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지혁-김영웅 이어 이재현까지 이탈… 하필 KIA인데, 삼성 내야 부상 초토화에 한숨
[스포티비뉴스=대구, 김태우 기자] 선두 KIA를 따라잡을 수 있는 사실상의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는 중요한 2연전인데, 하필 삼성이 부상 악령에 울고 있다. 이미 류지혁 김영웅이 부상으로 이탈한 것에 이어 이번에는 주전 유격수 이재현(21)이 손목 통증으로 선발에서 제외됐다.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닌 것으로 보이지만, 박진만 삼성 감독은 내야진 초토화에 한숨을 쉬면서 ‘뉴페이스’의 활약을 기대했다.
주전 유격수인 이재현을 1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릴 예정인 KIA와 경기를 앞두고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이재현은 전날(8월 31일 대구 KIA전) 경기에서 3타수 1안타 2볼넷 2타점 2득점을 기록하며 공·수 모두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러나 경기가 끝날 때쯤 오른쪽 손목을 다쳤다.
팀이 12-15로 뒤진 9회 1사 1루 상황이었다. 송은범이 마운드에 올라 나성범과 승부에서 결국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나성범의 스윙과 보조를 맞춰 2루로 뛴 1루 주자 김호령을 잡기 위해 2루 송구가 이뤄졌고, 2루에서 이를 기다리며 잡은 이재현이 태그해 더블 아웃을 만들었다. 그런데 태그 과정에서 충돌이 있었고, 이재현이 중심을 잡지 못하고 넘어지면서 오른 손목을 땅에 짚었다. 이 과정에서 손목을 다쳤다.
코치와 트레이너가 급히 달려가 이재현의 상태를 확인했다. 한동안 넘어져 고통을 호소하던 이재현은 걸어서 더그아웃에 들어오기는 했지만 부상이 우려됐다. 이재현은 부상 직후보다 1일 아침에 더 큰 통증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일단 한의원 치료를 받고, SM영상의학과에서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을 받았다. 검진 결과 우측 손목 뼈 타박 소견을 받았다. 다행히 골절이나 인대 손상과 같은 최악의 상황을 면했다.
박진만 감독은 이재현의 검진 결과가 나오기 전 “어제보다는 조금 더 안 좋다고 하더라. 그래서 오늘 확실히 조금 더 체크하고 다음 일정을 봐야 될 것 같다. 그래서 오늘 쉬고 내일도 우리가 휴식일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염두에 두고 계획을 잡아야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 감독은 경기 후반 교체 출전에 대해서도 “그것도 지금 상황에서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검진 결과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일단 1일 경기는 휴식을 주는 쪽으로 가닥을 잡겠다는 설명이다.
박 감독은 “마지막에 태그를 하다 밸런스를 조금 잃으면서 손목을 짚었던 것 같다. 오전에 이제 한의원 치료를 우선 했고 상태가 좋지 않을 것 같다고 해서 사진을 이따가 한번 찍어보기로 했다. 그 결과를 보고 움직여야 될 것 같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서울고를 졸업하고 2022년 삼성의 1차 지명을 받은 이재현은 시즌 94경기에서 타율 0.260, 13홈런, 56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74를 기록하는 등 삼성 내야를 이끄는 사령관으로 성장하고 있다. 올해 부상만 아니었다면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도 유력할 수 있었던 페이스다. 하지만 어깨 부상으로 비시즌 동안 재활을 했고, 시즌 초반 결장하며 손해를 봤다. 한동안 건강하게 뛰었으나 불의의 부상으로 중요한 경기에 나서지 못한다.
검진 결과에 촉각이 곤두설 수밖에 없는 양상이었는데 그렇게 큰 부상은 아니라는 점은 다행이다. 하루, 이틀 정도만 쉰다고 하면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괜찮다. 팀이 포스트시즌이라는 큰 경기를 앞두고 있고, 이재현은 이 큰 경기에서 반드시 필요한 선수이기 때문이다.
다만 1일 경기만 놓고 보면 절로 한숨이 나온다. 삼성은 이미 내야수들이 부상으로 더러 빠져 있다. 주전 2루수이자 유틸리티 플레이어인 내야수 류지혁은 8월 28일 옆구리 통증으로 1군에서 빠졌다. 이어 주전 3루수인 김영웅 또한 어깨 염증으로 8월 29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이재현까지 빠지면서 삼성은 내야 주전 중 3명이 빠진 상태에서 KIA와 맞붙는다. 박진만 감독도 “(1루수인) 디아즈 하나만 있다”고 씁쓸해 했다.
일단 이재현의 공백은 양도근(21)이 메운다. 강릉영동대를 나온 양도근은 2024년 삼성의 육성선수로 입단했다. 크게 주목을 받는 선수는 아니었지만 퓨처스리그 71경기에서 타율 0.235에 안정된 수비력을 보여주며 지난 8월 29일 처음으로 1군에 등록됐다. 등록 이후 경기에 나서지는 못했는데 이날 자신의 프로 데뷔전을 주전 유격수로 소화한다. 그것도 정규시즌 1위 팀인 KIA와 중요한 경기, 그리고 만원 관중 앞에서 데뷔전을 치르는 셈이다.
박진만 감독은 “어제 훈련하는 모습을 봤는데 강견이고 빠릿빠릿하다. 첫 게임이니까 좀 부담이 되긴 하겠지만 얼마만큼 또 이겨내느냐, 그 선수가 또 퓨처스에서 했던 결과를 1군에서 얼마만큼 보여주느냐 그것도 하나의 포인트인 것 같다”면서 “올 시즌 첫 출전이고 첫 게임이라 부담이 있겠지만 얼마만큼 또 잘 움직여주는지, 그 선수가 얼마만큼의 미래성이 있는지 한번 확인해 보려고 하고 있다”고 주전 투입 배경을 설명했다.
양도근은 “첫 1군 출전이다 보니 긴장도 할텐데 신인선수 답게 투지 넘치고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오늘 경기는 양팀 모두 선발투수가 좋아 1점, 수비가 중요한 경기라 생각한다. 그 점을 인식하고 수비에 집중해야 할 것 같다. 선발 원태인 선배님이 요즘 워낙 잘 던지고 있어서 수비에서만 실수없이 치르면 경기를 잘 치를 수 있을 것 같다”면서 “며칠 전까지 낮에만 경기를 뛰었기 때문에 오늘 경기, 낮 경기에 대한 부담감이나 어색함은 없을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영웅 류지혁에 이성규까지 세 선수는 일단 조만간 복귀가 예정되어 있다. 김영웅은 열흘만 쉬면 된다는 게 박진만 감독의 예상이다. 재등록 기한은 열흘을 채우면 바로 복귀할 예정이다. 이성규는 3일과 4일 퓨처스리그(2군) 경기를 소화한 뒤 상태가 괜찮으면 5일 1군에 합류해 등록을 기다릴 예정이다. 류지혁도 다음 주부터 기술 훈련에 들어가 6일과 7일 퓨처스리그 경기 출전에 예정되어 있다. 역시 몸 상태가 괜찮으면 곧바로 1군에 올라올 수 있다.
한편 삼성은 이날 김지찬(중견수)-김헌곤(우익수)-구자욱(좌익수)-디아즈(지명타자)-박병호(1루수)-강민호(포수)-전병우(3루수)-안주형(2루수)-양도근(유격수) 순으로 타순을 짰다. 당초 디아즈가 1루수, 박병호가 지명타자 출전 예정이었지만 경기를 앞두고 두 선수가 수비 포지션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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