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AI 굴기`로 미국 선두자리 흔들릴수도"

팽동현 2024. 9. 1.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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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인공지능(AI) 굴기'로 미국의 선두 자리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이 국가안보를 사유로 그래픽처리장치(GPU) 등의 대중국 수출을 통제한 게 역효과를 낳았다는 분석이다.

이어 "이 추세가 계속되면 미국은 중국을 모방하는 위치에 서게 될 수도 있다"며 "AI 연구·개발에 대한 민간 투자를 촉진하는 한편 연방 정부의 자금 지원 프로세스를 활성화하고, 포괄적인 국가 AI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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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생성형AI 연구 분야 선도 조직. ITIF 보고서 캡처

중국의 '인공지능(AI) 굴기'로 미국의 선두 자리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이 국가안보를 사유로 그래픽처리장치(GPU) 등의 대중국 수출을 통제한 게 역효과를 낳았다는 분석이다.

미국 경제·혁신 정책 싱크탱크인 정보혁신재단(ITIF)은 지난 26일(현지시간) 낸 보고서에서 "중국이 AI에 대한 끊임없는 추진력과 전략적 투자로 미국을 따라잡거나 능가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내다봤다. 보다 주도면밀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인 셈이다.

보고서는 "수출 통제를 통해 중국의 첨단기술에 대한 접근을 제한하려는 미국의 광범위한 노력은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면서 "이런 조치들은 오히려 역효과를 낳아 중국이 자국 생태계를 발전시키도록 자극했다"고 분석했다.

또한, 미국의 AI 관련 논문이 더 많은 인용과 민간부문 참여로 더 큰 영향력을 갖고 있지만, AI 연구 논문은 중국이 가장 많고 경쟁력이 있다고 평했다. 지난해 기준 AI 연구 논문은 중국 정부 소속 연구기관인 중국과학원과 칭화대가 스탠퍼드대와 구글 모회사 알파벳을 제치고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다. 다만 논문 인용 순위에선 알파벳과 버클리대가 1, 2위이고 중국과학원은 9위에 그쳤으며, 서울대도 7위에 올랐다.

중국은 AI 특허 보유건수에 있어서도 미국을 크게 앞질렀다. 2010년부터 2022년까지 중국은 총 11만5000개 특허를 출원, 이 중 3만5000여개 특허를 획득했다. 이에 반해 미국은 2만7000여개 특허를 출원해 1만2000여개 특허를 보유했다. 중국이 미국의 약 3배 수준이었다.

지난해 생성형AI 관련 특허 보유 순위에서도 중국 IT기업 텐센트가 2000여개의 특허를 보유하는 등 중국 기업·기관이 1∼4위를 휩쓸었고 상위 20위에 13곳이 포함됐다. 반면 미국은 IBM과 알파벳이 각각 500개 안팎의 특허를 보유하며 5위와 8위에 그치는 등 상위 20위 중 4곳만 포함됐다. 삼성전자는 알파벳보다 한 단계 높은 7위를 차지했다.

보고서는 칭화대를 중국의 주요 AI 스타트업의 요람으로 꼽았다. 투자자들로부터 수십억달러를 유치해 연구에 매진하는, 이른바 중국의 'AI 4대 호랑이'로 지푸AI, 바이촨AI, 문샷AI, 미니맥스 등 AI스타트업을 주목했다.

이어 알리바바 큐원 1.5와 지푸AI의 챗GLM3 등 AI모델이 성능에서 미국의 일부 모델을 능가하는 등 중국의 대형언어모델(LLM) 생태계가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중국은 미국보다 민간 AI 투자가 적지만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 등 외국인 투자가 커지고 있다"며 "국가 주도의 자금과 재정 지원도 민간 부문 투자가 적은 잠재성 높은 스타트업 지원에 효과가 있음이 입증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호단 오마르 수석정책관은 "중국이 복사기에 불과하다는 이야기는 잘못되고 시대에 뒤떨어진 것"이라며 "이제 미국에 필적하는 AI 혁신 생태계를 발전시켜 글로벌 경쟁국을 능가하는 최첨단 모델을 생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추세가 계속되면 미국은 중국을 모방하는 위치에 서게 될 수도 있다"며 "AI 연구·개발에 대한 민간 투자를 촉진하는 한편 연방 정부의 자금 지원 프로세스를 활성화하고, 포괄적인 국가 AI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제언했다.팽동현기자 dhp@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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