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사과로 승부한 '넉넉한 사람들'…"소비자들 웃었다"

제천(충북)=정혁수 기자 2024. 9. 1.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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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시대, 농촌융복합현장을 가다] ②충북 제천 '넉넉한사람들'
김덕회 대표가 지난 달 27일 충북 제천시 백운면 '넉넉한 사람들' 공장 앞에서 밝게 웃고 있다. /사진=정혁수

'청풍명월의 도시' 충북 제천에는 크고 작은 볼거리가 참 많다. '울고 넘는 박달재'로 유명한 박달재, 동양의 알프스 '국립공원 월악산', 삼한시대 농경문화 발상지인 '의림지', 한국 천주교 전파의 진원지 '배론성지' 등 오랜 역사와 함께한 명소들이 이 곳을 찾는 많은 이들을 맞이하고 있다.

최근에는 지역 특산물 제천사과를 소재로 한 농업회사법인 '넉넉한 사람들'의 성공 스토리가 더해지면서 대한민국 '농촌융복합사업'의 새 모델로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달 30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제12회 농촌융복합산업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농업회사법인 '넉넉한 사람들' 주식회사는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김덕회(39) 대표는 타지에서 고향으로 돌아와 지역 특산물인 사과를 소재로 착즙 주스 사업을 시작해 홈쇼핑·수출 등을 통해 신시장 개척에 뚜렷한 성과를 내고 있다.

이날 행사에서는 '넉넉한 사람들' 외에 △경남하동 농업회사법인 '복을 만드는 사람들'(대상) △제주서귀포 농업회사법인 '시트러스'(최우수상) △전남여수 '주식회사 쿠키아'(우수상) △전북김제 농업회사법인 유한회사 '지평선연미향'(우수상) △경북경산 농업회사법인 '주식회사 프레쉬벨'(영스타상) 등 모두 6개 기업이 수상했다.

지난 달 30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제12회 농촌융복합산업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농업회사법인 '넉넉한 사람들' 임혜숙 팀장(사진 오른쪽)이 시상자인 농식품부 김고은 농촌경제과장과 함께 활짝 웃고 있다. /사진=농식품부

제천 백운면에서 태어난 김 대표는 이 곳에서 초·중·고를 마친 뒤 대학에 진학, 경찰행정학과에서 공부했다. 한때 경찰공무원을 꿈꾸며 도전도 했지만 몇 번의 시행착오를 겪은 뒤 뜻을 접고 고향인 백운면으로 돌아왔다. 당시 '건강원'을 운영하던 부모님을 돕다 2017년 과채음료, 액상차, 농축액을 생산하는 농업회사법인 '넉넉한 사람들'을 창업했다.

김 대표는 "청주에서 몇 년 생활하다 무작정 고향으로 돌아왔던 것 같다. 부모님 하시던 일을 돕다가 잠시 복분자·아로니아 농사를 짓기도 했었는 데 거래처 사장님이 지역 농산물인 사과를 소재로 한 NFC(생과일을 압착 방식으로 짜서 착즙)주스를 만들어 보면 좋지 않겠냐고 해 본격적으로 뛰어 들게 됐다"고 했다.

때 마침 여성 및 청·장년층 사이에서 다이어트 및 건강식 열품이 불면서 '넉넉한 사람들'의 NFC주스는 날개돋힌 듯 팔려 나갔다. 영양소가 파괴되지 않을 정도의 살균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과일의 맛과 향, 비타민 등의 영양성분이 거의 그대로 살아있어 소비자들의 반응이 엄청 났다.

그는 "우리 제품의 강점은 '원재료'라고 할 수 있다. 국산 사과, 제주당근, 제주비트 등을 물 한 방울 섞지않고 100%로 해 제품을 만들고 있다. 농축액을 사용하지 않고 NFC착즙 방식을 고수하다 보니 소비자들도 그 맛과 영양을 알아주시는 것 같다"고 했다.

김덕회 대표가 지난 달 27일 충북 제천시 백운면 '넉넉한 사람들' 공장에서 제품 생산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정혁수
해병 1005기 출신인 '넉넉한 사람들' 김덕회 대표가 지난 달 27일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정혁수 기자 /사진=정혁수

국제식품대전 등 각종 식품박람회와 행사를 통해 제품이 알려지면서 NS, 공영, 현대, 롯데 홈쇼핑 등 판로도 확대되고 있다. 전체 직원 30여명이 하루에 만들어 내는 양은 주스 8만포(800세트)로 매달 1만5000세트 정도가 팔려나가고 있다. 제품 생산에 소요되는 사과 사용량은 연간 550톤 규모로 제천·충주지역에서 100% 구매하고 있으며 일부 부족한 물량은 충북 영동,옥천까지 구매처를 확대하고 있다.

지역 농산물을 소재로 한 다양한 제품(넉넉한사람들 사과즙, ABC주스, 사과당근즙, 스파우트 사과즙, 호랑이도 반한 사과즙, 흑보리현미칩 등)을 생산중에 있으며 오는 2025년에는 생산설비 확충을 위해 공장도 새로 지을 예정이다.

'넉넉한 사람들'은 사업을 통해 지역 농가소득에 도움을 주는 것은 물론 문화·예술인들의 활동을 지원함으로써 낙후된 문화여건 개선에도 힘을 쏟고 있다. 논두렁 미술관 '피움'의 경우, 기존 공장으로 사용하던 시설을 지역내 문화·예술인들에게 무료로 임대해 작품 전시와 판매를 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

또 로컬카페 '넉넉한 사람들'에서는 지역 농가에서 생산한 농산물과 사과에이드, 오미자에이드 등 자사 제품을 함께 전시·판매하고 있다.

김 대표는 '넉넉한 사람들'을 통해 판로에 어려움을 겪고있는 농업인들을 돕는 것은 물론 자라나는 청소년과 도시민들을 위한 농업문화 체험기회를 제공하려 노력하고 있다.

김덕회 대표가 지난 달 27일 충북 제천시 백운면 '넉넉한 사람들' 카페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사진=정혁수 기자 /사진=정혁수
김덕회 대표가 지난 달 27일 충북 제천시 백운면 '넉넉한 사람들' 카페에서 자신이 생산하고 있는 쌀칩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정혁수 기자 /사진=정혁수

코로나(COVID-19) 이전에는 손모내기, 두부만들기, 가족허수아비 만들기, 벼타작, 연날리기 등 다양한 농촌중심 체험을 진행했지만 이후 부터는 가공현장 체험 및 진로 체험위주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농촌에서 청년들의 창업과 이들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한 네트워크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이를 위해 제천시 4H연합회 회장으로 활동할 당시 직장인에게만 주어졌던 '충북형 행복 결혼공제 지원사업'을 청년농업인에게도 확대 적용하도록 하는 등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넉넉한 사람들' 김덕회 대표는 "농촌융복합사업은 지역 주민과 함께 지역 공동체를 발전시킬 수 있는 성장산업중 하나"라며 "시군 농업기술센터와 같은 곳을 통해 예비창업 교육을 이수한 뒤 치유농업 등 자신의 관심 분야를 현장에서 구체화할 수 있다면 얼마든지 성공 사례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천(충북)=정혁수 기자 hyeoksoo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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