) 등 동아시아 3국 여성작가전을 중견 큐레이터 이용우씨의 기획으로 마련한다. 필립스옥션이 북촌 송원아트센터에서 마련한 현대미술대가 특별전, 서울옥션이 강남 사옥에 차린 도예가 박영숙과 이우환 작가의 협업 도자전, 신세계갤러리 청담의 미국 작가 스털링 루비 개인전(5일부터)도 지나칠 수 없는 감상거리다. 이밖에 국내외 미술계 인사들이 글로벌 미술 시장의 현재와 전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토크 프로그램도 5∼7일 코엑스 2층 스튜디오 159에서 이어진다.

이화여대 교정 안에서 국제 미디어아트 페스티벌 ‘이마프’의 출품작 영상들이 상영되고 있다. 이화여대 제공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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