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0만원 켈리백 보다 '이것'에 빠진 중국 MZ…짝퉁 선호 옛말

김윤지 2024. 9. 1.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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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만 위안(약 2200만원)에 가까운 명품 에르메스 신상 켈리무브 백 보다는 중국 브랜드 시토이가 선보인 디자인이 거의 유사한 399위안(약 7만5000원) 짜리 가방.

예컨대 중국의 의류 제조사 시크족의 헤링본 트위드 오버코트는 3200위안(약 60만원)에 팔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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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경기 침체에 소비 신중·인식도 변해
글로벌 브랜드 온라인 매출↓·대체 업체 ↑
"中 진출 명픔 브랜드에 부정적 영향"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12만 위안(약 2200만원)에 가까운 명품 에르메스 신상 켈리무브 백 보다는 중국 브랜드 시토이가 선보인 디자인이 거의 유사한 399위안(약 7만5000원) 짜리 가방. 2700위안(약 50만원)이 넘는 메종 마르지엘라 반지 대신 비슷한 디자인의 369위안(약 7만원) 반지.

중국 배우 퉁리야를 모델로 내세운 현지 화장품 브랜드 한슈.(사진=한슈 홈페이지)
1일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젊은 세대 사이에서 유행하는 소비 트렌드 ‘가성비 대체품’(핑티·平替)을 조명했다. 이는 합리적인 가격에 우수한 품질까지 갖춘 제품을 선호하는 것으로, 명품 로고가 있다면 값싼 모조품도 사들이던 과거 소비 행태와는 차이가 있다.

예컨대 중국의 의류 제조사 시크족의 헤링본 트위드 오버코트는 3200위안(약 60만원)에 팔린다. 저렴한 가격은 아니지만 해당 제품은 글로벌 브랜드 프라다와 보테가 베네타와 동일한 이탈리아산 직물로 만들어졌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타오바오 캡처.
이 여파로 현지 ‘핑티’ 브랜드들의 매출은 최근 급격히 늘어났으나 이들이 모방하는 글로벌 브랜드들의 매출은 감소했다. 블룸버그가 인용한 항저우 즈이 테크놀로지 자료에 따르면 중국 주요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알리바바의 타오바오와 티몰에서 지난 7월 기준 현지 액세서리 브랜드 바이란과 아르시스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8%, 197% 증가했으나, 스와로브스키와 판도라는 각각 7.6%, -32% 줄어들었다.

자국 브랜드인 프로야와 한슈(韓束) 역시 타오바오와 티몰에서 같은 기간 매출이 62.4%, 75.0% 증가했으나, 시세이도(-38%), SK-II(-30%), 에스티로더(-19.7%) 등 해외 유명 브랜드의 매출은 줄었다. 이는 의류도 마찬가지였다.

중국의 경제 성장 둔화, 명품에 대한 인식 변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급증한 온라인 쇼핑 등이 원인이라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시장조사업체 민텔의 블레어 장 수석 분석가는 “명품에 대한 중국 소비자의 인식이 달라졌고 명품 가방이 높은 지위를 상징한다는 사고방식도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면서 “소비가 더욱 신중해지면서 유명 브랜드에 대한 맹목적인 신뢰가 사라지고 합리적인 소비 결정이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는 글로벌 브랜드의 경우 온라인 판매가 전부는 아니지만 ‘핑티’의 유행은 일종의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관측했다. 나이키나 유니클로 같은 중급 브랜드도 예외는 아니었다.

중국 시장조사업체 야오커는 최근 보고서에서 “품질은 차이가 없으나 로고가 없는 복제품이 인기를 끌면서 명품 특유의 ‘독점성’이 사라지고 있다”면서 ‘이는 향후 중국 내 명품 브랜드의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윤지 (jay3@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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